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이야기
인천에 명과 암 가져왔던 '랜더스' 새로운 야구시대 문 열까(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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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경인일보(21. 3. 8)
인천에 명과 암 가져왔던 '랜더스' 새로운 야구시대 문 열까
인천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 새 이름 의미들
외세 근대문물 유입 '개항장' 연상
인천상륙작전 등 '전쟁사 아픔'도
공항·항만의 발전상 '미래지향적'
'지역사회 함께 팀 운영' 의지 담겨
신세계그룹의 인천 프로야구단이 '상륙' 또는 '착륙'을 뜻하는 'SSG 랜더스(Landers)'라는 이름으로 지역성을 확고히 굳혔다. 신세계그룹이 랜더스로 명명한 이유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인천국제공항·인천항 등 '관문도시'로서의 연관성 외에도 수많은 인천 이야기를 풀어낼 이름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대다수다.
'상륙'은 신세계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인천에서는 명과 암이 교차하는 단어다.
인천은 1883년 제물포 개항으로 근대 문물이 한반도로 들어오는 상륙지 역할을 했다. 개항기 인천에는 서양식 건축, 종교, 법·제도(인천감리서), 철도 등 신문물이 채워지면서 도시를 형성했는데, 야구와 축구 등 서양식 스포츠도 그중 하나였다.
흔히 우리나라 야구는 1905년 황성기독교청년회(현 서울YMCA)의 선교사가 팀을 만들어 이듬해 최초 경기를 가졌다는 통설이 있다. 하지만 1899년 인천영어야학교(인천고등학교 전신)의 일본인 학생이 쓴 일기장에서 '베이스 볼' 경기를 했다는 내용이 기록으로는 서울YMCA보다 훨씬 앞선다.
근대 문물 도입을 외세가 주도했다는 점에서는 그 상륙지인 인천 개항장이 마냥 자랑스러울 수만은 없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인 1920년 창단한 인천 최초 야구단 한용단(漢勇團)은 일본 팀들과 맞서면서 오히려 민족의식을 높이기도 했다.
랜더스라는 구단 이름이 나왔을 때 온·오프라인에서는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을 가장 많이 연상했다. 인천은 한반도 전쟁사의 중심으로서 고려 시대 여몽전쟁 때 전시(戰時) 수도(1232~1270)였던 강화도, 각각 프랑스와 미국의 상륙·침략에 맞선 병인양요(1866)와 신미양요(1871) 등이 상륙이라는 키워드로 연관 지을 수 있다.
랜더스의 또 다른 의미인 '착륙'은 인천국제공항·인천항과 직접 연결되고, 그 발전상을 생각하면 미래지향적이다. 신세계가 아직 발표하지 않은 구단 로고, 엠블럼 등에 반영할 만한 소재다.
그동안 인천의 프로야구단 명칭은 '슈퍼스타즈', '핀토스', '돌핀스', '유니콘스', '와이번스' 등이다. 처음으로 지역성을 담은 랜더스는 신세계그룹이 지역 사회와 함께 야구단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신세계 관계자는 "팀 이름을 정할 때 인천을 대표할 수 있고, 인천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우선점을 뒀다"며 "SSG 랜더스가 인천의 상징, 인천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21-03-08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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