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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히터 두산 국해성(107회), '국트란'을 향해 달린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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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오마이뉴스(17. 1.25)
스위치히터 두산 국해성, '국트란'을 향해 달린다
[KBO리그] 양 타석에서 모두 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형 스위치히터
야구에서는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는 오랜 속설이 있다. 실제로 각 팀에는 좌타자를 전문으로 상대하기 위한 불펜전문 좌투수를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또한 득점 기회에서 좌타자를 대타로 내보냈다가 상대가 좌완 투수를 내보내면 다시 우타자를 대타로 기용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물론 최형우나 이용규, 박용택 같은 강타자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다).
이 같은 불리함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선수들은 양 쪽 타석에 들어서는 스위치히터에 도전한다. LG트윈스와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하며 2000년 타율 1위를 차지했던 LG의 박종호 수비코치는 대표적인 스위치히터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0년 이병규(은퇴)와 함께 최다안타 공동 1위에 올랐던 두산 베어스의 장원진 타격코치 역시 꾸준했던 스위치히터로 기억되고 있다.
현역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스위치히터는 2008년 KBO리그 최초로 좌우 연타석 홈런 기록을 세웠던 서동욱(KIA타이거즈)이다. 하지만 서동욱은 작년 KIA 이적 후 좌타에 전념하고 있고 성적도 잘 나왔기 때문에 다시 스위치 히터로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동욱을 좌타자로 분류한다면 KBO리그 1군급 타자 중 순수한 스위치 히터는 이 선수 밖에 남지 않는다. 한 때 미국 진출까지 꿈꾸던 두산의 9년 차 외야수 국해성이다.
야수이면서도 팔꿈치 수술만 3번, 쉽지 않은 프로 적응기
거포형 스위치히터로 주목 받던 국해성은 미국진출 좌절 후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거포형 스위치히터로 주목 받던 국해성은 미국진출 좌절 후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두산 베어스
어려서부터 운동 신경이 좋았던 국해성은 야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양손을 사용했다. 중학교때는 스위치 투수로 활약하기도 했는데 중2때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투수를 포기했다. 국해성은 인천고 진학 후에도 엄청난 배팅 파워를 뽐내며 고교 야구에서 보기 드문 거포형 스위치히터로 이름을 날렸고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했다. 실제로 국해성이 미국팀과 계약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어느 팀도 그를 지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해성의 미국 진출은 끝내 좌절되고 말았다.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중학교 때 받은 팔꿈치 수술 경력이 드러나면서 컵스와의 계약이 파기된 것이다. 국해성은 눈물을 머금고 귀국해 두산에 입단했다. 계약금도 한 푼 없는 연봉2000만원 짜리 신고 선수 계약이었다.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은 국해성은 재활을 하면서 프로 첫 시즌을 통째로 날려 버렸다.
2010년엔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1군 데뷔가 다가오는 듯 했지만 다시 발목 부상을 당했고 3년 차 시즌엔 이미 두 번의 수술을 받았던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면서 세 번째 수술을 받았다. 투수도 아닌 야수가, 그것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팔꿈치에 세 번이나 칼을 대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사실 부상이 아니었더라도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민병헌, 이종욱(NC 다이노스), 정수빈(경찰 야구단), 임재철(은퇴) 등이 버티던 두산의 외야진에 국해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매우 좁았다. 하지만 국해성은 포기하지 않았고 퓨처스리그에서 2013년 타율 0.333 8홈런 28타점, 2014년 타율 0.289 10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프로 적응력을 키웠다.
2015년4월 3년 만에 1군에 재입성한 국해성은 4월11일 LG전에서 희생플라이를 치며 1군에서의 첫 타점을 기록했고 7월31일 삼성전에서는 백정현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프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시즌 성적은 11경기 타율 0.200 1홈런 5타점으로 보잘 것 없었지만 그래도 프로 입성 7년 만에 1군에 자신의 성적표를 남긴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장타형 스위치히터라는 장점 앞세워 풀타임 1군 도전
국해성은 양 타석에서 모두 홈런을 칠 수 있는 스위치히터라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해성은 양 타석에서 모두 홈런을 칠 수 있는 스위치히터라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
2015년에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2016 시즌을 준비한 국해성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89 2홈런 1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어도 개막 엔트리 진입 여부를 걱정할 정도의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국해성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5월이 돼서야 1군에 올라온 국해성은 2경기만 소화한 후 다시 2군에 내려갔지만 6월10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고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16일 KIA타이거즈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린 국해성은 6월 한 달 동안에만 타율 0.394 3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한 달의 활약으로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에 2016년 두산은 너무 강한 팀이었다.
좌익수로 자리를 잡은 김재환이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했고 2군 강등 후 퇴출설에 시달렸던 외국인 선수 닉 에반스는 '이천쌀 효과'를 보며 지명 타자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에 1루수 오재일마저 생애 최고의 성적을 보내면서 국해성은 졸지에 자리를 잃고 말았다. 결국 시즌 중반 이후 1,2군을 오르내린 국해성은 58경기에서 타율 .278 4홈런24타점28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경기에 나설 기회는 없었다.
국해성은 좌, 우타석에서 모두 홈런을 때릴 수 있을 정도로 장타력이 뛰어나다. 상대의 투수교체에 따라 굳이 대타카드를 쓸 필요도 없다(스위치 히터를 상대로 굳이 투수를 교체하지도 않겠지만). 하지만 국해성은 수비범위가 좁고 주루플레이도 그리 능하지 못하다. 수비와 주루에 특화된 조수행, 1차 지명 출신의 유망주 김인태, 백업 외야수 중 1군 경력이 그나마 가장 많은 정진호와의 경쟁에서 이겨내려면 자신의 장점을 좀 더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국해성의 별명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위치히터 카를로스 벨트란(휴스턴 애스트로스)과 국해성의 성을 합친 '국트란'이다. 물론 프로 8년 동안 통산 7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국해성은 아직 이 별명에 어울릴 만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만약 국해성이 박종호나 장원진처럼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위치히터가 될 수 있다면 안 그래도 강한 두산의 외야진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난공불락의 성을 쌓게 될 것이다.
양형석(utopia697)
17.01.25 10:44최종업데이트17.01.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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