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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성욕 "이젠 느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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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헬스조선(www.healthchosun.com)은 의료상담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카운셀링’코너에서 1:1 의료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과 경희대 한방병원을 비롯해 약 90명 가량의 각 분야 전문의들이 질문의 답변을 담당합니다. 앞으로 헬스조선은 질문이 채택된 분들을 대상으로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고 관련 내용을 연재할 계획입니다. <헬스조선 편집팀>
Q: 저와 남편은 한두 달에 한번 정도 관계를 가집니다. 남편은 원하고 좋아하는데 저는 전혀 욕구가 생기지 않는 겁니다. 어쩔 땐 남편에게 너무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너희 남편 바람 피우겠다”며 저더러 “심한 것 아니냐”고 합니다. 그래서 억지로 응해보지만 매번 빨리 끝나기만을 재촉하게 됩니다. 즐거움은 전혀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오르가즘도 느끼고 즐길 줄도 알았는데 시댁식구들과의 불화로 남편에게 신뢰가 떨어지고 난 이후부터는 성관계를 거부하게 됐습니다. 남편에게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유독 저와의 성관계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일종의 복수를 생각한 겁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보니 진짜로 성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그런 것을 이용합니다. 남편이 미운 짓 할 때마다 덩달아서 관계를 거부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미워하면서도 잘하던데 그리고 싸우고 나면 부부관계를 하고 나면 풀린다고 하던데 저는 왜 그런가요? 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가요?A: 현재 님은 표면적으로 성욕저하증에 해당되는 문제를 안고 있지요. 우선 문제의 원인을 찾아서 교정하는 치료를 받아야겠지요? 그런데 님이 그 원인을 어느 정도 알고 계셔서 다행입니다. 한국에는 성기능장애라고 하면 무조건 성기의 문제로 몰아서 이상한 수술만 해대고, 이런 문제의 심리적 갈등이나 기피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하고 치료법조차 모르는 자칭 전문가들이 너무 많은 게 참으로 개탄할 일이지요.
님은 비록 현재 문제가 심각하나 나름대로 자신의 문제를 볼 줄 아시고, 다만, 문제의 뿌리가 해결되지 않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이지요. 이제 그 문제의 뿌리가 가져다 준 여파를 님이 겪고 있습니다. 남편에 대한 분노감정이나 불만은 그 문제 자체에서 풀었어야 하는데, 님은 성과 관련하여 태업하는 형식으로 문제를 컨트롤 해왔던 점이 문제지요.
그렇다고 님이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이라고는 말하기 어렵고, 다만 님의 내면에 남편과의 분노감정이나 남편 역시 왜 이렇게 되도록 내버려뒀는지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지요. 이는 당사자들끼리 해결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님은 장기적인 성기피로 인해 성 흥분 반응이 이제는 차단된 경우로 다시 정상적인 성 흥분 반응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심리치료와 성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님의 남편에 대한 분노감정과 님이 쓰고 있는 방어기제도 좀 풀어야 할 것입니다. 병원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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