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회장
올해 예순 아홉인 조찬수 할아버지는 아무도 할아버지로 보지 않는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을 탈 때 역무원한테 경로우대증을 제시하지 않아도 얼굴만 보고 표를 내주었지만, 요즘은 반드시 경로우대증을 내보여야 고개를 갸웃거리며 승차권을 준다. 세월이 거꾸로 흘러가기라도 했는지 누가 봐도 조찬수 할아버지의 얼굴이 적어도 10년은 젊어졌다. 주름살도 줄어들고 살결도 고와졌으며 50대 후반 정도의 나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체력도 몹시 튼튼해져서 요즈음 새벽 4시에 집을 나와서 저녁 어두워질 때까지 강원도의 높고 험한 산들을 오르내리고, 또 쉬지 않고 하루 20시간씩 운전을 해도 피로함을 느끼지 않는다. 예전에 협심증으로 쓰러져서 사경을 헤매다가 살아나기도 했으며, 나이가 들면서 기운이 몹시 떨어지고 무릎이 쑤시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지금은 20대 젊은이보다 오히려 더 활기차고 건강해졌다.
조찬수 할아버지의 건강비결은 토종약초 몇 가지를 차로 마시는 것뿐이다. 4년 전 토종약초연구학회에서 운영하는 약초여행에 한 번 참가한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거의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한 달에 한 번씩 약초여행에 따라 다녔다. 풀이름 나무이름을 알고 우리 약초의 신기한 효험에 대해 배우는 것이 여간 재미있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워 산을 마음대로 오를 수 없었으나 약초여행에서 배운 약초 몇 가지를 달여서 몇 달 마셨더니 제일 앞장서서 산을 올라가도 힘드는 줄 모르게 되었다.
“늘 겨우살이 차 마시는 것뿐”
그는 겨우살이를 늘 차로 달여서 물 대신 마신다. 산에 갈 때도 겨우살이를 달여서 물병에 넣어 지니고 다닌다. 겨우살이차는 그에게 생명수와 같다. 겨우살이 덕분에 그는 협심증과 고혈압, 관절염, 요통을 고쳤다.
“10여 년 전에 심장병으로 쓰러져서 4시간을 죽었다가 살아났습니다. 심장이 쪼개지는 듯이 아프고 숨을 쉴 수가 없어 병원으로 실려 가서 응급치료를 받고 깨어났지요. 그 뒤에도 가끔 가슴이 조이는 것처럼 아파서 병원에서 주는 약을 늘 먹었습니다. 그런데 토종약초를 알게 되면서부터 겨우살이차를 마셨더니 심장이 아픈 증상이 없어졌어요. 그 뒤로 병원에서 주는 약을 받아서 먹지는 않고 몸에 지니고는 다녔으나 요즘은 아예 갖고 다니지도 않고 병원에 가지도 않습니다. 우리 약초를 잘 활용하면 교통사고나 전염병 같은 것이 아니라면 병원에 갈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가 뻐근하게 아프고 관절이 시큰거리고 무릎에 힘이 없어졌다.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들고 다리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팠다. 몇 번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고 약을 먹어 봤으나 먹을 때만 약간 통증이 줄어들 뿐 조금도 호전되지 않았다. 역시 겨우살이가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겨우살이를 진하게 달여서 물이나 차 대신 열심히 3개월 동안 마셨더니 통증이 없어지고 허리와 다리에 힘이 생겼다.
“겨우살이가 허리와 무릎이 아픈 데에도 좋은 효험이 있는 것 같습니다. 허리가 뻐근하거나 무릎이 시큰거릴 때 겨우살이를 달여서 먹으면 천천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증이 없어집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아파트 경비원 몇 분이 허리가 좋지 않고 다리가 아프다고 하여 겨우살이를 달여서 몇 달 먹으라고 했더니 다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여 지팡이를 짚고 다리를 질질 끌며 다니는 분이 겨우살이를 몇 달 복용하더니 지팡이를 던져 버리고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되더군요. 겨우살이는 양약처럼 금방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3-4개월 꾸준히 복용하면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겨우살이로 협심증과 요통, 관절통에 효험을 본 그는 주변의 여러 사람들한테 겨우살이를 권하여 많은 사람들이 겨우살이로 병이 낫거나 호전되었다. 겨우살이는 고혈압, 관절염, 요통, 신경통, 중풍으로 인한 마비, 손발이 저린 증상, 협심증 등에 두루 효험이 있었다. 여러 종류의 겨우살이 중에서 꼬리겨우살이가 가장 효과가 좋고 맛도 좋았다. 꼬리겨우살이에 흑설탕을 넣고 발효하여 음료로 만들면 그 맛과 향이 천하일품일뿐더러 효과도 훨씬 빨랐다. 그러나 꼬리겨우살이는 몹시 귀해서 구하기 힘든 것이 문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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