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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 안방마님 이재원(105회), 장타 가뭄 씻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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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오마이뉴스(17. 5.13)
비룡 안방마님 이재원, 장타 가뭄 씻다
[KBO리그] 12일 KIA전서 6회 결승 3점 홈런 작렬, SK 8-2 승리
'홈런 군단' SK가 또 한 번 홈런의 힘으로 선두 KIA를 3연패의 늪에 빠트렸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는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8안타로 8득점을 올리는 경제적인 야구로 8-2로 승리를 거뒀다. SK의 선발 메릴 켈리는 2회 선취 2점을 내줬지만 7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다.
SK는 이날 경기 전까지 홈런이 터진 경기에서 14승9패(승률 .609)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홈런을 치지 못한 경기에서는 2승8패(승률 .200)에 머물러 있다. 다행히 이날은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이 나왔고 그 홈런이 결승점이 되면서 어김없이 승리를 추가했다. 이날 SK를 5할 승률로 안내한 결승 홈런의 주인공은 바로 비룡군단의 '안방마님' 이재원이었다.
입단 후 꾸준히 성장해 비룡 군단 안방 차지한 대기만성 유망주
SK는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역대 가장 어리석은 선택을 한 구단으로 꼽힌다. 청소년대표 출신의 동산고 에이스 류현진(LA 다저스)을 거르고 인천고의 포수 이재원을 1차 지명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고 SK는 바로 다음 해 류현진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은 또 한 명의 특급 좌완 김광현을 지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내린 선택이었다(물론 류현진이 훗날 KBO리그 최고의 투수가 될 줄 알았다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입단 첫 해 KBO리그를 집어 삼킨 류현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재원도 타격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SK의 차세대 포수로 착실하게 성장했다.
특히 왼손 투수를 상대로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하며 대타 요원과 좌투수 전문 지명타자 요원으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재원은 2010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입대해 군복무를 했고 레전드 박경완은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SK는 2012 시즌을 앞두고 FA 조인성(한화 이글스)을 영입하면서 박경완 시대 이후를 대비했고 이재원은 2013년까지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채 대타 요원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주전 기회를 엿보던 이재원은 조인성이 한화로 트레이드된 2014년 120경기에 출전해 타율 .337 12홈런 83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규정타석을 채운 첫 시즌에 3할 타자로 등극했다.
2015년에는 타율이 .282로 떨어졌지만 140경기에 출전해 17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SK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2013년 9경기, 2014년 61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던 이재원은 2015년 70경기에서 포수로 출전하며 포수로서의 입지도 점점 넓혀 나갔다. 그리고 SK는 2015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은 포수 정상호(LG 트윈스)와의 계약을 포기하면서 이재원에게 더욱 힘을 실어줬다.
작년 시즌 이재원은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290 15홈런64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뛰어난 공격형 포수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민식(KIA 타이거즈)이라는 괜찮은 백업포수가 이재원의 부담을 나누긴 했지만 어느덧 이재원은 비룡군단을 대표하는 안방마님으로 야구팬들에게 각인되고 있었다.
오랜 장타 가뭄 씻어준 이재원의 반가운 홈런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까지만 해도 5400만 원에 불과하던 이재원의 연봉은 주전으로 보낸 3년을 거치며 3억5000만 원까지 상승했다. 이제는 최정과 함께 SK의 간판타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위치가 됐다. 새로 부임한 힐만 감독 역시 3할에 가까운 통산 타율을 자랑하는 뛰어난 공격형 포수 이재원에게 전폭적인 신임을 보냈다.
하지만 이재원은 올 시즌 힐만 감독과 SK팬들이 기대했던 것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1일까지 32경기에 출전한 이재원은 타율 .250 1홈런8타점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애초에 공을 고르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휘두르는 스타일이라곤 하지만 20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을 고작 3개 밖에 골라내지 못한 것은 이재원의 이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다.
극악의 볼넷-삼진 비율만큼 심각한 부분은 바로 '장타 실종'이다. 이재원은 올 시즌 24개의 안타 중 홈런과 2루타를 각각 1개씩 기록하며 .292의 장타율에 그치고 있다. 통산 장타율.440, 2014년에는 .507의 장타율을 기록한 적도 있는 중장거리 타자 이재원에게 2할대 장타율은 도저히 핑계거리가 없다. 백업 포수 이홍구가 6홈런에 .625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5월 들어 .333(21타수7안타)의 타율을 기록하며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던 이재원은 12일 KIA전에서 오랜 만에 시원한 장타를 터트리며 SK의 간판타자다운 위용을 뽐냈다. 이재원은 팀이 2-2로 맞서던 6회 KIA의 두 번째 투수 김윤동이 던진 시속 146km의 빠른 공을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재원은 수비에서도 강한 어깨를 과시하며 두 번의 견제사를 만들어냈다.
사실 최정, 한동민, 김동엽 등 홈런 타자들이 즐비한 SK에서 굳이 이재원까지 홈런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재원처럼 연차가 쌓인 중고참 선수는 홈런 한 방이 계기가 되면서 타격감을 회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이번 홈런은 이재원에게 긍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부진하던 이재원마저 타격감을 되찾는다면 SK는 더욱 무서운 불방망이를 뽐내게 될 것이다.
양형석(utopia697)
17.05.13 09:21최종업데이트17.05.1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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