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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성 기능, 0.7mm에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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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사이]남성의 성 기능, 0.7mm에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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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필통 안에 자리잡은 샤프펜슬이 그야말로 필기구의 주인공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학용품의 대명사이자 아이들 선물의 단골메뉴 또한 샤프펜슬이었던 그 시절, 가끔씩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디자인이 세련된 신제품이 나오면 아이들은 저금통을 털어서라도 그걸 가지려고 애썼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디자인을 가진 샤프펜슬의 출현을 능가하는 획기적인 사건이 있었다. 뭉뚝한 연필심에 비해 그렇게 가늘게 보이던 0.7mm의 샤프심이 3분의 1이나 더 가늘어져서 0.5mm크기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그날 이후 0.7mm의 샤프심은 1위 자리를 내줬지만 필자는 어린 시절 샤프펜슬을 다룰 때마다 가느다란 0.7mm 샤프심이 부러질까 걱정했었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필자는 또다른 0.7mm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성기능장애의 전문가로 살고 있다. 샤프심은 0.7mm에서 0.5mm로 발전했건만, 성기능에서 0.7mm는 더 이상 줄어서는 안 되는 정상과 비정상의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남성의 성기능을 대표하는 발기 현상…. 이는 음경의 발기 해면체라는 혈액 실린더 속에 혈액이 충만되어 생기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 해면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해면체 동맥이 발기될 때 정상 굵기가 바로 0.7mm선이다. 이보다 혈관의 크기가 가늘어지거나 그 크기는 유지되더라도 혈관에 찌꺼기가 차게 되면 혈류는 지장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동맥 경화’라는 현상으로 해면체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동맥성 발기부전’의 주된 이유다.
전체 발기부전에서 가장 많은 이유야 심리적인 문제이지만, 특히 나이든 남성의 발기부전은 이 동맥경화라는 혈관 문제일 때가 많다. 이런 이유로 발기부전의 문제를 가진 남성들의 혈관을 혈관초음파 도플러 검사로 확인해야하는 필자는 언제나 0.7mm의 혈관크기와 초당 0.25미터 이상의 동맥의 혈류속도, 그리고 정맥의 유출여부에 쏠려있다.
발기부전의 환자들에게 0.7mm의 혈관크기를 말하면 언뜻 와 닿지 않아 하지만, 이내 발기를 일으키는 혈관의 굵기가 샤프심 만하다고 설명해주면 그때서야 깜작 놀랜다. 실제로 더욱 눈여겨볼 점은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나 뇌혈관의 주요 가지는 발기를 일으키는 혈관보다는 훨씬 굵다는 사실에 있다. 즉, 혈관질환에서 그 굵기가 더욱 가는 혈관의 문제인 발기부전이 먼저 나타나고, 추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중풍으로 불리우는 뇌혈관 질환이 쫓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남성들은 발기부전 쯤이야 나이들어 당연히 생길 수 있는 문제이고, 별로 성욕도 없는 데 발기가 되든 말든 뭐그리 대수냐는 말을 할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발기부전은 다른 혈관질환의 조기 경보이자, 혈관기능 손상으로 발기에 문제가 있으면 심장이나 다른 혈관에도 앞으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부부의 행복한 성생활이라는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건강문제에서도 혈관성 발기부전은 꼭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이런 점에서 성기능을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 동맥경화에 영향을 주는 성인병을 다스려야 하고, 정신적인 문제나 스트레스에 유념해야 한다. 또한, 동맥경화에 영향을 주는 흡연이나 음주 등의 생활습관도 바꾸는 것이 좋다.
성생활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건강에 너무나 중요한 요소인 혈류순환!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생활습관이 바로 운동이다. 3만명 이상을 연구했던 베이콘 박사의 논문을 보면, 운동을 하지 않는 중년 남성은 발기부전의 위험성이 30%나 더 높다. 쉬운 예로 가만히 앉아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TV를 보는 베짱이의 경우 발기부전의 위험성이 30% 이상 증가한다. 하루 종일 앉아있는 사무직이나 컴퓨터 작업자, 운전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도 마찬가지다. 혈류순환을 강화시키는 심혈관 운동이야말로 이 0.7mm짜리 혈관을 아끼는 최고의 명약이자, 침대에서 황제가 되는 비법이란 점은 필자가 여러 번 강조해왔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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