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BEING!
부부 일심동체라는 생각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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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축제의 한마당이다. 청춘 남녀의 뜨거운 만남의 결실이라 일컫는 결혼. 그러나 정작 부부가 된 뒤에는 ‘내가 왜 결혼을 했을까?’라며 후회하는 사람들. 그토록 원한 결혼에 성공했음에도 여전히 결혼하지 않은 친구를 만나면 하는 말이 ‘능력되면 혼자 살아라’이다. 이 같은 말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부부간의 정신적인 교감이 매우 중요하다.
부부 간 정신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김선희 원장은 “각자의 정신건강이 세대를 통해 유전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내 세대에 해결하지 않으면 자녀들도 똑같이 이어받게 된다는 말”이라며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큼을 시사한다.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스스로에게도 고통이지만 배우자를 힘들고 괴롭게 하는 일도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컨트롤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픔이 세대를 넘어 전달되면 결국 사회적으로 확산된다. 이런 가정이 많아질수록 사회병리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부들이 나누는 것은 대화가 아니여서 그렇게 으르렁거리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아니면 대화에 너무 집착하는 이유 때문일까. 김 원장은 “‘대화란 무엇인가? 대화를 꼭 해야하나?’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부부들의 대화 유형을 살펴보면 대화가 아주 끊긴 부부와 그 반대로 대화 강박증에 걸린 부류로 나뉜다. 두 부부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대화 강박증에 걸린 부부다. 상대방에게 대화를 하자며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그의 말에서 어떻게 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부부사이에서의 건강한 대화란 일상적이고 평범해야 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지론이다. 서로 주고받는 대화에서 상대방이 모독을 당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표현은 삼가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퇴근 후 집에 들어온 남편이 아내에게 ‘집안 꼴이 왜이래’라고 말한다면 아내가 상처받는 것은 당연한 일.
김 원장은 “개인이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공격적이거나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무제인데 특히 애매모호하게 표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서로가 말하고자 했던 내용이 정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결혼 연차, 그리고 남녀의 상황대처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결혼 초기의 부부는 이혼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매우 냉담한 특징을 보이고 결혼 7~8년 차 중년 부부는 이혼이라는 것을 서로 고함을 지른다고 한다. 부부관계에서 문제가 일어났을 때 여성은 감정적으로 더 이상 못 살겠다는 느낌이 있을 때 상담을 받는 반면, 남성은 급박한 위기 상황이 일어나야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김 원장은 “남편들은 아내가 밥을 해주고 집에 있으면 아무 문제없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내가 집에 없거나 이혼을 강하게 요구하면 그때서야 해결을 위해 행동하죠. 그리고 생활의 갑작스런 변화가 있어야만 심각성을 알게 된다”며 서로에게 상처 줄 수 있는 극단적인 표현은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부부간의 싸움은 결코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고 있는가. 모르는 부부들도 상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부부 간의 문제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면 또 누가 있냐고 되려 반문한다면 당신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지금 당신들이 싸우는 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자녀들을 한번쯤 생각해 보았는가. 아이는 부부싸움의 최대 피해자라는 것을 명심하자.
김 원장의 말에 의하면 아이들의 분노조절은 학습능력을 통해 얻게 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바로 부모들이다. 그렇데 매일 아이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결국 화를 다스리지 못하게 되고 만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싸운 뒤 아이 앞에서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뿐이다.
그럼 어떻게 대화하는 것이 옳은 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부부간의 대화 방법은 비교적 매우 간단하다. 대화를 할 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 뿐. 김선희 원장은 부부 간의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무장해제’를 하라고 말한다.
부부 간의 올바른 대화를 위한 방법과 관련해 김 원장은 “대화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말이 안 되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배우자가 하는 말의 내용에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아야 하며, 말을 할 때에는 지금 내 느낌을 말해라. 변명하고픈 말을 하는 것은 아니한 것만 못한 결과를 만든다”고 말하며 “보류의 자세, 풀리지 않았어도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남자들은 대화에서 자기 변호가 많고,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들을 하며,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자르는 경우가 많이 나타난다. 배우자 간의 건강한 대화를 위해선 어떤 태도로 임하는가가 중요한 관건이다. 먼저 배우자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기대가 크면 큰 만큼 실망도 크다는 말. 아울러 화가 났을 때에는 상대방과 대화를 하지 않아야 하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지는 태도를 사전에 숙지하자.
이렇게 조언했는데도 아직 감을 못 잡은 부부들을 위해 김선희 원장은 “배우자는 어떨 수 없이 ‘남’이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부부는 평화롭게 산다. 남이기 때문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구분지어 진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일심동체를 꿈꾸고 있다”고 지적하며 “부부지만 서로가 매우 고독한 존재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내 곁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고 마지막 비책을 꺼냈다.
부부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많은 대화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서로를 인정하는 마음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배우자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면 지금 당장 전화기를 꺼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는 것은 어떨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말처럼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 역시 가장 소중한 사람임을 잊지 말자.
/Editor 이철영, Advice 김선희(김선희 부부클리닉)원장
<자료제공=건강매거진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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