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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도 못 넣으면서 문전만 더럽히는 ‘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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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성들의 가슴속 말 못할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조루(Premature Ejaculation)’가 아닐까? 필자는 가끔 특별히 지루나 사정 불능이 아닌 다음에야 남자들 대부분이 자신은 조루가 틀림없다고 확신하거나 적어도 조루가 아닐지 심정적으로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심지어 의사라는 내 남편도, 내가 아무 불만이 없고, 객관적 잣대로 사정에 전혀 시간적 하자가 없음에도 자신이 조루가 아닌지 묻기도 하니 말이다.
남편의 조루로 부부문제가 생기는 전형적인 케이스를 보면, 30대 초반의 주부 L씨 같은 경우다.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리는 남편의 빠른 사정으로 지난 5년간의 결혼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제대로 삽입된 상태를 즐기지도 못하고 들어오는가 하면 곧 사정을 해버리니 이건 골도 못 넣으면서 문전만 더럽힌다는 생각이 든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1년은 발기에도 문제가 생기더니 급기야 남편이 섹스 자체를 하려고 들지 않는다. 성욕이 생길 때마다 의사표시를 하는데 어떤 때는 구걸하는 것 같아 여간 비참한 게 아니다. 이러다가는 진짜 딴 남자랑 바람이라도 나지 싶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남성들은 조루 자체를 파트너에게 부끄러운 결격 사유로 느낀다. 파트너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큰 것이다. 실제 여성들이 느끼는 것보다 남성이 조루를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여성들과 상의하거나 도움을 구하는 것은 생각도 못한다. 혼자 해결책을 찾아보거나, 파트너를 실망시킬까봐 오히려 섹스를 기피하게 되니 파트너의 오해를 사기도 하는 게 현실이다.
조루는 남성의 사정 장애 중 가장 흔한 형태다. 연령과 무관하게 남성의 30~50%에서 나타나고, 남성 성기능 장애 환자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조루는 명확하게 한마디로 정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어떤 사람들은 삽입 후 1분 이내로 사정하는 경우라 하고, 또 어떤 전문가들은 10회 이내의 피스톤 운동으로 사정하는 경우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신과에서는 조루를 성행위 도중 사정과 오르가즘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반복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약해져 그것을 원하기도 전에 사정이 일어나는 경우라고 규정한다. 즉, ‘자의적 사정 조절에 균형을 잃은 상태’를 말한다 하겠다.
남자들은 왜 사정을 참기 어려울까? 성적 흥분이 고조되면서 전립선과 정낭에서 분비되는 액과 정자가 섞인 정액이 요도 끝에 모이는 ‘사출’이 일어나는데 이때가 되면 더 이상 참기 어려운 충동이 뇌로 전달되면서 사정반사반응이 일어난다. 많은 남성들이 사정 조절에 실패하는 이유는 정신적 장애에 의해 뇌에서 사정 조절을 잘 못해서 그러하기도 하지만 요도, 귀두부의 감각이 너무 예민하거나 성행위에 대한 불안감, 잘못된 성행위 습관, 전희 등 성 테크닉의 불안정, 스트레스, 성신경계 이상 등이 조루의 또 다른 원인이다.
조루증의 자가 치료법은 행동요법으로 정지-시작법(stop-start method)과 스퀴즈 요법(squeeze technique)이 있다. 정지-시작법은 사정감을 느끼기 직전에 성행위나 자위행위를 멈추고 완전 발기된 페니스가 절반가량 이완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사정감을 느끼기 전까지 성행위를 계속한다. 이와 같은 행위를 3회 반복한 후 4회째 사정한다.
스퀴즈 테크닉은 사정이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면 페니스를 빼낸 후 엄지손가락을 위로 둘째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을 아래로 하여 귀두와 음경이 만나는 부위를 움켜잡고 힘껏 누른다. 사정 충동감이 지연된 후에 다시 성행위를 한다. 페니스를 빼낸 후 페니스 목을 조른 후 다시 집어넣는 단순한 동작이다. 1개월 이상 지속하면 사정시간을 지연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혼자 쉽게 실행할 수도 있으며 조루를 해결할 수 있는 맨손 체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행동요법은 심리적인 요인을 경시한 부분이 있고 섹스 파트너의 협조가 전제되어야 그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제약이다. 또 실행을 위한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기도 하다.
의학적으로 조루의 효과적 치료는 성반사를 억제하는 알려진 약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다. 국소마취크림 같은 것이 조루 예방 및 국소 혈류 촉진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어 왔다. 최근 임상적인 연구가 가장 활발한 분야로 중추신경계에서 세로토닌의 양을 높여주는 SSRI 제재들이 조루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렇게 사정중추에 작용하여 사정반사를 지연시키는 약물을 복용하면 약 70%의 조루 남성이 사정시간이 지연되는 뚜렷한 변화를 보인다.
하지만 재발률이 높다는 문제점은 있다. 여성 배우자가 협조를 하지 않고 무관심한 경우나 섹스 파트너가 없는 남성, 우울증을 동반하는 조루증, 행동요법으로 실패한 조루증은 약물복용에 의한 치료가 적합하다.
조루증 유무 따라 섹스 질 확연히 달라져
우울증 치료제들이 그 부작용으로 사정장애를 일으키는 데 착안, 이들 약제가 조루증 치료제로 이용된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은가? 가끔 조루로 병원에 왔는데 왜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하냐고 황당해하거나 심지어 화를 내는 환자들도 있는데, 한참을 설명해 이해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개발되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음경배부 신경차단술은 음경 말단인 귀두부위로 가는 신경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절제하여 페니스 귀두의 과민한 성적 감각을 무디게 하여 사정을 지연시키는 수술이다. 논란이 많아 교과서에서는 논하지 않지만 임상에서는 대상만 잘 선택된다면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수술이다.
남자는 성행위 중 극치감을 제외하면 고원기에서 가장 좋은 성적 쾌감을 느낀다. 성적 흥분이 점진적으로 고조되어 오르가슴이라는 정상이 가까이 보이는 높은 언덕에 올라서서 음경을 율동적으로 자극하며 정상에 이를 때까지 완급을 조절하면서 강렬한 성적 쾌감을 즐기는 것이다. 조루증 환자는 급격히 흥분하고 고원기에서 오래 머물 수 없다.
정상인은 이 지점에서 잠시 머물 수도 있고 클라이맥스에 도달시킬 수도 있는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조루증 환자는 그런 조절 능력이 없기 때문에 고원기에 도달하면 곧 사정해 버리는 것이다. 정의가 어떠니 원인과 치료가 어떠니 논란이 많지만 조루증 유무에 따라 섹스의 질이 확연히 달라지고 부부사이의 친밀감에 차이가 생기는 데는 이견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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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님의 댓글
꼭 국대 축구 선수넘덜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