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랑
[仁川歷史] [독립운동과 인천·(25)]이길용과 신낙균(18회)(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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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경인일보(19. 8.29)
[독립운동과 인천·(25)]이길용과 신낙균
가슴에서 지운 일장기… 우리민족 자긍심 높여
동아일보 손기정 마라톤 우승 보도
옥고 치른뒤 언론·사진계 복귀못해
올림픽과 같은 국제스포츠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유니폼에 조국의 국기를 달고 출전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올림픽에 참석한 우리나라 선수들은 일본 국적으로 대회에 나서야 했던 탓에 가슴에 태극기를 달지 못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1912~2002)도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겼던 동아일보 기자들은 손기정의 우승 사진을 신문에 게재하면서 일장기를 지워버렸다. 이른바 '동아일보 일장기 말소사건'이다.
일장기 말소사건은 경성(서울)에 있던 동아일보에서 일어났지만 사건 주역들은 인천의 독립운동가들이다.
일장기 말소사건을 주도한 체육기자 이길용(1899~?)은 인천영화학교(현 인천영화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에 입사했다.
이길용은 서울과 인천지사를 오가며 취재활동을 벌였고, 운동부(체육부)를 전담했다. 그는 일장기 말소사건 주모자로 지목받아 투옥돼 일본 경찰의 모진 고문을 받았고, 40일 뒤에 풀려났으나 언론계를 떠나야 했다.
이길용과 함께 일장기 삭제를 주도했던 당시 동아일보 사진부 과장 신낙균(1899~1955)도 인천이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다.
인천상업고등학교(현 인천고등학교) 출신인 그는 일본에서 사진을 배우고 돌아와 언론계에 몸을 담았다. 신낙균은 이길용과 함께 일장기 삭제를 주도했다가 함께 옥고를 치렀다. 감옥에서 풀려난 뒤 언론계와 사진계로 돌아올 수 없었다.
유니폼에 국기를 달고 국제스포츠대회에 참가한 선수는 그 나라의 국민을 대표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우리 민족이 힘들었던 시절 자긍심을 높이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일장기를 지워버린 이길용과 신낙균을 오랫동안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2019-08-2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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