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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외롭게 하는 ‘남편의 몹쓸 갱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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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오모(40)씨는 지난해 겨울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짜증도 많아진 남편과 함께 새해를 맞아 활기찬 출발을 다짐했지만 뜻대로 안돼 걱정이다. 기력이 떨어지고 조금만 무리를 해도 쉽게 지치는 남편은 잠자리도 자꾸만 피한다. 잠을 설치고 사소한 일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기억력도 현저히 떨어진 것 같고, 몇 달 사이 배도 더 나온 것 같아 걱정이다. 이 사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나도 갱년기? 체크 리스트
남성 호르몬 수치가 10nmol/L 이하이면서 발기력 저하, 피로감, 불안감 등으로 불편을 겪는 경우 ‘테스토스테론 부족 증후군(TDS·Testosteron Deficience Syndrome)’으로 진단한다. 우리나라 40~50대 남성 20% 정도가 TDS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음의 갱년기 증상 체크리스트로 자가진단을 해보자. 각 항목마다 증상이 없음 1점, 조금 있다 2점, 보통이다 3점, 심하다 4점, 매우 심하다 5점 자료제공 분당차병원
1. 전반적으로 몸이 편안하지 못하다. ( )
2. 뼈마디와 근육이 아프고 시큰거린다. ( )
3. 이유 없이 식은 땀이 많이 흐르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 )
4. 잠을 잘 자지 못한다. ( )
5. 자주 피곤하고 잠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 )
6. 공격적이며 작은 일에도 쉽게 당황해 한다. ( )
7. 짜증이 잘나고 예민해진다. ( )
8. 왠지 불안하다. ( )
9. 몸이 축 쳐지고 피곤하다. ( )
10. 근육이 줄고 근력이 떨어진다. ( )
11. 기분이 가라앉고 괜히 울적하다. ( )
12. 이제 인생의 전성기가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 ( )
13. 감정이 다 소진된 기분이 든다. ( )
14. 수염이 잘 자라지 않는다. ( )
15. 성생활 횟수가 줄었다. ( )
16. 아침에 성기가 발기하는 횟수가 줄었다. ( )
17. 성욕이 감퇴했다. ( )체크 결과 점수 합계가 17~26점 정상, 27~36점 갱년기 초기, 37~49점 중등도 갱년기, 50점 이상 치료 필요한 심한 갱년기
Chapter 1. 남성 갱년기, 정말 있나?
여성은 호르몬 분비가 중지되는 시기가 분명하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다. 남성 호르몬은 30대 중반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40세 이후엔 매년 1~2%씩 감소하고, 70세에 이르면 젊었을 때의 1/3로 줄어든다. 호르몬 감소로 인한 갱년기 증상, 내 남편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먼저 알아보자.
남성 갱년기는 없다, 있어도 호르몬 영향이 아니다는 주장
뉴잉글랜드연구소 존 매킨리 박사는 1700명을 대상으로 한 메사추세츠남성노화연구를 분석한 결과 남성의 갱년기 장애는 허구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남성의 갱년기 장애란 성욕 감퇴 현상을 만회하기 위해 호르몬 대체요법이 필요하다고 지레 짐작하는 남성들을 이용하려는 제약회사들의 상술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급격한 호르몬 분비 저하를 겪는 중년 여성과는 달리 남성호르몬은 1년에 1%라는 매우 느린 속도로 저하현상을 보이며 폐경 증상을 입증할 만한 아무런 경험적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매킨리 교수는 남성의 5%는 임상적으로 호르몬 분비 저하 현상을 보이지만 갱년기여서가 아니라 당뇨, 심장질환, 우울증 등의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특히 흡연과 과음 등 불건전한 생활습관이 호르몬 분비 및 성 기능 저하를 가져온다고 지적하고 “중년 남성에게는 체중 증가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저하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만큼 뚜렷하진 않지만 남성도 갱년기가 있다는 주장
그러나 일부 의사는 남성에게도 여성만큼 뚜렷하진 않지만 갱년기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40대 중반 이후 성욕이 감퇴하고, 자주 피곤하며, 팽팽하던 근육이 늘어지는 것은 호르몬 분비가 예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감소한 만큼 호르몬을 투여하면 예전처럼 팽팽한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매킨리 교수가 주장하는 질병이나 나쁜 생활습관들이 결국 호르몬 저하에 영향을 미쳐 갱년기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남성 호르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미국 세인트루이스의대 존 몰리 박사는 “높은 흡연율과 과도한 음주 습관을 가진 한국 남성들은 갱년기 증상을 일찍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흡연율과 음주율이 높아 많은 남성들이 갱년기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남성은 30세 이후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매년 1%씩 감소하면서 성욕 감소와 발기력 감소, 피로, 근육 및 근력 감소, 기억력 감소 등 여러 가지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40대 남성의 5%, 70대 남성의 70%가 정상보다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보인다"고 말했다.
Chapter 2. 남편의 갱년기 치료 위한 선택, 남성호르몬제
남성호르몬, ‘회춘(回春)의 묘약’일까? 일부 의사들은 남성호르몬제야말로 꺼져만 가는 중년 남성의 몸을 일깨워 줄 명약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남성호르몬 치료는 효과만큼 부작용도 만만찮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제대로 파악해 갱년기 증상을 보이는 남편에게 조심스레 권해보자.
남성호르몬제 치료, 어떻게 하나?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으려면 병원에서 호르몬·혈액·콜레스테롤·간 기능 검사 등을 먼저 받아야 한다. 부작용 여부를 미리 체크하고 호르몬 수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다. 검사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10~35nmol/L)보다 낮으면서 남성 갱년기 증상이 심하다면 일단 치료 대상이 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도 치료 대상이다. 남성호르몬 치료제 ‘네비도(바이엘쉐링)’를 대사증후군 환자와 호르몬 부족 남성 54명에게 30주 동안 투여했더니 체중, 체질량 지수, 허리둘레 같은 신체 지수가 개선됐으며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 등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실험에 의하면 성욕과 발기능력이 개선되고, 만성 피로감이 사라지며, 기분도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몬 수치가 정상인 사람이 성욕과 발기능력 향상을 위해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엔 잠깐 동안만 효과가 있을 뿐이다. 1년 정도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80~90% 정도는 호르몬 수치가 정상치에 다다르고, 남성 갱년기 증상도 상당부분 개선된다. 그러나 호르몬 치료를 중단하면 수치가 다시 떨어질 수 있으므로, 호르몬 수치와 환자 증상을 감안해 치료를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부작용, 반드시 체크하자!
호르몬 치료의 가장 큰 부작용은 전립선암이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수면무호흡증 등도 유발 또는 악화될 수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있다. 또 간(肝) 독성이 있으며, 혈액 속 적혈구가 과다하게 증식해 최악의 경우 혈전증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치료 전 반드시 필요한 검사를 받아야 하며, 그 후에도 첫 1년간은 3개월에 한 번씩 부작용을 점검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안태영 교수는 “남성 호르몬 치료는 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 증상이 심한 사람에게만 선택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며 “남성 호르몬 치료가 ‘젊어지는 치료’는 아니며, 호르몬 수치가 정상인 사람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호르몬제의 종류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에는 먹는 알약, 붙이는 패치, 바르는 겔, 근육 주사 등이 사용된다. 과거엔 ‘데포주사’라는 호르몬 주사가 많이 쓰였는데, 부작용인 간 독성이 심해 최근에는 사용이 많이 줄었다. 패치는 흡수가 빠르고 흡수율도 높지만 피부 트러블이 잘 생기며 번거로워 요즘은 잘 사용되지 않는다. 알약도 약물 흡수가 잘 안 돼 사용이 감소하는 추세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피부에 바르는 겔과 2~3개월에 한번 맞는 근육 주사다. 겔 타입의 ‘테스토겔’은 피부에 직접 흡수되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장점이다.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하며, 하루 1~2회 복부나 어깨 등에 바른다. 주사제 ‘네비도’는 약효가 2~3개월간 일정하게 지속된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가장 많이 처방 된다. 과거의 호르몬 주사는 약효 지속 기간이 짧은 것이 문제였다. 네비도는 발기부전치료제와 동시에 처방 되는 경우도 많다. 약물요법과 식사 조절, 운동, 생활습관 교정 등을 함께 실천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호르몬보다 좋은 것, 싸게 구할 수 있다?
‘갱년기 증상 개선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며 건강기능 식품을 허위·과대 광고하는 업체를 조심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는 소비자단체와 함께 인터넷 등에 허위·과대 광고를 일삼은 건강식품 제조 및 판매 업체를 조사, 64개 업소를 적발해 58개 업체에 대해 고발 조치했다. 이들은 특히 성기능 개선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허위·과장 광고를 인터넷에 무차별적으로 게재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 의약·식품 학자의 검증되지 않은 논문이나 의견을 인용해 특별한 약효를 가진 것처럼 광고해 시민들을 현혹해 왔다. 서울시는 “검증 받지 않은 논문이나 의견을 인용해 건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키우는 허위ㆍ과대 광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들의 갱년기 증상 완화 Tip
미 의학뉴스 웹진 <헬스데이 뉴스>는 호주 모나쉬의대가 내놓은 남성 갱년기 증세 완화에 대한 조언 6가지를 소개했다. 갱년기 증상을 보이는 남편의 활기찬 중년을 위해, 제안해보자.
▲ 수면을 충분히 취할 것.
▲ 유산소 운동, 근육 운동, 유연성 강화 운동 등을 규칙적으로 할 것.
▲ 채소, 과일, 육류, 어류, 유제품의 양을 균형 있게 맞추는 등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할 것.
▲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아 심장 질환, 발작, 고환암, 전립선암 등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
▲ 호르몬 수치를 검사할 것. 보통 40∼55세에 남성 신체에서 중요한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 중년 남성 건강 악화의 주범인 스트레스와 근심을 줄일 것. 스트레스 해소법으로는 운동과 휴식,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대화 등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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