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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없고 효과좋은 B형간염 치료제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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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없고 효과좋은 B형간염 치료제 속속
'엔테카비어' '텔비부딘' 주목
내년 초 국내 들어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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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희망은 있다.”
- 최근 ‘제41차 유럽 간(肝)학회’가 열린 오스트리아 빈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나부꼈다.
세계 인구 20억 명이 감염된 B형 간염은 완치제가 없는 대표적 질병. 인터페론 등 주사제는 효과는 좋지만 가격이 비싼데다 우울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단점. 라미뷰딘 등 먹는 약은 부작용도 없고 효과는 좋지만 내성(耐性)이 생길 경우 쉽게 재발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이번 학회에선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내성이 거의 없는 새 먹는 치료제들의 임상시험 결과들이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현재 간염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먹는 약은 ‘제픽스’(성분명 라미뷰딘)다. 효능이 좋고 부작용이 적어 2002년 국내에서만 320억 원어치가 팔렸다. 최소 1년 이상 복용해야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떨어지는 효과를 본다.
그러나 라미뷰딘 성분을 계속 복용하면, 환자의 10% 이상이 1년 안에, 절반 이상이 3년 안에 내성을 갖게 된다. 홍콩 의대의 시엘라이 교수는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종을 낳는 RNA 바이러스여서 같은 약을 계속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회에서 주목을 끈 먹는 신약은 ‘엔테카비어’와 ‘텔비뷰딘’.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따르면 96주 동안의 임상 실험에서 엔테카비어를 투여한 B형 간염 환자(325명)의 94%는 간염 바이러스 농도가 현저히 낮아졌다. 반면 라미뷰딘을 쓴 환자(313명)의 치료율은 77%였다. 또 이 기간 동안 라미뷰딘에 내성을 보인 환자는 46명인 반면, 엔테카비어에 대해 내성을 보인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텔비뷰딘은 엔테카비어 다음으로 높은 치료율(88%)을 보였으며, 내성을 보인 환자는 4명에 그쳤다.
토리노 대학(이탈리아)의 마리오 리제토 교수는 “현재 통용되는 주사제 인터페론은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라며 “엔테카비어 등을 먹는 것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치료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모리스 셔먼 교수는 “엔테카비어, 텔비뷰딘, 라미뷰딘, 아데포비어 등을 섞어 먹으면 더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학회에 참석한 국내 간 전문의들은 “엔테카비어와 텔비뷰딘은 늦어도 내년 초에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라고 전했다.
◆B형간염 환자의 생활수칙
=음주와 흡연을 삼가한다.
=의사의 처방 없이 감기약·피부약 등을 먹지 않는다.
=잠을 충분히 잔다.
=과식하지 않고 조금씩 자주 먹는다.
=면도기, 손톱깎기 등의 위생도구는 따로 쓴다.
=6개월마다 혈액·복부 초음파 등의 간 검사를 받는다.◆B형간염 치료약의 장단점
치료성분명
장점
단점
인테페론
치료 후 재발이 적다
탈모,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
라미부딘
부작용이 적다
1년 이상 복용하면 내성이 생긴다
아테포비어
내성발생·재발가능성이 적다
가격이 비싸다
엔테카비어
연구초기 단계다. 부작용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
텔비부딘
/오스트리아 빈=송혜진기자 enav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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