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17일 송도 국제업무단지 공사현장. 인천의 자부심이자 대한민국의 신동력이 될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이 시작된 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송도신도시유한회사(NSC·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합작회사)가 맡고 있는 이 사업은 송도국제도시 북서측 173만평에 모두 25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 올해 컨벤션센터·국제학교·주거단지 조성사업이 착공하는 등 `꿈의 도시'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국제업무단지 안에 위치한 컨벤션센터 공사현장. 철제 H빔이 거대한 컨벤션센터의 뼈대를 이루고 있었다.
대형 기중기가 바닥에 있는 H빔을 들어 올려 옮기면 인부들이 이를 조립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인부들은 H빔 구조물에 올라 앉아 대형 기중기가 들어 나른 H빔을 능숙한 솜씨로 설치했다. 혹시나 볼트·너트가 풀어지지 않을까 조임새까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전날 오후 늦게 비가 잠시 내렸지만 무더운 날씨였다. 안전모 등 안전장구를 착용한 공사현장 인부들의 이마에 굵은 땀이 비오듯 흐른다.
현재 컨벤션센터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는 모두 150명 정도. H빔을 세우는 작업과 조립하는 작업이 며칠씩 번갈아 진행되지만 철근 무게로 따지면 보통 하루에 12~30t 가량을 소화한다고 한다. 컨벤션센터 공사현장 옆에서는 대형 건설장비가 파일을 박기 위해 `탕!탕!탕!' 굉음소리를 내며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컨벤션센터 지원시설을 짓기 위한 기초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다.
지난해 3월 착공한 컨벤션센터는 국제업무단지 주요시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기초공사와 철근·콘크리트작업은 이미 끝났고, 지상층 철골공사와 지하층 배관·배선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18%로 철골공사가 끝나면 지붕의 틀을 잡는 파이프 설치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내년 3월까지 철골공사를 끝내고 같은 해 연말까지 인테리어·외장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컨벤션센터 신축공사에는 진성토건(주), 토방토건(주), 신화전자(주) 등 인천지역 업체도 한몫하고 있다. 컨벤션센터는 2008년 초 문을 열 예정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컨벤션센터는 `상하이 월드 파이낸스 센터(492m)'를 설계한 미국의 KPF(Kohn Pedersen Fox)가 마스터플랜을 설계했다. 3차원 파이프 곡면 구조로 평면이 아닌 배의 몸통을 연상시키는 형상으로 만들어진다. 컨벤션센터 신축사업에는 건축공사에 사용되는 파이프 중 가장 큰 규격인 812㎜ 파이프가 사용된다. 대형 파이프가 사용된다는 것은 그 만큼 컨벤션센터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말한다. KTX 광명역사에는 330~400㎜짜리 파이프가 사용됐다고 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컨벤션센터의 지붕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파이프는 고가의 최고급 자재”라며 “이 공사를 위해 특별 주문했다”고 말했다. 컨벤션센터는 인천대교와 마찬가지로 H빔으로 뼈대를 만든 뒤 그 위에 지붕을 올리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공사 현장 한켠에는 지붕을 조립·제작하기 위한 공장 건축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붕이 운반과정에서 파손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장 내에서 조립·제작이 이뤄진다고 한다.
컨벤션센터 전시장은 기둥이 없는 무주(無柱)공간으로 꾸며진다. 길이 144m 높이 32m 연면적 3천평 규모의 전시장 내에 기둥이 없게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한다. 컨벤션센터는 최첨단 시설로 무장하게 된다. 8개국어를 동시 통역할 수 있는 시스템과 최첨단 냉난방·환기·음향·조명시설이 설치된다.
이정협(36) 컨벤션센터 공사현장 공무차장은 “(포스코건설)회사로서도 의미가 큰 공사현장”이라며 “내년이면 웅장하고 세련된 외관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공 후 인천시에 기부하는 공공시설”이라며 “인천의 발전을 견인하는 시설을 만드는 데 참여해 가슴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1.5㎞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송도국제도시 1공구 중앙부에 위치한 송도국제학교 신축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송도국제학교 신축공사는 컨벤션센터와 주거단지 조성사업(더 퍼스트월드 주상복합 신축공사) 다음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다.
지난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간 송도국제학교 신축공사는 한때 검은머리갈매기의 산란기 때문에 잠시 중단됐다가 지난달 재개됐다. 2008년 4월 말 준공을 목표로 현재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굴착공사는 80% 이상 진행됐다. 장마 때문에 2주 정도 공사가 지연됐지만 공기(工期)를 맞추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송도국제학교를 최근 개교한 용산국제학교에 견줘보면, 규모면에서 수용인원이 2배이고 시설 규모는 3배이다. 송도국제학교 신축사업에는 1천억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다. 박희권(52) 송도국제학교 신축공사 현장소장은 “송도국제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학교나 다름없다”며 “마감·시설 면에서도 월등하다”고 말했다. 또 “송도국제학교 신축공사는 상업시설이 아닌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라고 했다. 박 소장은 또 “동북아 국가들이 송도국제학교에 견학올 정도의 수준으로 만들겠다”며 “포스코건설이 이 프로젝트를 맡은 것은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국제학교는 유치원·초등학교, 중학교·고등학교, 체육관·강당·수영장·행정실 등이 위치할 건물 등 크게 3개 건물로 구성됐다. 조감도에 나와 있는 기숙사는 건립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더 퍼스트월드 주상복합'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재 골조공사가 진행 중으로, 64층의 초고층 건물 3개동은 상당한 높이까지 올라갔다. 이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백병훈 포스코건설 이사보는 인천고 71회 졸업생. 백 이사보는 “이 공사를 맡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해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복합상업시설과 12만평 규모의 센트럴파크 조성사업, 65층짜리 아시아트레이드타워, 컨벤션호텔 등의 주요사업도 올 연내 착공될 예정이다. 인천시에 기부되는 센트럴파크는 수로·생태관·박물관·보트하우스·조각공원·광장·전망테크 등을 갖추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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