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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4년' 출발선에 선 SK 이재원(105회) "더 강해질 겁니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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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스포츠경향(18.12.28)
'또다른 4년' 출발선에 선 SK 이재원 "더 강해질 겁니다" [인터뷰&]
프로야구 신인 1차지명 타이틀은 그 해 최고 신인 몇 명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경험이다. 그렇지만 2006년 SK에 입단한 이재원(30)에겐 어쩌면 자존심의 상처는 물론 옥죄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법하다. SK의 선택이 류현진(LA다저스)을 놓친 지명으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한화가 지명한 류현진은 KBO리그 역대 최고의 투수로 평가되는 활약 속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SK의 눈도 틀리지 않았다. 13년 뒤, SK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재원을 4년간 계약금 21억원, 연봉 48억원 등 총액 69억원에 잔류시켰다. 금액 뿐만 아니라 약 2주의 협상에서 하루에 한 번꼴로 이재원을 만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재원은 주전포수로서 존재감 뿐 아니라 리더십, 성품이 ‘대체 불가 존재’라는 내부 평가를 받는다.
2018년 이재원은 가장 행복한 남자로 꼽힐 만하다. 인천고 출신 이재원은 꿈에 그렸던 고향팀에서 우승한 뒤 FA 대박까지 터지며 활짝 웃었다. 최근 인천의 한 호텔에서 만난 이재원은 “협상에서 금액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나도 SK에 남고 싶다는 의지가 컸고, 구단도 나의 마음을 잘 배려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길이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특권이라는 것을 잘 안다. 앞으로 팬이, 구단이 제게 보여준 마음을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과 비교된 대형 신인의 설움
이재원은 아마추어 최고 포수로 포스트 박경완 시대를 준비하던 SK의 선택을 받았다. 다음 시즌 고교 최대어인 김광현을 지명할 수 있다는 배경 속에 고교 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은 류현진보다 이재원의 가능성에 더 높은 평가를 내렸다.
전도유망한 1차 지명 선수로 출발선에 섰지만 평탄한 길을 걷지는 못했다. 신인 시절부터 1군에 머무는 시간은 길었다. 그러나 백업으로만 7~8년의 시간이 흐르며 류현진과 엇갈린 운명이 부각됐다.
좌완투수에 워낙 강점을 보였지만 당시 지명타자에 이호준, 김재현, 박재홍 등 화려한 선배들이 많아 주전 도약은 쉽지 않았다. 포수로는 백업도 벅찼다.
당시 SK는 박경완, 정상호 등을 보유한 포수 왕국이었다. 상무 제대 뒤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에서는 왼손 골절로 세 차례나 같은 부위를 수술했다. 평소 서글서글하고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시련이 겹친 이때 병실에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재원은 포기를 떠올리던 시점에 다시 한번 일어섰다. 2014시즌부터 팀의 중심타자로, 이후 주전 안방마님까지 꿰찼다. 이재원은 “사실 류현진과는 라이벌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비교불가 선수 아닌가”라며 “개인적으로는 오래 기다려준 팀과 팬들에게 늘 마음 한 구석에 미안함을 갖고 있었다. 이번 우승으로 마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SK 와이번스 이재원이 스포츠경향과 만나 인터뷰를 하기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포수로 첫 우승, 또 다른 터닝포인트
지난 11월12일 한국시리즈 6차전 연장 13회말 SK의 우승이 확정되자 이재원은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마음에 담았던 설움을 모두 지울 수 있었다.
긍정의 땀방울로 꼬였던 인생의 매듭을 풀어 한국시리즈 우승 포수로 우뚝 섰다. 그에겐 치열했던 2018년이었다. 마침 FA를 앞두고 있는 시점. 전년도 부진을 털어내면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욕심이 컸다.
이재원은 팀의 주장을 겸하면서 주전 포수로 타율 3할2푼9리, 17홈런 57타점의 호성적을 올렸다.
이재원은 “사실 입단 초기 박경완 코치님과 같은 쟁쟁한 선배들과는 실력 차가 컸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배운게 많다”고 했다. 생애 첫 포수로 밟은 ‘가을야구’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포스트시즌에 앞서 약 보름의 준비기간 동안 ‘수비에서 만큼은 실수하지 않겠다’는 다짐 속에 박경완 배터리 코치와 맞춤형 강훈련을 소화하면서 두산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이재원은 “포수로 입단해 10년을 지명타자로 뛰면서도 포수란 자리를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포지션 전향 권유도 안하면서 기다려준 팀에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우승, 왕조는 이제부터
과도한 선수 몸값을 두고 논란이 거센 KBO리그에서 이재원의 FA 계약 역시 ‘뜨거운 감자’다. 이재원은 “몸값에 대한 비난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FA는 선수 미래가치에 대한 팀의 투자다. 그 투자가 대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단의 기대에 끝이 아닌 꾸준함으로 증명하겠다. 저 역시 마흔까지 뛰고 싶다는 인생 목표를 향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포수로서는 한 단계 더 높은 성장도 노린다. 이재원은 “지금껏 내로라하는 포수들은 전부 국가대표에, 팀의 주전 안방마님으로 우승과 골든글러브 수상까지했다”며 “나는 아직 골든글러브가 없는 데 골든글러브를 다음 목표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재원은 일찌감치 내년 시즌에 시선을 두고 훈련을 시작했다. 1월 초에는 괌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몇 년째 사비를 털어 후배 2~3명과 동행해왔다. 이재원은 “좋은 선후배 관계는 좋은 팀이 되기 위한 조건이다.
이 선수들이 잘 돼서 팀에 좋은 문화로 자리잡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올해 모든 것을 다 이뤄 바쁘지만 기분좋은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가 높아진 만큼 책임감도 느낀다. 우릴 만날 상대가 ‘어려운 경기 하겠네’라는 생각이 드는 강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입력 20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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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헌님의 댓글
동기생중 김성훈 투수가 않됬네요
1학년때부터 수준급 투수로써 고교때는 류현진에 절대 밀리지 않았거던요
그런데 왜 ....20대 중반에 야구를 그만두었는지?
2018년 한화이글스에 김성훈투수가 좋은 활약을 했는데
처음엔 인고출신 김성훈인즐 알고 좋아했지요
지금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코치는 충분히 할수 있을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