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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과 담배에 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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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과 담배에 관한 오해
계란은 콜레스테롤 덩어리? 슬림형 담배는 덜 해롭다?
- ‘50g짜리 완전식품’ 계란의 지위는 여전히 형편없다. ‘콜레스테롤 덩어리’라는 잘못된 인식 탓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계란 소비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그런가 하면 1996년 출시된 굵기가 가는 에쎄 담배는 2003년 한해 동안 총 203억5200개비가 판매됐다. 덜 해롭다는 ‘오해’ 덕분에 KT&G 판매 담배량에서 압도적 1위를 했다. 계란과 에쎄 담배에 대한 한국인들의 ‘잘못된 건강인식’의 허실(虛實)을 짚어본다.
- 계란은 콜레스테롤 덩어리?
혈관질환 무관… 오히려 두뇌건강에 좋아
미국해외농업처(FAS) 2001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계란 소비량은 연간 170개. 일본(346), 대만(342개), 중국(301개), 미국(258개), 프랑스(265개) 등의 50~70% 수준이다. 조사대상 26개국 중 19위였다. 그나마 제과, 제빵, 유제품, 마요네즈 등의 생산에 소요되는 간접소비량 100~120개를 빼면 직접 소비량은 1인당 60~70개 수준이다. 대한양계협회 최영훈씨는 “최근의 웰빙열풍에다 조류독감 파동까지 겹쳐 2004년 소비량은 FAS의 2001년 공식 통계보다 10%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계란 한 개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의 양은 470㎎ 안팎.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300㎎ 이하의 콜레스테롤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1970~1995년 계란 소비가 24% 정도 감소하는 등 세계적으로 계란 소비가 한때 감소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계란 노른자 속의 레시틴이란 성분이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계란을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지 않으며, 콜린이라는 성분은 두뇌 활동에 도움을 줘서 기억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치매를 예방한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계란 소비가 다시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한기훈 교수는 “고지혈증은 대부분 체질 때문에 비롯되며, 음식이 원인인 경우도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나 튀김이 문제”라며 “그러나 심장병 환자인 경우엔 계란의 섭취를 1주일에 3개 이하로 제한한다”고 말했다.
- 슬림형 담배는 덜 해롭다?
‘低타르·低니코틴’도 나쁜영향 차이없어
슬림형 담배의 대명사격인 에쎄는 KT&G의 담배판매 중 27.4%를 차지해, 국산담배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디스(14.8%), 3위는 디스 플러스(12.4%), 4위는 타임(6.8%)이다. KT&G 관계자는 “여성용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판매 점유율이 기껏해야 2% 정도 남짓일 것으로 추정했다”며 “굵기가 가는 슬림담배는 니코틴이나 타르도 적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서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에쎄 한 개비의 타르와 니코틴은 각각 6.5㎎과 0.65㎎으로 디스(7.0, 0.75)나 타임(6.0, 0.6) 등 다른 담배와 별 차이가 없다. KT&G가 2004년 3월 출시한 에쎄원(1.0, 0.1)과 에쎄필드(2.5, 0.25)만이 저타르·저니코틴 담배다.
2004년 영국의학저널에 보고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타르 함량이 7㎎인 저타르·저니코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폐암 발병률과 사망률은 중·고타르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 미국국립암연구소는 2001년 ‘저타르·저니코틴 담배는 ‘장삿속’에 불과하며 건강과 무관하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는 저타르·저니코틴 담배를 광고해 판매량을 늘린 혐의로 담배조합에 대한 집단소송이 일어나 1심에서 원고측이 100억달러 승소판결을 받은 바 있다.
금연운동협의회 김일순(전 연세의대교수) 회장은 “저니코틴·저타르 담배는 흡연자들이 더 자주, 더 깊게 연기를 빨아들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저타르·저니코틴 담배가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란 것은 흡연자의 희망일 뿐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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