OhmyNews에 실린 내용입니다. 외국인 불법체류자도 인간이다 [주장] 한국사회,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 필요 장태한 기자 edch@ucr.edu 미국에서 인종 문제와 인권 침해를 연구하는 필자는 기사를 읽고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 글을 쓰기로 했다. 관련기사 "교회 가는 길에 왜 쇠고랑 채우나? 미국인인줄 알자 직원태도 싹 바뀌어" 흑인계 미국인이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영어 강사로 활동하다가 체포 구금되어 인권 유린을 당했다는 것이 요지이다. 일부 독자들은 불법 체류 신분에 무슨 인권 유린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이곳 미국에는 수 백만 명이 불법 체류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 중에는 많은 한국인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우선 중요한 것은 불법 체류자도 인간이며,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노동자 또는 불법 체류자도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보편적 가치관이 한국인들에게는 결여되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지난 수십 년 간 독재 정권 하에서 인권 또는 민권은 전혀 보호되지 못한 채, 강압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 사회는 아직도 보편적 가치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듯하다. 불법 체류자이기 때문에 강제 체포와 구금 그리고 폭행을 자행해도 괜찮다는 인식은 21세기 국제 사회에 역행하는 것이다. 불법 체류 신분이더라도 변호사와 면담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아픈 환자는 진료와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근본적으로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한국 사회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외국인 노동자 그들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인권 침해 또는 노동력 착취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우리의 숙제 또는 과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노동력은 절대 필요한 사회 자본이 되었다. 즉 3D로 대표되는 기피 업종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인을 대신하여 일을 하고 있으며 그들이 한국 중소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이 다인종 다민족 사회가 된 것도 바로 노동력 부족 현상 때문이었다. 백인들은 미국을 백인 국가로 건설하길 원했다. 따라서 1790년 제정된 귀화법은 자유의 백인만이 미국 시민이 될 자격이 있다고 못 박았다. 미국은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유색 인종의 이민을 받아 들였으나 그들에게 인간적인 대우를 하기는커녕 인종차별의 대상으로 삼았다. 한국인이 경우 1952년이 되서야 미국 시민이 될 자격을 부여 받았다. 미국 사회의 소수민족들은 엄청난 차별과 탄압을 감수해야 했다. 미국 시민이 될 자격이 없었던 것은 물론 법정에서 백인의 범죄에 대한 증언도 할 수 없었다. 토지 소유권도 박탈당했고 오직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차별과 수탈의 암흑의 미국 역사는 한국 사회에 큰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수탈은 금지되야 하며 그들에게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 사회 그리고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이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제도적 배려와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된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한국 사회의 문제로서 총체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력은 한국 사회와 경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현 시점에서 그들에 대한 기본권이 제정되어 인권 유린 사태는 방지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총체적인 정책이 세워지고 실행에 옮길 때라고 믿는다. 장태한 기자는 UC 리버사이드 대학교 소수민족학 교수로 있습니다. 2005/05/20 오후 2:18 ⓒ 2005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