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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속의 소백산 설경<겨울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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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속의 小白山 雪景<겨울 戀歌> ~瑞峰 李炳俊<茂春>~
겨울이 간다 남도의 봄소식은 막을 재간이 없다 길떠난 겨울이 마지막 쉬어가는곳 소백산 비로봉을 찾았다
구정이 지나고 2월의 끝자락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지그재그 산길따라 된비알<험한비탈>을 야금야금 올라서니 수묵화가 펼쳐지는 하얀산의 넉넉함속을 걷는 겨울 나그네가 되었다 이렇듯 수채화 같은 분위기 속에서 눈길을 걷는 맛은 멋이자 이겨울의 마지막 즐거움이다
흙빛 하나없는 순백의 산 하늘과 맞닿은 설원의 풍경 칼바람에 몸의 균형을 잃을 정도지만 우리나라 대표적 雪國 비로봉 가는길은 올때마다 감동이다 雪<눈>으로 그린 수묵화 바람에 눈가루 흩날리는 2월의 선경은 오지않고는 느낄수 없는 경치이다
小白山이란 이름때문에 낮은산으로 생각 되지만 실제로 소백산은 큰 영산이며 비로봉<1439m>국망봉<1421m> 연화봉<1394m>신선봉<1389m>등 1000m 가 넘는 영봉들이 수려한 경관을 보여주는 곳이다
상고대는 얫날에는 "木氷"이라 부르며 좋지못한 징조로 여겼다 바람결에 나부끼고 寒氣에 시린 가지에 연민의 감정이 느껴진다 나뭇가지 위로 피어난 눈꽃덕분에 온통 새하얀 雪國으로 변해버린 겨울의 소백산 비로봉 오름이란 자연과 하나됨을 뜻하는것 같다
하늘에 맞닿은 눈부신 순백의 살결에 취해 숨쉬기도 힘든 칼바람이 시리도록 차거워 폐속까지 그 신선함이 느껴온다
눈길을 걸으며 서산대사의 禪詩'눈길을 밟으며'를 떠올린다 "눈덮인 벌판을 지날때 어지럽게 걷지마라 오늘 내 발자국은 뒷사람들의 길이된다"는 내용을 읽을수록 처신을 바로하라는 경구를 雪에 빗댄 가르침 일게다
오르기 힘든 산은 있어도 결코 오를수 없는 산은 없다고 했다 산은 끊임없이 도전과 인내의 정신을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스승이다 칠십 중반을 넘긴 내가 산을 통해 하루 하루의 축복과 삶자체를 만끽 할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 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과 열정을 상실할때 비로서 늙는다고 생각된다 "나는 강하기 때문에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산을 올랐기 때문에 강해졌다"는 어느 산악인의 말이 맞는것 같다
잎떨군 겨울 나무들의 숲은 허전하다 저잣거리가 그립고 악다구니로 지겨운 인간세상이 간절히 그립기도 하지만 저자에선 더욱 외롭고 쓸쓸한 중생일뿐 나에게 마지막 희망은 山 일뿐 쓸쓸함에 목덜미를 잡혀 오늘도 산에 오른다
2015년2월 2월 26일 <소백산 비로봉에서> ~무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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