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마라톤동호회
페이스 메이커(완결편)
작성자 : 이기영
작성일 : 2012.06.04 10:20
조회수 : 1,141
본문
드기어 6월2일이 왔습니다.
새벽 5시 50분 맞춰둔 핸드폰에서 요란한 알람이 울렸습니다.
정상적인 아침 활동(분뇨처리, 탄수화물 섭취, 머리털, 얼굴과 이빨 세척)을 무사히 끝내고
인천고 야구부 유니폼 등짝에 "16" "인고 장태환 4번 타자의 백넘버"를 달고
오늘 나의 페이스를 이끌 순순( 견종;발발이 출생지:구월동 시장 구입가격:꽁)이 목줄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마킹하고 준비물(휴지,비닐봉투)을 런닝 팬티 주머니에 챙겨 넣고
차 태워 상암동 월컵구장 주차장 07시20분에 도착하여 둘이서 물가 주변을 돌며
몸을 풀고 있는데......아이고 개가 귀엽네, 잘뛰네, 오늘 같이 뛸거냐는 등을 물어 관심을 보입니다.
08시 05분 출발 순순이가 밟히지 않도록 줄을 짧게 잡고 2km정도를 달려 한강변으로 나왔습니다.
자전거 도로에서 목끈을 풀어 주어 나의 앞과 옆에서 삭삭 달려주는데 기분이 굳(good)입니다.
1차 반환점을 돌고 12km 쯤에서 순찰 오도바이 타신 분이 개줄을 안매고 달리시면
"경찰에 신고해서 벌금 3만원 물리겠습니다"하길래 "죄쏭합니다. 개 목줄 할께요"하니
뿌~~앙 악세러레이터를 황급히 밟아서 역겨운 휘발유 냄새를 뿜고 달아났습니다.
이런 C8xx가. 가오리 e-run 가오리 ♬
급수처에서 순순이가 물을 안마시려 해서 강제로 이빨 사이로 강제 투수를 하고
물(큰대야에 담긴 얼음물)을 1회용 컵으로 퍼서 등과 다리 얼굴에 뿌려 주었는데 싫다는
표정은 아니었습니다. "조금더 뿌려요 주인님"을 말하는 듯한 그윽한 눈빛을 봅니다.
물을 뿌려주면 주욱나온 혀가 입안으로 들어가서 보기에도 안정감있게 달립니다.
달리고 달려서 약17km를 통과해서 이제 약 4km 남았습니다.
참가 달리미들 중 "이브자리" 회사가 단체로 출연 했나봅니다.
이브자리 달리미들을 제끼고 제꼈는데도 계속 보입니다. 그들의 등에 쓰인 상표는 "이브자리"
2km 남은 표지판을 지나니 언덕입니다.
순순이가 나에게 빨리 가자고 혀를 쭈~~욱 빼고 헥헥
조그만 발발견이 80kg의 주인을 끌고 언덕을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주변 달림이 들이
" 아니 조그만 개가 주인을 끌고 언덕을...헥헥 아이고"
"그개 종류가 ...헥헥 무..슨 헥헥" 말끝을 잇지를 못하면서도 관심을 줍니다.
자기들 갈길이나 열심히 가지 왜? 자꾸 부담가게 스리~물어 보냐?
나도 너보다 더 힘들어 주~욱 겠..는..데...
드디어 골인 카메라 의 집중 포화를 맞으며 힘차게 쳐대는 격려 박수 속에 피니시 라인을
'띠링" 운동화에 매달린 칩이 통과하는 전자음 소리와 함께 골인..
붉고 두꺼운 결승라인을 통과 후 순순이를 번쩍 들어올려 안도의 키스를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계속하여 등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괜찮아? 순순아 참 훌륭하다.너 내가 너무 사랑한다~~앙"
집에오자 마자 찬물에 샤워를 함께하고 맥주를 벌컥벌컥 소주를 타서 마시고
순순이와 침대에 들어 누워서 한 2시간 자고 났는데
순순이 다리가 아픈지 침대에서 내려와서
절룩였습니다. ""ㅋㅋ 요녀~언 다리 아프지~~징" 마사지를 정성껏 해주었습니다.
참, 골인 지점에서
"아니, 저 개 보다 늦게 들어오면 개만도 .....못...한거 아냐?""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순순이 신체사이즈및 상태 : 나이 7살, 몸무게 5.2kg, 키 25cm 전장 41cm , 견종→잡종견
댓글목록 0
이기영님의 댓글
남헌아 6월2일 바다의 날 마라톤 대회 하프코스 3803 사진 좀 찾아서 올려주라
차광석님의 댓글
사는게 바쁘다보니 너무 간만에 방문하게 되누만요~
기영 훈련팀장이 꾸준히 잘달리는 스토리를 보니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그동안 많이 뜸하게 운동하는줄 알았는디...
기리구 잠은 개랑 자는건가~ ㅎ ㅎ ㅎ
김기옥님의 댓글
년초부터 선착순 신청하여 참가비 할인 받았건만 집안 사정상 참가 못했네요~
행사 아나운서가 "인천고 이기영" 방송 해준 걸 전해 듣고 역쉬~ 이기~영 알아주누만!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