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BEING!
착한 지방 VS. 나쁜 지방
작성자 : 최영창
작성일 : 2009.06.29 08:44
조회수 : 1,561
본문
지방은 지방일 뿐 편애하지 말자 논란의 중심 '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6 염증 유발하고 오메가3 치유·비율 맞아야 인체 조절 기능에 순영향
전문가 "오메가6:오메가3=4:1 적당"
- 지방(脂肪)은 현대인에게 '지킬(좋은 것)'인가 '하이드(나쁜 것)'인가? 지방은 '지킬'이다. 인체의 세포막이나 각종 호르몬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뿐만 아니라 체온과 생식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킨다. 음식의 '맛'을 내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방은 '하이드'이다. 지방을 과잉 섭취하면 뇌졸중, 심장병을 일으키며 암의 발생도 높인다는 연구들이 나와 있다. 현대인의 최고 고민 중 하나인 비만의 주범이기도 하다. 일부 사람들은 지방을 '건강의 적'으로 본다.
지방은 이런 두 얼굴 때문에 어떤 종류의 지방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첫 번째 논쟁은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됐다. 바로 포화지방산 대 불포화지방산 문제였다. 당시 미국인들은 포화지방산을 불포화지방산보다 많이 먹기 때문에 심장질환 등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포화지방산은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높이는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수치를 낮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포화지방산이 많은 육류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콩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많이 먹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 ▲ Getty Images 멀티비츠
두 번째는 트랜스지방 문제였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1999년, 기름에 튀긴 음식과 과자에 많이 든 트랜스지방산이 동맥경화증을 촉진한다는 연구보고서를 낸 것이 계기였다. 2002년 세계보건기구는 트랜스 지방산을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1%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고했으며, 식품업체들은 잇따라 '트랜스 지방 0'을 선언하기도 했다.
세 번째 지방 논쟁은 막을 올리고 있다. 그 동안 몸에 좋다고 알려졌던 불포화지방산도 마냥 많이 섭취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요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오메가3가 주인공이다.
불포화지방산은 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9 등을 포함한다. 이 세 가지는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도, 현대인의 식단 구성을 보면 오메가6는 너무 많은 반면, 오메가3의 비율이 너무 적다는 것이 쟁점이다.
전문가들은 오메가6를 오메가3보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염증이 증가해 알레르기, 암, 자가면역질환, 심장병 등 만성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오메가6는 콩기름, 옥수수기름, 참기름 등에 많이 들어 있고, 오메가3는 등푸른 생선, 들기름 등에 풍부하다.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지방 섭취 비율은 지난 80년 9.6%에서 2007년 19.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방의 질과 지방산의 균형이 중요해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포화지방산과 단일 불포화지방산(오메가9)의 섭취는 비교적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오메가6 섭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 오메가3는 줄고 있어 지방산 섭취가 균형을 잃고 있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이 핵심
최신 의학 연구의 초점은 염증이다.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등이 염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염증은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섭취 비율에 따라 생기기도 하고, 낫기도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오메가6는 염증을 유발하고 오메가3는 염증을 치유하는 상반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메가6를 오메가3보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만성 염증반응이 증가해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심장병 등이 생긴다는 것. 에스키모인들처럼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오메가6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관절염과 천식, 기관지염, 건선 등과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이 적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오메가6대 오메가3의 비율을 4대1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섭취 비율이 중요한 이유는 두 지방산이 대사되면서 혈압 조절, 혈전 형성과 억제, 염증반응, 면역반응, 수면 주기 등 인체의 다양한 조절 기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체의 기능을 잘 유지하려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적절한 비율로 섭취해야 한다.
■'오메가6', 심장병 예방 효과 있나, 없나?
오메가3와 오메가6를 둘러싼 불포화지방산 논쟁은 아직 진행형이다. 오메가3가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로 자리잡고 있는 반면 오메가6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오메가6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체내 염증물질을 많이 만들어내 암, 심장병, 비만, 당뇨병,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오메가6는 가능한 한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를 뒤엎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12개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미국심장학회(AHA) 과학자문위원단은 염증을 유발해 심장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오메가6와 관련된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오히려 오메가6가 심장병 발병을 24% 감소시킨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미 샌포드의대 윌리엄 해리스 박사는 "오메가3가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긴 한다. 하지만 이것이 오메가6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메가6도 건강한 식단의 일부로 심장병 발병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오메가3와 오메가6를 적절한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해리스 박사의 주장이다.
도움말: 고홍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박창규 고대구로병원 심장내과 교수, 여에스더 에스더클리닉 원장, 유춘희 상명대 외식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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