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복원을 추진해오던 국립공원연구원 종복원센터(팀장 한상훈 박사) 연구팀에 의해 곰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공단은 이같은 사실을 일주일이 넘도록 알리지 않고 있다가 11월 15일에서야 뒤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하는 등 연구팀의 과실을 숨기려는 듯한 의혹을 주고 있다.
16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가운데 지난해 연해주에서 도입, 방사한 암컷 '울카'(만2살)가 지난 7일 연구팀이 설치한 생포용 트랩에 의해 죽은 채 발견됐다.
공단은 이번에 사망한 '울카'와 관련, "발견 당시, 왼쪽 앞 발목 관절부위가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고만 밝히고 있다. 또 곰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생포용 트랩에 대해서는 "기존부터 곰 포획을 위해 사용해 왔고, 포획과 동시에 발신음이 울려 포획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로 외국에서도 널리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공단의 설명이 맞는다면, '울카'를 생포한 트랩이 포획과 동시에 발신음이 울렸을 것이고, 연구팀은 즉시 현장에 도착해 곰을 트랩에서 구조하는 일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곰이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발견되기 하루 전날인 6일경. 따라서 하루 동안 연구팀이 트랩에 걸린 곰을 방치했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함께 방사 곰들에 부착한 귀발신기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연구팀은 귀발신기 배터리 수명이 메뉴얼에는 보통 1년 이상에서 2년까지로 되어 있지만, 1년 이내 모두 교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공단은 지난 9월부터 '울카'와 같은 시기에 방사한 5마리의 곰들에 대한 발신기 교체를 위한 포획작업에 착수해 '울카'를 제외한 4마리는 모두 포획한 뒤 재방사하는 등 올해 방사곰 12마리의 발신기 교체를 완료했다.
문제는 과거에도 방사곰 가운데 일부('만복', 러시아산)가 발신기 배터리의 수명이 1년도 지나지 않아 소진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사후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이행했느냐라는 사실이다. 이번에 죽은 '울카'도 10월 중순 이후로 발신기 음이 들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종복원센터 김보현 연구원은 "곰이 인내력이 강하고 무던한 동물이라 트랩에 생포되더라도 보통 2-3일은 견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발견시기와 관련해서는 저희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방사된 반달가슴곰 '울카'의 사망과 관련, 현재 본부 감사팀을 지리산에 급파해 사망한 곰의 발견시기에 대한 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죽은 곰은 현재 냉동고에 보관중이며, 공단은 필요하다면 부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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