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일정이 종료되고, 황금사자기 전국대회(겸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가 한창인 가운데, 각 권역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들이 하나둘씩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큰 경기에 강한 학교/선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전국 본선무대에서 야구장을 찾는 프로구단 스카우트 팀이 주목하는 점과 일치한다.
황금사자기 16강의 주인이 판가름 나고 있는 2013 고교야구 주말리그. 시즌 시작부터 현재까지 프로 스카우트 및 팬들의 눈에는 어떠한 선수가 눈에 띄었을까. 그 동안의 성적, 그리고 프로구단 일부 스카우트 팀과 각 학교 감독들의 자문을 얻어 ‘2013 주목해야 할 슈퍼루키 10명’을 선정해 보았다.
인천고 투수 박한길(우투우타)
지난 2011년 3월. 인천고의 마지막 투수로 나온 선수가 힘차게 공을 던지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처음 등판하는 1학년 선수가 시속 150km에 이르는 빠른 공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기 때문이었다. 단 1이닝만 소화했을 뿐이지만 그 파장은 컸다. ‘리틀 박찬호’ 박한길(19)의 등장은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탄탄한 체격 조건(187cm, 95kg)을 바탕으로 빠른 공을 던지는 박한길이지만 사실 그의 원래 포지션은 포수였다. 그만큼 경기를 풀어 가는 능력이 빼어났고, 타격에도 소질을 보이며 팀의 중심 타자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러다 2학년 후반기에는 투수로 나서며 경험을 쌓기 시작해 지금은 에이스로 팀을 이끌고 있다. 박찬호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투구폼을 지니고 있어 부상 없이 연투할 수 있다는 기대도 가질 만하다. 본인 스스로도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시절 투구폼을 녹화하여 몸에 익혔다는 후문이다.
동산고 투수 이건욱(우투우타)
인천고 박한길과 함께 인천지역 우완 에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유망주가 바로 이건욱(18)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서 2학년 멤버로 선발되며 이름을 알렸다. 조상우(넥센)가 대전고로 전학을 가면서 지난해부터 거의 혼자 마운드를 이끌 만큼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세계 청소년 대회를 포함하여 주말리그에서도 최고 구속 148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또 다른 주무기는 슬라이더. 박한길과는 달리, 야무진 체격 조건(182cm, 75kg)을 바탕으로 연투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성민(NC)의 영남대 시절과 닮은 면이 있어 보인다. 다만, 이번 전반기 왕중왕전에서는 이건욱의 모습을 볼 수 없다.
효천고 투수 차명진(우투우타)
김수화(넥센)를 배출한 이후 전국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효천고가 오랜만에 대형 선수를 배출했다. 차명진(18)이 그 주인공이다. 2학년이었던 지난해부터 최고 구속 142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지면서 두각을 나타냈던 그였다. 올해는 동계훈련을 통하여 빠른 볼 구속을 150km 가까이 올렸다는 후문. 이번 전반기 왕중왕전 개막전에서도 충훈고를 상대로 13탈삼진을 솎아내며, 대회 첫 승을 완봉으로 매조지었다.
덕수고 투수 한주성(우투우타)
지난해부터 사이드암 안규현과 함께 덕수고 마운드를 양분했던 한주성이 올해 더 나은 기량으로 전국무대에 섰다. 서울고 배재환과 함께 서울지역 우완 에이스 랭킹을 다툴 만큼 빼어남을 자랑한다.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40km 중반대에서 형성되며, 변화구 제구 또한 나쁘지 않다. 특히, 서울지역에서 한주성만한 우완 파워 피처가 없다는 사실을 되뇌어 보았을 때 연고지 우선 지명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일 정도.
덕수고 투수 안규현(우투우타)
한주성과 함께 덕수고 마운드를 양분하고 있는 안규현은 올 시즌 고교야구 사이드암 투수들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재원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열린 세계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서도 2학년의 몸으로 대표팀에 선발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미 지난해 청룡기 대회에서 경남고 시절의 심창민(삼성)이나 한현희(넥센)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친 만큼, 올해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덕수고가 올 시즌 ‘우승 후보 0순위’로 손꼽힐 수 있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 역시 연고지 우선 지명권을 쥐고 있는 LG, 두산, 넥센이 지켜보고 있는 재원이다.
상원고 투수 이수민(좌투좌타)
지난 4월 7일. 상원고와 대구고가 ‘지역 라이벌전’을 펼친 포항야구장에서는 한국야구사를 다시 쓰는 기록이 세워졌다. 대구 상원고의 이수민(18)이 26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한국야구사상 한 경기 최다탈삼진 기록을 경신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야구협회에서는 그에게 특별상을 수여할 만큼 많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주말리그 내내 무패 행진을 이어갔던 그는 동일권역에서 가장 빼어난 선수로 MVP까지 수상하는 겹경사를 안았다.
지난해 세계청소년대회에서 2학년의 몸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그는 ‘능구렁이 같은 경기운영 능력’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동계훈련을 통하여 공에 힘이 붙으면서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신 투수 개성고 심재민과 함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점도 다소 흥미롭다.
제주고 투수 임지섭(좌투좌타)
김수완(롯데), 천상웅(두산)을 배출한 제주고가 오랜만에 ‘대형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닌 좋은 좌완투수를 배출했다. 임지섭(18)이 그 주인공이다. 동일권역 경상 A조에서 팀이 거둔 4승 중 무려 3승을 책임졌다. 비록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는 이수민이 버티는 상원고에 패하며 물러나야 했지만, 189cm-89kg의 좋은 체격조건에서 나오는 스트레이트는 일품이라는 것이 프로 스카우트들의 중론이다.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만 보완한다면 프로무대에서 임지섭이라는 이름 석자를 보기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고 포수 안중열(우투우타)
지난 2011년을 앞두고 부산고 김민호 감독(현 롯데 2군 타격코치)은 또 한 번 파격적인 시도를 선택했다. 이전까지 좋은 포수이자 거포 역할까지 담당했던 이경재(SK)를 투수로 돌리고 신입생에게 안방 자리를 맡겼기 때문이었다. 안중열(18)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김 감독은 “경남고로 진학한 김유영(19)을 포기하면서까지 꼭 데려오고 싶었던 자원이었다.”라며 그에 대한 기대를 표하기도 했다. 안중열은 그러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첫 해부터 공-수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한층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미 프로로 진출한 이민호(NC), 송주은(롯데), 이경재(SK) 등이 모두 부산고 시절, 안중열과 호흡을 맞췄다. 단신(176cm)임에도 불구하고 투수리드와 2루 송구 능력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제대로 성장할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단신 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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