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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산행> 丹風의 故鄕 雪嶽山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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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산행으로>丹楓의 故鄕 雪嶽山을 찾아서
瑞峰 李茂春
가을 향기가 국화에 묻어나는 계절 노란 가을 길 속으로 걸으며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다 一葉知秋라 나뭇잎 하나가 가을을 알린다 했다
산꼭대기 타오르는 저 단풍은 아마도 봄꽃의 환생일게다 화르르 타오르는 단풍잎은 속살을 들켜버린 여인의 얼굴이다 잠시 눈을 감고 풍경의 잔상을 음미해본다
오늘 무박산행으로 단풍의 고향 설악산을 찾았다 백두대간의 중심부 북쪽으로는 향로봉. 금강산 남쪽으로는 점봉산.오대산과 마주하는 산 최고봉은 대청봉이다
푸른빛이 가득했던 설악산이 화사한 색동색으로 보기에 화려해도 속내는 무척이나 쓸쓸할것 같은 단풍 얄궂은 운명에 짠한 마음이 파문을 일으킨다 단풍의 아름다움이 시나브로 슬픔의 감정까지 불러 오는것은 왜일까
이만때면 매년찾는 이길을 걸으며 얼마나 많은 산꾼들이 행복해 했을까 어쩌면 사람들의 웃음과 행복을 구경한 단풍들이 더 행복 했을지도 모른다 나무에게 단풍은 생존 방식이지만 인간에겐 매년 찾아오는 자연의 축복이다
무박산행은 나를 直視하는 여행의 시간이다 집을 뒤로하고 한 밤중에 나서는 여행 그리고 탄광의 광부들처럼 이마에 랜턴을 달고 한걸음 한걸음 나를 찾아 새벽길을 걷는다
山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편하게 기댈곳이 바로 말없는 山이다 山은 언제나 우리를 품어주고 위로해 준다 그길을 걸으면 우리도 가을 풍경이 된다
새벽 3시경 도착 한계령을 시작으로 험한길 서북능선을 더듬듯 걸으며 끝청.중청. 대청봉.회운각으로 양폭.천불동계곡. 비선대로 장장 23Km를 걸어야 했고 짙은 雲霧와 비까지 내려 산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끝청쯤에 날이 밝았고 대청봉과 주위의 산들은 조망이 허락되지 않아 못내 아쉬웠다 회운각쯤 내려오니 주위의 산들이 보이기 시작 천태만상의 기암과 거대한 암봉 암릉은 천고의 수림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계절따라 변모하는 아름다움은 설악의 극치 이기도 하다
옛날 마고 仙女가 승천 했다는 비선대 너른 바위를 꺽어 쏟아내는 폭포들이 시원함을 안겨주고 주변의 암봉들과 천불동계곡의 단풍은 설악최고의 경치이다
시월은 나라 전체를 붉게 물들일 단풍으로 가을산은 어딜가나 단풍의 향연 오늘 비와 운무에 가려 정상에서의 조망은 아쉬웠지만 또 하나의 추억으로 간직해야 겠다
가을은 거름이 빠르다 성큼 성큼 남쪽으로 내달리는 단풍의 손을 잡으려면 부지런히 집밖으로 나와야 한다
이제 곧 낙엽이 거리마다 풍성해 지려니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바삐 걸어야 겠다 한적한 곳에서는 눈을 감고 걸으며 낙엽이 영혼처럼 우는 소리에 귀를 기우리며 나의 단풍산행은 남으로 남쪽으로 계속 될거다
새벽 11시에 집을 떠나 다음날 11시에 집에 도착했으니 24시간을 산에서 보낸셈이다 고행의 산행이지만 기쁨도 함께 하면서...
2014년 10월4일<토> 설악산을 다녀오며 ~무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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