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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박진만(95회), SK행 희망? 관건은 '몸값'(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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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OSEN(10.11.12)
'자유인' 박진만, SK행 희망? 관건은 '몸값'
[OSEN=강필주 기자]"문제는 몸값이다".
타이밍이 이렇게 기가 막힐까. '최고 유격수'로 군림했던 박진만(34)이 자신의 고향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 와이번스 입단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몸값이 폭주하고 있는 만큼 변수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11일 삼성은 박진만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시켜 방출 절차를 밟아 프리에이전트로 풀어줬다.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태인 만큼 삼성도 박진만도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박진만은 삼성이 세대교체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주전 유격수 자리를 이미 김상수에게 넘겨준 상태였다. 2루수와 3루수로의 전향도 마다하지 않은 채 1군 진입을 노렸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삼성 입장에서도 고액 연봉 선수가 2군에 머문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협의 끝에 새로운 팀으로 갈 수 있게 된 박진만은 "좀더 많은 경기에 출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4강 전력팀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 "이왕이면 고향팀 SK에서 뛰고 싶다"고 언급했다. 박진만은 인천고 출신으로 1996년 고졸우선지명에 의해 당시 인천 연고였던 현대에 입단했다.
마침 김성근 SK 감독도 박진만의 영입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미 전날 정보를 입수한 김 감독은 구단 프런트에 박진만 영입을 요구했다. 또한 '한일 클럽 챔피언십'을 위해 일본에 머물면서도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SK로 온다면 언제든 대환영이다. 고향팀에서 선수생활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러브콜을 보내 박진만의 영입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SK로 가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박진만에 대해 "기가 막히게 절묘한 타이밍"이라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진만과 SK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완벽하게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SK는 곧 경찰청으로 입대하는 주전 유격수 나주환의 공백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 김연훈과 최윤석이 유격수로서 성장을 거듭해 가고 있으나 타격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둘은 2루수 정근우와 3루수 최정의 백업 멤버까지 맡아야 한다. 만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출전하고 있는 최정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할 경우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입대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권용관은 마침 이날 일본에서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다.
결국 박진만의 가세는 이런 모든 부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나주환의 제대 시기까기 고려할 수 있으며 당장 내년 전력 누수 최소화가 가능하다.
또 SK는 고향팀이다. 박진만은 지난 2000년 현대가 서울 진입을 위해 인천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고향에서 떠나왔다. 2005년 FA를 통해 삼성으로 옮긴 박진만은 11년 동안 인천 연고가 아닌 팀에서 뛰었다. 박진만은 그동안 "선수생활의 마지막은 고향팀에서 하고 싶다"고 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SK는 4강이 보장된 팀이다. 2007년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쾌거를 이룩했다. 그러면서 작년 한 해 KIA에게 우승을 내줬을 뿐 나머지를 모두 우승으로 장식했다.
김재현이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것도 박진만에게는 잘 맞아 떨어진다. 김재현이 사용하던 등번호 '7'을 박진만이 별 어려움 없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진만은 김재박 전 LG 감독의 '7'을 물려받았고 삼성으로 옮겨서도 김재걸이 달고 있던 '7'을 가져 애착이 남달랐다. 김재현이 있는 상태에서 박진만이 들어갈 경우에는 고민스러울 수 있으나 자연스럽게 그런 걱정을 덜게 됐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SK는 박진만이 6억원의 안정을 포기하고 이적이라는 '도전'을 선택한 적절한 구단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이제 관건은 SK가 제시하는 몸값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만이 "6억원이었던 연봉이 천단위로 깎일 수 있다"고 말했지만 다른 구단과 경쟁이 붙는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SK가 제시한 금액이 크게 낮지 않다면 박진만으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턱없이 차이가 난다면 박진만의 자존심이 다른 구단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바뀔 수도 있다. LG로 간 이상열이 그런 경우다. 또 전준호는 다른 구단의 치열한 경쟁으로 몸값이 치솟아 원래 연봉을 고스란히 주고 데려와야 했다.
SK가 그동안 FA 영입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는 점에서 박진만에게 어떤 금액을 제시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물론 여기에는 박진만이 주전급 실력을 발휘할 수 있고 몸도 건강해야 한다는 단서가 분명하게 붙어있다.
letmeout@osen.co.kr
OSEN | 입력 2010.11.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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