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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속의 小白山 산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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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속의 小白山 산행
瑞峰 李茂春
설연휴의 지루함을 깨고 백두대간의 중부권에 가장 뛰어난 명산 소백산을 올랐다
주능선에는 상월봉. 국망봉. 비로봉등 평균 1400m가 넘는 대능선이 웅장하면서도 부드럽게 우리를 맞아 주는곳이다
자연이 경이로운건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뽑내기 때문이다
연휴기간 푸근한 날씨덕에 아랫마을 등산기점 여의곡里엔 제법 봄기운이 감돌고 계곡의 물소리도 요란했지만 비로봉 정상으로 가는길 高度가 높아질수록 소백산의 본모습은 그대로 였다
1000m 쯤에 이르니 싸늘한 찬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눈위에 얼음이 얼어있고 미끄러워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오를수록 광활한 산의 능선에 용서없이 몰아치는 칼바람속에 옷깃을 여미며 더더욱 내 삶의 실존을 감지한다
손끝이 무디어지고 카메라의 작동도 서툴어 진다 소백산의 주능선 칼바람에 은밀한 속살같은 산의 내밀한 속을 드러내기를 거부하는것 같다 언제나 겨울의 소백산은 성난 칼바람에 우리를 거부했다
그래도 인생의 깔딱고개 같은 이능선을 매년 연례 행사처럼 오늘도 이렇게 넘었다 걸음이 느리면 건강의 적신호다 오래 살기보다 건강하게 살기위해 빨리 고개를 넘자 산모퉁이에 땀을 식히며 얻는 산의 가르침 이다
산을 멀리 하자니 온몸이 묵직하고 좀이 쑤신다 즐기며 이겨내며 걷다 보면 구름탄 기분 이맛에 산을 오른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진리는 산에서 더욱 유효한것 같다
순식간에 하늘이 열리며 세상의 모든 구름이 발아래 내려앉는 장관은 산을 오르지 않고 느낄수 없는 우리의 전유물이다
비로봉 정상엔 찾아온 등산객도 별로 없다 명절 끝의 月요일 산행 이어서 일께다 우리가 산의 주인공인 것처럼 서성이며 정상탈환의 환희도 칼바람으로 잠시 일뿐이다 멀리 연화봉. 천문대등 시야에 어른 거리고 거대한 산의 바다가 물결 치는것 같다 세찬 칼바람에 사진 몇장 겨우찍고 도망치듯 계단을 내려 밟았다
대피소 산장에 몸을 웅크리고 뜨거운 커피한잔의 소중함을 읽는다. 산우들의 뜨거운 정이 추위를 녹여준다.
벌써 내일이 立春이다 봄의 길목에 버티고 선 冬將軍 최근 봄의 시작을 알리는듯 이겨울과의 작별도 가까워 온다 새 봄이 오기전 忍苦<인고>와 침묵의 裸木 사이를 걸으며 신령스런 기운을 한껏 들어 마셔야 겠다
박완서의 산문집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처럼 못가본 산길을 더욱 찾아야겠다 "눈송이 처럼 너에게 가고싶다 머뭇거리지말고 서성대지 말고" 겨울이면 자주 떠올리는 글귀이다
어쩐지 立春을 말하고 나니 겨울의 아쉬움이 더 커지는것 같다 다정한 이웃의 산우들 있어 더욱 기뻤다 채플린의 "웃지않고 보낸 날은 실패한 날이다" 라는 말을 늘 마음에 담는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올게고 맞이하고 보내는 즐거움으로 올해 12년 만에 공휴일 일수가 가장 많다는 이른바 黃金甲午年이니 웃고 살아야 겠다 우리 나이에 공휴일 운운하는것이 실없는 말이지만...
2014년 1월 3일 月요일 소백산 다녀오며.. ~이무춘~
흐르는 곡 : 거문고 산조 '잦은 머리' / 거문고 : 김윤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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