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BEING!
소주에 식초 타 마시면 숙취 줄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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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발효식품 중 하나이자 건강식품인 식초가 유독 한국에서만 홀대를 받고 있다. 국민 1인당 연간 식초 소비량은 평균 0.9L로 일본(4L)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또 고급 식초가 많은 외국에 비해 몇 년 전까지 우리나라는 알코올에 속성 발효시킨 양조식초가 대부분이었다. 일본 등과 달리 희석된 식초를 음용하는 문화도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2~3년 전 음용 식초 붐이 일었지만 1년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영양학자들은 "세 번이나 노벨상의 주인공이 됐을 정도로 영양학적 효능이 뛰어난 식초를 더 많이 섭취하고, 나아가 음용하는 문화가 아쉽다"고 말한다.
- ▲ 헬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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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충전, 다이어트, 고혈압 완화에 효과
식초를 마셔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원기 충전. 노벨 생리·의학상을 통해 입증된 것도 바로 이점이다. 우리 몸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당(糖)을 이용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식초의 '유기산'이 에너지 생산을 더 활발하게 한다는 것. 그 밖에 식초가 피로물질 '젖산'을 분해해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것과, 식초가 스트레스 해소 호르몬의 생성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도 노벨상을 통해 입증됐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고혈압·고지혈증 완화 등의 효과도 주목 받고 있다. 스웨덴 룬드 대학 연구팀은 식초가 체내에서 인슐린 반응에 관계하고 포만감을 증폭시켜 다이어트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2005년 유럽임상영양학회지에 발표했다.
일본의 연구팀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180~260㎎/dL) 남녀 95명에게 12주간 식초를 마시게 했더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3~14㎎/dL 하락했고, 음용을 그만 둔 뒤에도 낮아진 콜레스테롤 수치가 그대로 유지됐다고 최근 일본영양·식량학회에 발표했다.
- ▲ 와인식초의 '폴리페놀' 성분은 항산화 효과가 있다. / 헬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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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본 미츠칸그룹 연구소는 60명의 고혈압 환자(최고 혈압 150㎜Hg 이상)에게 식초가 15~30mL 함유된 음료를 8주간 마시도록 했더니 혈압이 평균 11~15㎜Hg 내려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한민국은 '식초 후진국'일본은 초절임 등 식초를 이용한 전통음식이 많고 '흑초' 등의 음용 식초 문화가 일찍 자리 잡았다. 또 중국의 4대 식초(노진초·老陳醋, 진강향초·鎭江香醋, 보녕초·保寧醋, 영춘노초·永春老醋)나 이탈리아의 발사믹 식초 등은 고가품(高價品)으로 정부나 생산지역의 자체 연합에서 특별관리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김윤숙 박사는 "외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식초를 이용하는 음식이 적고, 음용할 만한 고급 식초의 종류도 다양하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은 신 맛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 흑초에는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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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흔히 요리에 사용되는 조미식초는 에탄올에 초산균을 넣어 하루나 이틀 만에 속성 발효시킨 '양조식초'나 석유에서 추출한 빙초산에 물을 첨가한 '합성식초'가 대부분이다. 에탄올에 사과농축액이나 현미 농축액을 소량 첨가해 발효시킨 '사과식초'나 '현미식초'도 양조식초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일본은 과실이나 곡류 등 원료 100%를 발효시켜 만든 '순 발효식초'가 전체식초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또 식초에 간장과 설탕 등을 첨가해 요리에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배합식초'도 다양하다. 샘표기술연구소 이종열 연구원은 "일본은 비타민, 미네랄 등이 많이 함유된 프리미엄급 식초가 인기며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식초를 희석해 마셔라
- ▲ 채소ㆍ곡류ㆍ해조류와 먹 으면 비타민ㆍ미네랄의 체내 흡수 도와 준다. /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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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시판되는 대부분의 양조식초는 속성발효를 위해 알코올에 바로 초산균을 주입한 것으로 비타민, 미네랄, 생리활성 물질이 충분하지 않다.
반면 곡류나 과실 같은 원료 100%로 1차 발효시켜 술을 만든 후에 2차 발효시켜 만든 식초는 원료가 갖고 있는 영양성분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식초를 음용하고자 한다면 과실이나 곡류 100%로 만든 식초가 좋다.
대상중앙연구소 김성필 연구원 "마시기 적절한 식초의 산도는 0.7~1%다. 시중에 나온 음용식초는 산도가 1~2.5%로 다양한데, 산도가 1% 이상인 경우는 물에 희석해 마시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 ▲ 원료 100%로 만든 식초는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다. / 헬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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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에는 위에 부담이 가므로 식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우유나 두유에 식초를 조금 타면 시큼하고 톡 쏘는 맛이 상쇄되고 식감(食感)도 부드러워진다. 빙수나 과일 주스를 만들 때 식초를 넣어도 좋다. 소주에 식초를 타면 식초의 아세트산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줘 숙취를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식초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체내 흡수를 도와주므로 채소, 곡류, 해조류, 콩류 등과 함께 섭취하면 상승효과가 난다"며 "특히 비타민C, 칼슘보조제와 함께 섭취하면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잠깐! 이것만은
식초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석유를 원료로 한 빙초산에는 초산 외에 다른 유기산은 전혀 함유돼 있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빙초산을 '식품첨가물'로 지정하고 있다. 산도(99%)가 높고 가격이 저렴해 단무지, 피클 등 절임류 생산업체나 대량으로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나 업소 등에서 이용한다. 무좀 치료나 티눈 등을 제거하기 위한 의약품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선 빙초산에 중금속과 비소 등의 유해물질이 존재 할 가능성이 있어 피클과 같은 절임 가공식품용으로는 인정하고 제품의 직접판매는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빙초산에 물을 탄 합성식초는 물론이고, 빙초산 원액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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