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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예王의 참담한 전설이 얽힌 鳴聲山의 늦가을 아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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鳴聲山의 늦가을 이야기<억새꽃의斷想>
瑞峰 李茂春
한북정맥상의 광덕산에서 서쪽으로 자등현을 넘고 각흘산에 이어 솟구친 산수를겸비한 鳴聲山<922.6m>을 다녀왔다.
후삼국시대 궁예가 이곳에 은거하며 왕건과 최후격전을 벌이다 피살되어 신하와 말(馬)이 山이 울릴정도로 크게 울었다하여 울음산. 명성산이라 불리어지는 궁예王의 참담한 전설이 곳곳에 서려있는 유서깊은 명산이다. 웅장한 바위산이 억새꽃을 한아름 안고 호수에 잠기는 한폭의 비경은 오늘날까지 궁예王의 한스러움을 달래주고 있는것 같다.
팔각정 동쪽일대의 억새밭이 장관이며 서쪽 산정호수에 드리운 산그림자는 억겁년을 두고도 아름다움이 변치않는 그림속의 명산 이다. 정자에 올라 내려다 보는 억새꽃은 정겹기만 하다. 은빛으로 물든 억새풀의 능선이 눈길을 끌어 당긴다. 立冬이 지나니 가을이 제법 깊었다. 억새는 바람에 사각거리며 울음 소리를 낸다. 슬픔의 울음 소리일까 아니 절정의 가을맞아 기쁨에 넘쳐나는 환희의 소리일까
가을 축제중에서 억새 축제가 의외로 많다. 억새 축제의 1 번지 민둥산,그리고 명성산.오서산. 천관산.화왕산 등의 억새축제는 잘알려져 있다. "아 아 우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 故 원로가수 고복수 님의 구성진"짝사랑"의 멜로디가 저절로 입가에 맴돈다.
억새들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보면 실로 처연하다. 손을 흔드는 억새 누군가를 떠나 보내며 차마 울수가 없어 희게 웃는것 같기도 하고 억새들의 群舞(군무)는 이땅에서 스러져간 民草들의 아우성 같기도 하다.
우리는 가을끝에 모여있다. 행복한 노년을 위한 특별한 처방은 없다. 처방이 있다면 일상을 즐기는것 낙엽지고 억새꽃 바람에 날리면 누구나 얼마간 쓸쓸해지기 마련 "오늘은 당신의 남은 인생의 첫번째 날입니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명대사이다. 그렇다
육신이 늙어 간다고해서 마냥 우울해 질 이유는 없을법하다. 로널드 레이건도 인생의 황혼기에 대선에 나오면서 미국인들에게 "미국은 이제 다시 아침이다. 앞으로 뭔가를 보여드리겠다"고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지 않았던가. 문득'가장좋은 일은 이제부터다 <The best is yet to be>라는 브라우닝의 詩句를 떠올리며 마음의 친구 직암의 山友들과 마음의 위로를 얻는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늙기 마련이지만 늙어가는 사람만큼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사는것은 어쩌면 서로를 지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잊혀짐은 얼마나 서러운가. 그래서 立冬이 지났는데도 이렇듯 가을속 억새밭속을 서성이고 있는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삶의 마지막 커튼이 내려온다는 진실 앞에선 영원히 용서할수 없다는 다짐도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맹세도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
오르고내리기를 반복하며 숨가쁜 산행길 이었지만 명성산 맑은 바람에 풍욕(風浴)도 하고 사각사각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群舞를보며 사잇길 걸을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랴. 6,25.한국전쟁 이전 북한땅 누구의 별장도 있었던곳 지금은 우리땅 아름다운 산정호수가 정상에 오를수록 작아지며 그림같이 아름답게 보인다.
웬일로 가을인지 봄인지 철부지한 진달래가 봄같이 꽃을피워 우리의 눈길을 끈다 계절의 무분별한 변덕에 진달래도 갈피를 못잡는다.
龍이 폭포수의 물안개를 따라 등천하였다는 전설의 등용폭포가 가던길 멈추게하고 저마다의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찍기에 바쁘다.
마음으로 산과 함께하면 산이 내는 음성을 들을수 있어 좋다. 산과 동거할수 있는 인격적 소양만 갖춰져 있다면 자연안에서 얼마든지 무사한 삶을 누릴수 있을것 같다. 하산의 뒷풀이 깔개 깔고 철퍼덕 주저앉아 "밴댕이 밥맛 어농지" 세례자 요한 최종만 사장의 꼴뚜기 무침 안주삼아 가을에 취하고 훈훈한 정에 취하며 술한잔의 오늘의 의미를 읽는다.
丹楓은 裸木의 예비향연 머지않아 만산홍엽 다 떨구고 쓸쓸한 산천엔 裸木만이 우뚝서서 겨울 찬바람에 견뎌 낼것이다.
잎새를 떨군 나목들 그것은 청산이요 비움이다. 나도 나목이 될수 있다면 잘못 살아온 인생을 낙엽으로 청산하고 새봄이 오면 재생의 기회를 가질수 있다면 얼마나 좋를까 생각해본다.
재출발의 기회를 기꺼이 기다리는 裸木이고 싶다.
종교와 이념에 관계없이 마음의 평화를 주는 직암의 성당 산우님들 함께한 오늘의 산행길은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다.
이제 하얗게 눈내리는날 등산화에 아이젠매고 함께 산행할 날 기다립니다.
아울러 김일현 아오스팅 회장님 황글라라 총무님 그리고 함께한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 보냅니다
2011년 11월 9일 궁예王의 참담한 전설에 얽힌 명성산을 다녀와서 ~~이무춘 ~~
가을을 타는 남자 무쵸대사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 저높은 곳을 향하여 오늘의 주인공 억새 꽃이다 억새는 바람에 시달려도... 나는 오늘 열심히 공부했다 억새와 갈대를 그런데 왜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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