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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윤대경(112회)(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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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osen(20.12.17)
‘군대서 방출→일본 독립리그’ 시련 딛고 1점대 필승맨, “포기하면 평생 후회”
[OSEN=이상학 기자] “누구나 한 번씩 넘어질 수 있잖아요. 다시 일어나는 게 중요하죠.”
한화 투수 윤대경(26)은 2년 전 이맘때 현역 군인 신분이었다. 전역을 3개월여 남겨둔 시기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3년 삼성에 7라운드 전체 65순위로 내야수 지명을 받은 윤대경은 이듬해 투수로 포지션을 바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뚜렷한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2년 전 겨울을 떠올린 윤대경은 “5년차 중간에 군입대했다. 2군에서 성적도 별로 좋지 않았고, 구단에서 계속 기다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어느 정도 (방출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그때 든 생각이 ‘이대로 그만두면 평생 두고 두고 한이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다시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도 아니었다. 평생 후회하느니 딱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도전하고 안 되면 그만 두려 했다”고 돌아봤다.
2019년 2월 전역 후 윤대경이 찾은 곳은 일본 독립리그. 삼성 시절 인연을 맺은 코치의 주선으로 일본 독립리그 니가타 알비렉스에 테스트를 받고 입단했다. 낯선 곳에서 통역도 없이 말이 통하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버텨냈다.
“망설임 없이 일본으로 갔다.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야구를 하기 위해선 그 방법밖에 없었다”는 윤대경은 “힘들 때마다 어머니를 떠올렸다. 초등학교 꼬마 시절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뒷바라지를 해주셨는데 그대로 관두면 어머니께도 미안한 일이었다. 그동안 시간들이 아까워서라도 포기할 수 없었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독립리그행은 신의 한 수였다. 독립리그 팀들은 실전 경기를 담은 영상과 데이터를 KBO리그 팀들로 보냈고, 한화가 윤대경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본으로 직접 넘어가 상태를 확인했고, 2019년 7월에 정식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마침내 1군에 데뷔했고, 추격조로 조금씩 입지를 넓혔다. 8월부터 중요한 상황에 나서는 필승조로 고속 승진했다.
데뷔 첫 승, 홀드에 1점대 평균자책점까지 찍었다. 시즌 55경기 51이닝을 던지며 5승7홀드 평균자책점 1.59 탈삼진 42개를 기록했다. 9월 이후 26경기 4승5홀드 평균자책점 1.57. 140km대 초반의 직구를 중심으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윤대경은 “1군에 올라와 야구를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군 자리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1경기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며 “최원호 감독님, 송진우 코치님, 정민태 코치님 등 투수파트 스태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송진우 코치님께 새로 배운 체인지업을 유용하게 써먹었다. 위기 때 타자와 승부가 수월해졌다”고 고마워했다.
어려웠던 시절이 있기에 올해의 성공에도 취하지 않는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면 마냥 힘들고 어두웠던 시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평탄하지만은 않다. 누구나 한 번씩 넘어질 수 있다. 다시 일이나는 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쉽게 풀렸으면 이렇게 마음을 먹고 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올해보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못하면 올해 성적도 인정받지 못한다. 1년 반짝한 선수로 남기는 싫다”고 각오를 다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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