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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기(105회)가 KIA 선두 유지의 숨은 공신인 이유(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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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스포츠한국(17. 6.21)
이명기가 KIA 선두 유지의 숨은 공신인 이유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1987년 생이다. 한국 나이로 31살이다. 프로 10년차가 넘은 선수인데 첫 인상, 그리고 외모만 보면 고등학생 선수 같다. 어려 보인다. '소년 명기'라는 별명을 붙여도 될 정도다.
올해는 이명기의 야구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는 해다. 인천 토박이로 살았던 그가 상인천중-인천고를 졸업하고 SK로 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고교 시절부터 좋은 재능을 가진 야수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클 듯, 크지 않는 외야수로 시간을 보냈다. 이후 군 복무를 마치고 2013시즌부터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복이 심했다. 2015시즌에는 리그 최고의 톱타자 수준으로 활약했지만 이듬해인 2016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김동엽에게 밀리는 상황까지 왔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4:4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김민식, 내야수 최정민, 노관현과 함께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렇게 이명기는 인천을 떠나 광주로 내려왔다.
팀 사정은 만만치 않았다. 여러 선수가 우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그런데 우익수 1순위 후보였던 김주찬이 3번 자리에서 부진에 빠졌다. 발 빠르고 수비 좋은 우익수가 필요했다.
KIA는 이명기에게 기회를 줬다. 트레이드 직후라서 출전 기회가 주어진 것도 있겠지만 만약 이명기가 이 기회를 놓쳤다면 지금 정도의 활약, 그리고 주전급으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 했다.
그렇게 기존 KIA의 외야진으로 뛰던 서동욱, 신종길, 김호령 등을 제치고 당당히 외야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최형우, 버나디나가 붙박이로 나온다는 점에서 이명기의 생존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이명기는 놀라움을 당당히 실력으로 증명했다. 21일 현재 그는 모두 56경기에 나서 223타수 75안타 타율3할3푼6리 32타점 3홈런을 기록 중이다. 트레이드임에도 규정 타석을 채웠다.
3할이 훌쩍 넘는 타율은 팀 내 3위이며 타점도 나쁘지 않다. 테이블세터 치고는 출루율이 0.370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수비력에서 이를 보완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 18일은 인사이드 파크 홈런까지 쳐냈다.
놀라운 것은 득점권 타율이 3할9푼6리나 된다는 점이다. 이는 4번 최형우의 3할3푼9리보다 더 좋은 성적이다. 그리고 이명기가 묵묵히 팀을 위해 플레이 한다는 것을 참고 할 수 있는 지표가 또 있다.
바로 희생번트다. 물론 2번 타순이 가장 해야할 역할이지만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그는 모두 7개를 쳐냈다. KIA가 쳐낸 희생타가 모두 24개인 것과 비교하면 이명기의 희생타가 팀 전체의 30%에 가까운 수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하는 숨은 공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의 진루타율은 3할9푼3리나 된다. 진루 상황에서 들어선 타석이 105번인데, 안타가 35개다.
그리고 4사구가 6개, 희생번트가 7번, 희생플라이가 2번이다. 대략 54.55%의 확률로 루상에 나가 있는 주자의 진루를 성공 시킨다.
그냥 1루에 서 있는 것과 득점권에 주자가 안착하는 것은 상대 투수 입장에서는 천지 차이다. 한번 그려보자. 1번 버나디나가 출루 후, 이명기의 진루타로 2루에 가면 KIA는 득점 기회를 얻게 된다. 투수가 흔들리고 최형우, 나지완 중심 타선이 타점을 올린다.
그리고 자신도 빠른 발로 2, 3루를 거쳐 홈플레이트를 밟고 득점을 얻어낸다. KIA가 가장 쉽게 득점을 뽑아내는 방식, 그 중심에 이명기가 있다고 보면 된다.
이명기의 알토란 같은 활약이 있기에 팀 타율이 높은 KIA가 더 효율적인 타격을 할 수 있다. KIA가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숨은 비법 중 하나가 여기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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