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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함백산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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咸白山<1542.9m의 겨울 戀歌
瑞峰 李茂春
갑오년 신년 산행으로 함백산을 다녀왔다 오대산. 설악산. 태백산등과 함께 백두대대간의 高峰이다
1月달 두번이나 태백산에 업혔지만 상큼한 상고대를 보지못하고 혹시나 오늘을 기대했으나 비도 오고 눈이 오는 잘못된 만남으로 그냥 눈길을 걷는것 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기온과 습도가 맞아야 볼수있는 상고대는 "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 공자님이 세상 살면서 가장 어렵다고 한것이 바로 "時中" 이라 했다 "時中"이란 "적절한 시간" 이다 타이밍을 알기가 쉬운일이 겠는가 ?
만항재를 기점으로 초입 오를때는 비가오더니 정상에 이르니 싸락눈이 세차게 뺨을 스친다 짙은 안개와 눈보라가 시야를 가리우고 펄럭이는 한겨울의 추위는 날이 서있다 목덜미를 서슬퍼런 칼바람이 사정없이 파고든다
雪山의 苦行이 바로 이것일게다 석가모니는 雪山에서 이런 苦行을 하셨다 눈이 주는 혼란과 불편의 이면에는 놓칠수 없는 삶의 美學이 숨어있다 현실을 외면한 이상이 공허하다고 하지만 꿈이 없는 현실은 언제나 황폐하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진짜 산의 속살을 보고 싶다면 겨울이 제격이다 겨울산의 감동을 놓치고 사는것은 억울한 일이다 무뚝뚝한것 같은 겨울 나무들도 나뭇가지 뒤로 화려한 비밀을 감추고 봄을 기다리는 것을 보면 세상의 이치가 신비롭다
능선위로 솜털처럼 줄지어선 裸木들이 눈을 얹고 서있는 모습들이 이채롭기만 하다 구름이 몰려와 雲海를 만들고 銀色 산호숲이 서로에게 등을 기댄다
첩첩산중 강원도의 오지 함백산 아름다운 雪國이 펼쳐지고 순백의 세상에 나도 하얗게 탈색이 되는것 같다 겨울동화의 주인공이 바로 "나"인것 같다
겨울산행은 힘들고 위험하지만 다정한 산우들과 여기에 온것이 잘왔구나 싶어진다 눈길을 헤치며 함백산을 걸었다 아니 겨울을 걸었다 등산을 즐기는 우리에게 계절은 문제가 되지않는다 능선을 타며 흘린땀을 매서운 칼바람이 식히는 이맛도 우리만이 느낄수 있는 매력이다
내인생 스스로 찾아 살아야겠다 일흔줄 인생은 백전노장 산전 수전 겪으며 이제 황혼을 맞았다 가슴벅찬 청춘은 추억일뿐 가슴에는 회한과 아픔만 남는다 生老病死의 順理에 따라 내가 좀 늙었을 뿐이라 생각하자
어느덧 새해 1月도 허리를 꺽는다 "January is not for resolution,but for solution". <1월은 결심이 아닌 결행하는 달입니다> 해마다 1월이면 계획을 세우지만 作心三日을 염두에둔 말인것 같다 구정을 지척에두고 모든 산우들께 선물로 드리고 싶다
오늘 함께한 산우들 고마웠고 뒷풀이 저녁상 성찬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베풀어 주신 산우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도 눈길을 걷던 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것 같다
2014년 1월 25일 함백산 다녀오며 ~무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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