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길 잃은 ‘球都 인천’ 야구꿈나무 (인천신문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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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인천지역 야구꿈나무 5명 중 1명이 진학할 중학교가 없어 미아가 될 형편이다. 또 일부 중학교는 인천 아닌 외지 선수 영입을 추진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인천야구협회와 지역 초등학교 야구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년 초 인천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야구꿈나무는 8개 학교 75명으로 이 중 15명이 아직까지 진학할 학교를 정하지 못해 야구를 그만두거나 외지로 전학을 가야 할 형편에 놓였다.
이는 예년보다 졸업생이 10여 명 이상 늘어났기 때문으로 지난 2008년 당시 베이징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영향으로 일었던 야구 붐이 원인이다. 더욱이 리틀야구 활성화로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학교 야구부에 입문한 리틀야구 선수들까지 가세하면서 초등학교 야구 꿈나무들의 중학교 진학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내후년에도 70여 명이 졸업을 기다리고 있어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은 초등학교 선수들이 부족해 두 학교가 연합해 대회에 출전하던 7~8년 전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서림초의 경우는 9명의 졸업예정자 중 4명이 갈 곳이 없고 올해 소년체전 동메달 등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서화초 역시 11명의 졸업예정자 중 3명이 아직 진학할 학교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원을 마음대로 늘릴 수 없는 인천지역 5개 중학교 팀들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상인천중, 동인천중, 신흥중 등은 그나마 13~15명의 선수를 받기로 했으나 사립인 동산중과 재능중은 오히려 예년보다 정원을 줄여 9~10명의 신입생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일부 중학교는 지역 선수들도 못 받는 처지에 외지 선수의 영입을 추진,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는 의무교육인 중학교에 비해 비교적 외지선수 영입이 자유로운 고등학교 진학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3개 고등학교가 매년 외지 선수를 받는 만큼 지역의 선수들이 외지행을 택해야 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지역 야구계에서는 초등학교 8개, 중학교 5개, 고등학교 3개로 굳어져 있는 불균형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수년 전 지역 내 네 번째 고교아구팀 창단 지원을 위해 수 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학교장들의 거부로 예산을 반납하는 해프닝을 빚던 때와는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의무교육 과정인 중학교도 진학하기 전에 어린 꿈나무들이 야구의 꿈을 접어야 하는 구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구도인천’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인천야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프랜차이즈 스타의 양성을 위해서라고 교육청과 인천시 차원의 원론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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