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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전립선암, 진행 빠른 '악질' 많아
작성자 : 최영창
작성일 : 2009.02.12 08:52
조회수 : 2,077
본문
한국인 전립선암, 진행 빠른 '악질' 많아
한국인의 10대 癌 완전정복-전립선암
- 조기 수술 시 10년 생존율 70~80%
로봇 수술, 발기부전 등 부작용 줄여
전립선암은 비교적 간단한 혈액 검사로도 조기 검진이 가능하고, 발견돼도 진행 속도가 폐암의 20% 정도로 느린 편이어서 '순한 암' 또는 '자비로운 암'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전립선암에 대한 이런 평가는 이제 수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연구결과 한국 남성들이 걸리는 전립선암의 약 76%가 일단 걸리면 다른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독한 암'이란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전립선암 발생 빈도가 훨씬 높은 미국의 경우 전립선암 중에서 '독한 암'의 비율은 30%에도 못 미치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 전립선암의 특징은 뚜렷하다.
- ■ 한국형 전립선암이 더 독한 이유는?
한국 남성들에게 발생하는 전립선암이 '독한 암'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이 말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서울아산병원이 지난 2005~2007년 전립선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 611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암 세포 분화도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 대상 전립선암 수술 환자의 75.7%가 '높은 악성도(분화도 7 이상)'를 보였다. 전체 연구 대상 환자의 평균 연령은 64.7세였으며, 암세포는 전립선 내에만 국한돼 있었다(T1~T2 병기).
전립선암이 남성 암 발생 빈도 1위인 미국의 암학회(ACS)나 하버드대 등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전립선암 환자 중에서 T1~T2병기에서 '높은 악성도(분화도 7이상)'를 보이는 환자는 평균 30%에도 못 미친다. 분화도란 암 세포가 얼마나 빨리 자라고 다른 부위로 전이될 것인지 등을 예측하는데 사용되는 지수. 분화도가 2~4면 '낮은 악성도', 5~6이면 '중간 악성도', 7~10이면 '높은 악성도'를 보인다고 판단한다.
-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홍준혁 교수는 "한국인의 전립선 암세포는 '높은 악성도'일 가능성이 높아, 같은 병기의 미국 환자와 비교했을 때 암 세포가 더 빨리 자라고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 때문에 수술이 가능한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매우 힘들어진다. 치료를 했다고 해도 다른 장기나 뼈로 전이되거나 재발할 가능성 역시 높아 조기에 전립선암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전립선특이항원 검사의 중요성 커
한국 전립선암은 '독한 암'일 확률이 높다는 말은 조기발견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빨리 자라거나 다른 부위로 전이되기 전에 치료를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은 간단한 혈액 검사로 비교적 정확하게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이를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라고 한다. 검사 결과 수치가 4ng/mL 이하이면 일반적으로 정상으로 본다. 4~10ng/mL에서는 약 15%, 10~20ng/mL일 때는 약 30% 정도가 각각 전립선암 발생 확률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PSA 검사에서 암으로 의심되면 조직 검사로 암 여부를 최종 확진한다.
■ 수술 부작용 점차 줄어
전립선암으로 확진돼도 모두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기대 여명이 10년 이상이며, 수술을 견뎌낼 만한 체력이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이런 사람들은 수술로 전립선을 제거하며 경우에 따라 정낭을 함께 제거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을 수술하는 것은 암세포가 전립선 안에 국한돼 있고 분화도가 보통 정도인 경우다. 전립선을 제거하면 10년 생존율은 70~80%다.
과거에는 전립선 절제 수술을 한 경우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으나, 최근 로봇수술인 '다빈치'가 전립선암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연구결과를 보면 다빈치를 이용한 전립선암 수술 뒤 1년 이내에 요실금이나 발기부전이 나타날 확률이 3% 수준이었다. 종전 수술법으로는 1년 이내에 요실금이 생길 가능성은 10%, 발기부전이 생길 가능성은 50%였다.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정병하 교수(대한전립선학회 회장)는 "최근 다빈치 등 로봇으로 수술하는 사례가 늘면서 주변 신경을 다치지 않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져 부작용이 거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암 세포가 전립선을 벗어나 정낭 등으로 전이됐거나, 환자가 수술을 이겨낼만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때에는 ▲방사선 요법 ▲고밀도 초음파 집속술 ▲냉동치료법 등의 치료법을 선택한다. 방사선 요법은 고선량 X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방사선 요법의 단점은 한번 시도한 뒤에는 재발해도 다시 이 방법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몸 안에 방사선 물질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고밀도 초음파 집속술은 초음파가 조직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암 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냉동치료법은 회음부를 바늘로 찔러 암 세포까지 이어지는 경로를 만든 뒤 이를 통해 냉매를 주입해 암 세포를 얼려 파괴하는 방법이다. 고밀도 초음파 집속술과 냉동치료법은 방사선 요법(평균 35회)와는 달리 1회로 치료가 끝난다는 장점이 있으나, 3~4일간 병원에 입원해야 하며 치료비가 1500만~2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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