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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쵸의 山行斷想>전북 진안의 내동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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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의 숨겨진 내동산을 찾아서
瑞峰 李炳俊<茂春>
벌써 8월의 끝자락 살짝 다가온 가을 매미 소리도 멀어져 간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는데 내 나이 칠십중반 빠른 세월이 무섭기도 하다
고슬고슬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살갗을 건드리고 선득선득 살갗이 싱그럽기만 하다 뜨거운 여름 햇볕과 태풍의 비 바람을 거치고 농익은 자태를 신비롭게 드러 내는 가을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오늘은 낯선 산 내동산을 찾았다 동쪽의 白雲 북쪽의 馬嶺 마이산 남쪽은 조선건국의 설화가 엉켜있는 聖壽들로 감싸고 있는 전북진안의 내동산<887.4m>의 산 얕잡아 오르다 혼쭐이 났다
암릉과 기암이 즐비한 능선에선 사방이 트이는 전망대와 다름없고 특히 귀(耳)를 쫑긋한 마이산의 두 귀가 산행내내 우리를 앞서 나갔다 거대한 자연이 살아 숨쉬는 그곳 구름이 걸린 높고 푸른산이다
등산은 무상의 행위 산에는 출세도 없고 돈도 없다 산과 사람이 함께하는 등산 건강한 삶을 선물받고 싶다 성경에 의하면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후로 모든 인간은 존재의 근원과 원형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고 했다
어느날 문득 물질만능과 경쟁사회에 매몰되어 살다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자문해보며 황페한 나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보며 그 순간 풀향기 꽃향기를 맡을수 있는 草野의 삶을 그리워 하게 된것도 산을 오르며 터득한 가르침이다
등산은 이제와서 나에게 종교이자 탈출이기도 하다 등산에서 휴식은 악보의 쉼표이다 악보에 쉼표가 없다면 음악이 나올수 없듯이 앞만 보고 내지르는건 등산이 아니다 그건 군대의 長征이나 전장의 行軍과 마찬가지다 자연을 음미하며 산과 마주하고 싶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에 내마음도 푸르게 될것 같다
오늘 하산길에 길을 잘못들어 도착시간을 어겼다 나이 탓인가 함께한 회장님과 단둘이 어쩌다 실수를 했다 어쩐지 하산길이 산돼지들이 들쑤셔 밭인지 산길인지 구별이 안되었는데 수상하다 여기며 그길로 접어드니 그럴수밖에... 함께한 산우들께 정말 미안했다
산길에서 나를 찾고 산에서 우리를 느낀다 감사합니다 누구의 山이 아닌 모두의 山으로 설렘을 안고 九月을 기다립니다
2014년 8월 28일 진안 내동산을 다녀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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