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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성문화가 정신질환 원인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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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성문화가 정신질환 원인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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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성적 매력’은 더 이상 감춰야 할 대상이 아니다. 미국 방송에서는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창업자 휴 헤프너가 비벌리 힐스에 있는 플레이보이 맨션에서 3명의 여자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며, 케이블 방송 업체들은 주문형 비디오 형식의 포르노 영상물을 판매 상품에 포함시키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쉽게 감지된다. 포르노 스타들은 ’마이스페이스’에서 미니 홈페이지를 운영하는가 하면 이들은 게임업계까지 진출해 등장인물의 목소리 연기를 맡기도 한다.
시장조사기관인 컴스코어 미디어 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인터넷 사용자의 3분의 1 이상이 성인 사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제 성인용 비디오나 잡지를 서랍 맨 아래 칸이나 침대 밑에 숨겨놓던 일은 옛날 얘기인 셈이다.
미국에서 이처럼 성 개방 풍조가 만연하면서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성적 매력을 일종의 과시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전라로 뉴스를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네이키드 뉴스’의 오디션에 응시, 뉴스진행을 맡게 된 홀리 엘링턴(31)은 당당하게 자신이 이러한 여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외향적이고 인기를 추구하는 내 성격과 잘 맞는 일”이라며 옷을 벗는 행위가 자신에게 자유와 재미, 일종의 반항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직장에서도 옷차림과 눈빛을 통한 성적 매력의 표현은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워싱턴 D.C.에서 근무하는 찰스 스몰(25)은 성적 매력을 표출하는 일은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이 곳에서는 좀 더 복잡하면서도 암묵적인 방식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연구가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섹스 파일’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본 K. 풀브라이트는 여성들에게서 최근 이러한 행동 변화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토론 주제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글을 게재했더니 자신의 가슴과 허리 사이즈를 밝힌 글이 쇄도했다면서 “많은 여성들이 옷을 벗는 자체가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행동은 ’섹시’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자들도 이러한 사회 변화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심리학회(APA)가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여성들과 소녀들의 ’성 사회화(sexualization)’는 자존감 저하와 섭식장애, 우울증, 불안 등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에서 심리 상담사로 활동하는 마이클 사이먼은 젊은 여성 환자들 가운데 이러한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의 상당수가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이목을 끌기 위해 성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권한이 강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매춘부’로 전락한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APA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샌타 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과의 아일린 주브리겐은 “성적 매력을 통해 얻는 권한은 록스타나 정치인들이 경험하는 힘과 같지만 이들은 이 힘을 이용해 법, 경제, 정치적 지형 변화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차이가 있다”면서 “여성들도 성적 매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이러한 힘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우스 캘리포니아 대학 사회학과의 줄리 올브라이트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터넷 사이트 ’수어사이드 걸스(Suicide Girls)’의 운영자인 미시 수어사이드는 “자신과 같은 여성이 방송이나 잡지에 등장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자신을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 “성은 여성의 일부분으로 창피하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문제가 아닌 만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시카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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