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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선운산 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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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敞 禪雲山 四月의 봄맞이
~李茂春<무초대사>~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호남의 내금강 도솔산에 올랐다. 禪雲이란 구름속에서 봄비 내리는 날 참선의 경지를 느껴 봐야겠다.
능선에는 우뚝 우뚝 솟은 기암들이 노송과 어우러져 돋보이고 선운사 경내를 위시해서 많은 동백나무 거목들이 집단으로 군생하는 아름다운 산이다.
봄에는 동백과 벚꽃이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이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어우러지는곳 선운산의 四季는 편안한 날이 없을것 같다.
자연과 역사가 살아숨쉬는 선운산 도립공원 명승지 선운산이다.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머금은 나무들의 연두빛 새잎들이 돌아온 4月에 생명의 등불을 밝히고 있다.
4월에는 지상의 모든것들이 스스로 등불을 밝히는 달이기도 하고 영국의 시인 엘리엇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다.
가는 봄이 아쉬워 꽃비가 내린다. 봄비 맞으며 떨어지는 꽃비가 애처롭다. 오늘의 벚꽃은 눈녹듯 사라져도 추억의 동백과 벚꽃은 늘 그자리에 있을 터이니...
꽃잎들이 봄비를 이겨내지 못하고 나약하게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곧 돋아날 잎사귀에 자리를 양보할때를 알고 있는 것일게다.
필때는 온세상을 덮을듯 하더니만 질때는 저리도 속절없다. 꿈결처럼 스쳐가는 봄의 꽃들이 어쩌면 피면서부터 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밤에 핀 벚꽃 오늘 또한 옛날이 되어버렸네" 많은이들이 애송하는 고바야시 잇사(小林一茶)의 하이쿠다.
오늘 만발한 꽃들은 내일이면 벌써 옛날이 된다. 나는 곧잘 지는 꽃잎을 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떠올려 본다 지는 꽃잎에 가슴이 시린것은 승(僧)과 속(俗)이 다를리 없겠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에 상관없이 소현의 산우들은 산에 간다. 늘 변함없이 그자리에 있어주는 걸로도 모자라 철마다 그림같은 풍경을 뽑내주는 산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오르고 또 오르다 보니 어느새 산을 닮아 간다는 어진분들의 산애찬론은 세상 그 어떤 산보다 더크고 높다.
등산은 성취가 목적이지 과시할건 아니다. 봄비 내리는 날 비옷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나긋나긋 봄바람에 느긋느긋 발걸음이 오늘 하루의 축복이다.
수지에 살다 떠난 아장공주 산우들이 그리워 오랫만의 만남이다 중간 휴게소에 내려주고 손흔들어 작별하는 이별의 모습들이 내가슴에 울림을 준다 친정다녀가는 출가한 딸의 모습처럼 산등성 넘어가는 아장의 모습을 지켜보는 민회장의 모습이 어쩌면 친정엄마같은 애잔한 정을 느끼게 한다. 가는길 고생하는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빗길에 무사한 산행 소현의 축복이고 함께한 다정한 모두들 고맙기만 하다.
버스 뒷자석에 즐거워하던 모습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다음엔 더 좋은곳을 간다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11.4.26.(화)고창 선운산(도솔산) 다녀오며 ~이무춘<무초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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