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BEING!
체중감량 따른 몸의 변화를 즐겨라
본문
어지럼증·얼굴 핼쑥 … 지방 빠지는 증거
"병 났나 봐" 지레 겁먹고 포기 말아야
-
열정적으로 회사일을 해온 45세 강재영(가명)씨는 비록 몸은 비만이지만 자신이 노력만하면 언제든지 체중은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았다.
그러던 중 시간적 여유가 생긴 지난 가을 드디어 평소 주1회 산행을 주3회로 늘리고, 등산 시간도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는 체중감량 작전에 들어갔다. 그러길 1~2개월 후 몸은 가벼워진 것 같았으나 체중은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주변의 권유대로 식사량을 줄였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회사 일을 정상적으로 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배고프고 어지러워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체중은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이전의 자신감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비만이 성인병의 주요 위험 인자로 부각되면서 강씨처럼 살을 빼려는 사람이 많다. 평소에 활동량이 적었던 사람들은 운동량만 늘려도 체중이 줄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과 함께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여야 체중을 뺄 수 있다.
적게 먹는 제일 좋은 방법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을 65:15:20으로 유지하면서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평소의 반으로 줄이는 ‘저열량·균형식’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저열량식을 하면 3~4일만에 오는 증세가 ‘어지럼증’ 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실패한다. 자기 몸에 위험 사태라도 난 양 다시 식사량을 늘린다. 쓰러지면 큰 일이 날 것 같아서란다.
그러나 신체의 생리작용을 보면 이러한 증세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하루 2000칼로리(kcal) 이상에 적응돼 있는 우리 몸은 이보다 적은 양이 들어오면 더 달라고 ‘배고픔’, ‘기운 없음’, ‘어지럼증’ 등의 증세를 일으켜 우리의 의지를 괴롭힌다.
- ▲ 유태우/서울대병원 교수
-
그래도 꿋꿋이 2주 정도를 참고 견디면 우리의 몸은 더 해봐야 안되겠다고 포기하고는 몸에 축적되어 있는 에너지, 특히 지방질을 분해 사용하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어지러운 증상은 몸이 축적한 지방질을 사용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것이다.
살빼기 두번째 관문은 ‘얼굴이 수척해지고 병색이 돈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한번 난리가 난다. “틀림없이 몸에 큰 이상이 생겼으니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등 주변에서 근거없는 불안감을 조성하여 다 된 밥에 재를 뿌린다. 이래서 체중감량에 실패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절식으로 지방질이 분해되기 시작하면 온 몸의 피하지방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데 복부나 엉덩이, 다리, 팔 등에는 워낙 지방층이 두꺼워 별 차이를 못 느낀다. 하지만 얼굴은 피하지방이 얇아 금방 변화를 알게 된다. 그래서 살이 빠지면 얼굴부터 빠진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이것도 지나야 될 단계일 뿐이다. 누가 “혹시 너 암 걸린 거 아니냐”고 물으면 “그렇게 보여”하면서 속으로는 쾌재를 불러야 한다. 처음에는 얼굴 꼴이 영 안돼 보여도 3개월을 더 버티면 제 모습이 돌아오면서 오히려 “더 젊어졌다”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저열량·균형식을 3개월 이상 하면 또 하나의 좋은 점이 소위 ‘위장이 작아진다’라는 것이다. 이전에는 많이 먹어야만 배부름을 느꼈는 데, 지금은 적게 먹고도 배부르고 오히려 조금 지나치면 금방 불편을 느낀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식사를 빨리 하면 이런 효과를 잘 못느끼기 때문에 식사시간을 최소한 20분 이상으로 가져가라는 것이다. 이는 위장 용량이 늘어나는 것과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는 것에는 10분 이상의 시간차가 있기 때문이다.
평소 배고픔을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24시간 단식을 권하고 싶다. 처음 두 끼까지는 힘들지만, 마지막 세끼를 굶으면 오히려 위장이 편안해지고 정신도 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후부터는 세끼를 꼬박 먹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양을 반씩 줄이면 된다.
/ 유태우·서울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
댓글목록 0
차안수님의 댓글
유태우박사의 반식요법이군요. 책을 읽었지만 실천이 않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