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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을 반품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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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훤칠한 키에 곱상한 외모를 가진 30대 초반의 주부 박정희(가명)씨가 진료실로 들어왔다.
“남편이 자꾸 밤 일을 하자는 데 내키지 않아 거절했더니 제 자존심을 팍팍 건드리는 거에요. ‘처음에는 새 것이라고 좋아했더니 이제는 작동도 안하는구만. 몇 년이 지났으니, 쩝! 처가에다 반품해달란 말도 못하겠고…. 당신 요즘 계속 날 거절하고 말이야,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해. 병원에 좀 가봐….’ 이런 말을 하잖아요. 작동법도 모르면서 저만 불량품 취급하니 억울해 죽겠어요.”
“남편께서 말씀을 참 못되게 하지만 병원에 가보라니 그래도 문제 해결 의욕은 있으시네요.”
박씨 남편은 중매로 만난 박씨의 뛰어난 외모와 차분한 성격에 끌려 5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그러나 혼전 성 경험이 전무했던 부인과 신혼 첫 날부터 성 행위에 실패하면서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결혼 1년도 안돼 바로 임신을 한 박씨는 태아를 걱정한 나머지 남편의 요구를 항상 거절했고, 출산 후에는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성욕조차 없어져 남편과 성 행위는 연중행사가 돼 버렸다.
최근 미국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성은 31%, 성인 여성은 43%가 성 기능 장애를 호소했다. 여성의 성기능 장애란 성 행위에 흥미가 없는 경우, 질내 윤활액이 부족한 경우, 성 행위를 해도 오르가즘에 도달 못하는 경우, 성관계 때 질내 삽입을 시도하면 통증을 느끼는 경우 등을 의미한다. 절반에 가까운 여성이 성기능 장애로 인해 성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의 성기능 장애는 엄연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질환으로 인식되지 못했다. 성기능 장애가 있는 대다수의 여성들은 이 문제로 고민만 할 뿐 적극적으로 전문가를 찾아가 치료를 받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며, 소수만이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고작이다.
경구용 발기유발제인 실데나필이 남성들 사이에서 최고의 선물로 통용되는 세상이 아닌가? 대다수의 남성들은 본인의 성생활에는 지대한 관심을 보이지만 그 성생활의 질적 수준이 배우자의 성생활의 질적 수준에 따라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모른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며, 기본 욕구 중의 하나인 성을 자유롭게 즐길 권리가 있다. 여성의 성기능 장애도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진과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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