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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부활... 올해 인천고교 빛낸 야구선수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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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오마이뉴스(20.11.14)
명가의 부활... 올해 인천고교 빛낸 야구선수들
▲ 2020년 고교야구의 끝을 장식하며 부활을 알린 인천고등학교 야구부. ⓒ 박장식
인천고등학교와 관련된 뉴스를 최근 고교야구 관련 소식에서 부쩍 많이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인천고등학교가 봉황대기 우승으로 본격적인 부활의 신호탄을 쏜 데 이어, 프로에 4명의 선수가 지명되고 2학년 영건 자원인 윤태현이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기 때문.
인천고등학교는 지난 10년간 '인천야구의 명문'의 이름에 맞지 않는 아쉬운 성적을 거둬왔다. 2017년 대통령배 4강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랬던 인천고가 올해는 좋은 선수들의 투혼, 그리고 지명 선수들의 자발적 출전으로 기적의 새 역사를 썼다. 계기범 감독 역시 "이제 인천고가 부활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을 정도.
인천고등학교를 다시 강력한 학교로 탈바꿈시킨 선수들은 어떤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 프로 진출을 앞두고 마지막 열정을 태운 3인방 선수들, 그리고 아직 2학년들의 야구는 이제 워밍업이 끝났음을 보여준 2학년의 특급 마운드 두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 불꽃 태운 인천고 3인방... "프로 가서도 지금처럼"
▲ 인천고등학교에서 프로에 지명된 후 봉황대기에도 출전한 영광의 선수들. 왼쪽부터 조성현 선수, 장규현 선수, 강현구 선수. ⓒ 박장식
2차 3R 두산에 지명된 외야수 강현구, 2차 4R로 한화에 지명된 포수 장규현, 2차 7R로 NC에 지명된 조성현 선수까지 세 명의 선수들은 프로 구단에 지명되었음에도 지난 봉황대기 경기에 출전해 마운드 위에서, 타석에서, 그라운드에서 가장 멋진 활약을 펼쳤다. 3학년 선수들이 봉황대기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낸 셈이었다.
주말리그와 다른 대회에서의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 강현구는 봉황대기 포함 올해 3개의 홈런을 쳐냈고, 장규현도 올해 0.416의 타율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조성현은 올해 8경기에 등판해 삼진 32개를 잡아내는 한편, 3.5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마운드에서도 좋은 역할을 했다.
누구보다도 공격적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안방마님 장규현은 윤태현과 한지웅 등 2학년 투수들의 탈삼진 기록을 합작한 일등 공신이기도 했다. 주말리그는 물론, 전국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장규현의 공이 컸다. 장규현은 "고교 선수로서는 마지막으로 밟는 목동야구장에서 우승한 것이 너무 기분 좋았다"고 말한다.
장규현의 롤모델은 타격과 수비는 물론 다른 선수들을 이끄는 능력 역시 뛰어난 국가대표 주전 포수인 양의지. 장규현은 양의지에 대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을 배우고 싶고, 리더십도 닮고 싶다"고 말한다.
▲ 인천고등학교 강현구 선수. ⓒ 박장식
강현구 선수는 "봉황대기 우승이 프로에서 활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대회 자체가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프로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이 좋았기에 프로에서의 기억도 좋을 것 같다는 의미였다.
강현구는 존경하는 선수로 같은 팀에서 함께 뛸 김재환을 꼽았다. 강현구 선수는 "중학교 시절부터 김재환 선배님의 타격 영상을 찾아보며 롤모델로 삼곤 했다"면서, "김재환 선배의 스윙이나 자세를 많이 배우고 싶었는데, 조만간 같은 팀에 가게 되니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조성현 선수도 인천고에 있었던 3년의 마지막 순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데 공헌했다. 비록 봉황대기에서는 8강전 이후 등판하지 못했지만, 조성현 선수는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해 아쉽다"라면서도,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경기를 운영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런 조성현 선수의 목표는 이제 프로로 향하고 있다. "3년간 인천고에서 많은 것을 경험했다. 이 경험을 프로로 나가서 발휘하고 싶다"는 조성현 선수는, "열심히 해서 1군 무대에 빨리 등판하고 싶다"고 말했다.
막고 또 막았다... 인천고의 미래 윤태현과 한지웅
▲ 인천고 마운드를 내년에 양분할 두 명. 한지웅 선수(오른쪽)과 윤태현 선수. ⓒ 박장식
인천고등학교에서 주목할 선수들은 또 있다. 봉황대기 서울고와의 결승전 마운드에서 아홉 이닝을 합작했던 윤태현 선수와 한지웅 선수가 그렇다. 윤태현은 부드러운 사이드암 투구로 상대의 타이밍을 뺏었고, 한지웅 선수는 만화에서 보았던 것만 같은 역동적인 투구 폼으로 일곱 개의 아웃카운트 중 6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주말리그와 전국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과를 이뤘다. 한지웅 선수는 올해 주말리그와 전국대회 11경기에 등판해 22이닝동안 평균자책점 2.05로 활약했고, 윤태현 선수도 11경기 42.2이닝을 올라 평균자책점 1.05라는 언터쳐블의 성적을 기록했다.
윤태현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사이드암으로 공을 던졌다. 윤태현 선수는 "폼을 크게 바꾸지 않고 문제만 조금씩 보완하면서 던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아쉬운 점에 대해 "더욱 강심장이 되고 싶다. 혼자 긴장해서 잘 던지지 못하는 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올해 팀의 에이스 권좌를 물려받고 있지만, 변화구 장착, 구속 상승 등의 과정을 통해 더욱 완벽한 에이스에 가까워지고 싶다는 윤태현 선수. 그의 롤 모델은 LG 트윈스의 정우영 선수였다. 윤태현 선수는 "지난해 신인왕에도 오르셨고, 제구도 좋으신데다 폼도 부드러우시다. 야구에 임하는 태도 역시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 인천고의 새로운 에이스 윤태현 선수. ⓒ 박장식
윤태현 선수는 최근 최동원기념사업회가 선정한 제3회 고교 최동원상의 수상자로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강릉고의 김진욱이 올랐던 자리이다. 올해 옆구리 투수가 꽤나 보였던 고교야구에서, 내년에는 더욱 훌륭한 사이드암 자원으로 윤태현이 성장할 수 있을지도 기대가 모인다.
한지웅 선수는 뒤에서 몸을 쫙 뺀 뒤 몸을 비틀듯 투구하는 특유의 역동적인 폼으로 주목받았다. 과거 LG에서 뛰었던 앤서니 주키치와 닮은 그의 투구폼은 봉황대기 중계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어 팬들의 관심을 모았을 정도. 한지웅은 "송현욱 코치님께서 이런 폼을 던져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주문해주셨고, 실제로 그 폼을 따라 연습했다"고 말했다.
한지웅 선수가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김광현 선수를 보고 야구를 시작했는데, 대형마트에 글러브를 사러 갔더니 오른손에 끼는 글러브밖에 없었던 것. 폼도 특이하고 공의 무브번트도 다른데다, 좌완 투수이기까지 하니 선수들이 공의 움직임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
올해 활약에 대해서도 "태현이가 잘 던져줘서 맡은 역할을 잘 했을 뿐"이라며 웃어보이는 한지웅 선수는 인천고의 봉황대기 우승을 계기로 이기는 습관을 갖고 싶다고 말한다. 한지웅은 "이제는 스피드도 올리고, 타자가 더욱 치기 힘든 공을 던지고 싶다"며 내년의 목표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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