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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웅(121회졸업예정)/[인터뷰]‘한국판 주키치’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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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스포티비(21. 9.30)
[인터뷰]‘한국판 주키치’ 개봉박두…“투구폼 걱정? 롱런 무기로 삼을게요”
▲ kt 입단을 앞둔 인천고 3학년 좌완투수 한지웅의 투구 장면. 공을 던지면서 오른발이 1루 방향으로 더 향해있음을 알 수 있다. ⓒSPOTV 중계화면 갈무리 |
-‘前 LG’ 주키치 닮은 투구폼으로 화제
-“kt 가서 이대은 선배님 만나보고파”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사실 지명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 진학 원서를 제출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인천고 3학년 좌완투수 한지웅(18)은 최근 진행된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을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시청하지 않았다. 기대감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발걸음은 학교를 향해있었다. 이날 지명받지 못할 상황을 대비해 대학 진학 원서를 제출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등굣길 버스에서 스마트폰으로 신인 드래프트를 지켜봤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렸다. 2라운드에서였다. kt 위즈의 선택. 한지웅은 28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명이 되는 순간 너무나 놀랐다. 만약 이름이 불리더라도 하위 라운드에서 나올 줄 알았는데 2라운드에서 덜컥 나왔다”면서 “현재 선두를 달리는 kt의 부름을 받아 더 기뻤다. 그래서 곧장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기쁨을 나눴다”고 웃었다.
▲ 인천고 한지웅. ⓒ고봉준 기자 |
성적도 빼어났지만, 시선을 끈 대목은 따로 있었다. 독특한 투구폼이었다. 오른발을 1루 방향으로 끝까지 끌고 간 뒤 왼팔을 뻗으며 공을 뿌리는 이색적인 동작. 2011년부터 2013년까지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벤자민 주키치(39)와 흡사한 투구폼이었다. 이른바 ‘한국판 주키치’ 한지웅의 등장이었다.
야구선수 특히 좌완투수로 성장한 계기도 투구폼만큼이나 독특하다. 한지웅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야구공을 잡았다. 당시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하던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
그런데 한지웅은 김광현과 달리 오른손잡이였다. 그래서 야구를 시작할 때도 당연하게 왼손 글러브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부푼 마음을 안고 찾아간 집 근처 대형마트에선 이미 오른손잡이용 글러브가 다 팔린 상태였다.
한지웅은 “혼자 고민하다가 그냥 좌완 글러브를 구매하고는 무작정 왼손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김광현 선배님을 닮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좌완투수가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후 상인천중과 인천고를 거친 한지웅. 그러나 성장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못했다. 쟁쟁한 동기들에게 조금은 밀렸다. 그렇게 고등학교에서의 첫 1년을 소득 없이 보낸 한지웅은 2학년으로 진학하는 동계훈련에서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투구폼 변화였다.
한지웅은 “원래 투구폼은 이렇지 않았는데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는 동계훈련에서 동작을 바꿨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를 하다가 현재 투구폼이 나와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한지웅은 주치키라는 외국인투수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새로 택한 투구폼을 지켜본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주키치라는 이름이 나왔다. 또, 운명의 장난처럼 고등학교 1학년 때 큰 생각 없이 택한 등번호 54번이 주키치의 LG 시절 백넘버란 사실도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지난해 신장이 186㎝였던 한지웅은 1년 사이 3㎝가 더 컸다. 그러면서 팔 각도도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비록 직구 스피드가 시속 140㎞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 투구폼이 워낙 독특해 타자들이 쉽게 방망이를 내지 못한다는 장점도 있다. 이와 더불어 120㎞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그리고 최근 연마한 스플리터까지 다양한 변화구도 갖췄다.
▲ 인천고 한지웅. ⓒ곽혜미 기자 |
이처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구폼을 고수한 한지웅은 이제 프로 무대 입성을 앞두고 있다. 원하는 보직은 위기를 깔끔하게 막아내는 불펜투수다. 가장 빨리 만나고 싶은 선배는 2015프리미어12를 보고 푹 빠진 kt 우완투수 이대은(32)이다.
한지웅은 “당시 대회에서 이대은 선배님의 투구가 정말 멋있었다. 직구 그리고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이대은 선배님처럼 1군 마운드에서 멋지게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면서 “내 투구폼을 놓고 주위에서 걱정이 많으시지만, 오히려 이를 무기로 프로에서 오래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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