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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조루도 잡아요"
작성자 : 최영창
작성일 : 2010.02.11 04:51
조회수 : 1,501
본문
- ▲ 애초 우울증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항우울제는 체중 감량, 통증 완화, 조루 치 료 등으로도 널리 쓴다. 다양한 질환에 효과를 보는 반면 불면증, 불안 등 부작용을 신 경써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 1950년 중반 처음 개발된 항우울제가 60년이 지난 지금 팔방미인으로 종횡무진하고 있다. 본연의 임무인 우울증 치료는 물론 비만, 통증 완화, 조루 치료 등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는 것. 과민성장증후군, 갱년기 여성의 안면 홍조, 생리전불쾌증후군(PMS) 등에도 사용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정신과 이외에 내과, 신경과, 산부인과, 피부과, 성형외과 순서로 항우울제를 처방한다.
김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항우울제를 여러 질병에 쓰는 것은 뇌에서 분비되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신경전달물질은 우울증 같은 기분이나 감정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식욕, 통증, 성욕 등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항우울제로 이와 관련된 질병도 치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맛을 뚝, 비만 치료제로
비만클리닉에서 항우울제를 많이 처방한다. 항우울제가 가진 '식욕 억제' 효과를 활용하는 것이다. 항우울제 중에서 특히 식욕을 느끼게 하는 물질인 세로토닌을 차단하는 계열의 약품을 많이 사용한다. 비만 환자가 이런 약을 먹으면 식욕이 억제되고 체중이 감소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루에 한 알 복용하면 한 달에 평균 2kg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비만치료제로 시판 중인 리덕틸이 이 계열의 약품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비만치료제로 개발된 약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식품의약품안정청에서 비만치료용으로 승인받지 못했는데도, 일부 비만클리닉에서는 항우울제를 비만치료제로 처방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S비만클리닉 K원장은 "리덕틸 등 비만치료제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항우울제를 단순히 체중 감소를 목적으로 한 비만치료제로 사용하는 경우는 식약청의 관리대상이다. 김종우 교수는 "식욕 감소 효과는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복용 뒤 6개월 이상 지나면 내성이 생겨서 약효가 떨어진다. 또한 장기 복용하면 불면증, 불안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성 통증 완화에 도움
통증 완화에도 항우울제를 쓴다. 항우울제가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이동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이문규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 때문에 말초신경의 통증 감각이 예민해져서 나타나는 손발의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항우울제를 처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내과용 통증 전문 치료제가 나오면서 당뇨병성 통증에 대한 항우울제 사용량은 감소하고 있다.
이곳저곳이 아픈데 특별히 아픈 곳을 찾기 힘든 만성통증 환자한테도 항우울제가 잘 듣는다. 만성통증 환자의 경우에는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통증 완화와 함께 우울증까지 치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석정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항우울제를 2개월 이상 복용하면 발열, 오한, 경련 등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성이 있으므로 정신과와 협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루 치료에도 효과
비뇨기과에서는 조루를 치료하는 목적으로 플록세틴 성분을 포함한 항우울제를 널리 사용한다. 이 계열의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성관계시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인 세로토닌이 성기의 신경을 통해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절정을 느끼지 못하면서 사정을 지연시킨다. 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은 "항우울제를 사용하기 전에는 마취제를 성기에 발라 감각을 무디게 하거나 긴장을 완화시키는 신경안정제 등을 썼지만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항우울제를 조루 치료 목적으로 쓸 때는 구토나 전신 피로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한 뒤 처방받는 것이 좋다. 항우울제 성분의 이런 기능을 조루 치료에 특화한 약품이 지난해 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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