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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작별' 정경배(91회) 코치(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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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스타뉴스(18.11.24)
'SK 작별' 정경배 코치가 말한 힐만·최정·로맥, 그리고 심경 [일문일답]
정경배 코치 /사진=박수진 기자
정든 SK 와이번스 구단을 떠난 정경배(44) 코치가 심경을 밝혔다. 처음엔 섭섭했지만, 더 배우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SK는 지난 19일 공식 자료를 통해 2019시즌을 대비한 새 코칭스태프 구성을 발표했다. 여기에 정경배 코치의 이름은 없었다. 지난 2010년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정경배 코치는 무려 9년 동안 몸 담았던 SK와 결별하게 됐다.
인천 출신으로 인천고와 홍익대를 나온 정 코치는 프로 선수 시절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2002년부터 SK 유니폼을 입었다. 은퇴 이후에는 줄곧 SK에서 코치를 지냈다. 타격, 수비, 주루 등 여러 보직을 맡았지만 타격 코치로 있었던 시간이 가장 길었다. 그리고 '홈런 군단'으로 거듭난 SK는 대포의 힘을 앞세워 2018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구단을 떠난 정경배 코치의 심경이 궁금했다. 23일 오후 인천의 한 카페에서 정 코치를 만났다.
-정든 SK 구단을 떠나게 됐다.
▶새 감독님(염경엽)과 면담을 했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처음 들었을 때 사실은 섭섭하기도 했다. 3~4일 정도 긴 고민을 한 결과 내가 감독이라도 당연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감독님이나 구단에 섭섭한 부분은 전혀 없다. 이런 일을 통해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모자란 점이 있고, 더 배우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부족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일부 팬들이 정경배 코치와 계약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1인 시위를 했다고 하는데, 알고 있나.
▶내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하시나 싶었다.(웃음) 그 얘기를 듣자마자 사정에 대해 여러 경로로 알아봤다. 시위를 하신 분의 연락처를 얻어 그렇게 이슈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정중하게 말씀을 드렸다. 부담스럽다고 하니, 알겠다고 하시더라.
-홈런이 많은 SK 구단의 빅볼을 이끈 주역이라는 평가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크게 한 것은 없다. 물론 기술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코치는 선수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며 믿음을 공유해야 한다. 기술적인 것보다도 그런 것들이 더 크다고 본다.
SK 최정(왼쪽)과 정경배 코치. /사진=OSEN
-최정, 제이미 로맥, 정의윤, 한동민 등 홈런 타자들이 항상 "정 코치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최정 같은 경우에는 기술적인 부분은 크게 문제가 없었다. 기술적으로도 아주 사소하게 주문을 하긴 했지만 자기 것을 하라고만 이야기해줬다. 선수들에게 공통적으로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동민은 그것을 극복했는데, 최정은 너무 예민했던 것 같다.
로맥은 트레이 힐만 감독님과 함께 설득했다. 강정호, 박병호 등 한국에서 잘 치는 타자들의 타격 영상을 만들어 감독님에게 찾아갔고, 감독님도 로맥에게 이 타격대로 한 번 해보자고 말씀해주셨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잘 됐다.
-힐만 감독과 2년을 오롯이 함께 했는데, 배운 점이 있다면.
▶감독님께서 떠나시면서 장난으로 나에게 문제가 있는지 물어봤다. 근황이 어떠냐는 질문이었다. 그 정도로 좋으신 감독님이다. 회의를 자주 하시는데, 항상 코치들을 존중해주신다.
코치 생활하면서 힐만 감독 같은 분을 못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회의를 통해 상반되는 의견이 나왔을 경우 근거를 물어보신다. 그걸 들어보신 후에 합당한 이유라면 들어주셨다. 자기 원칙을 지키는 고집이 세면서도 코치의 말을 존중해주셨다. 감독님께서는 자신의 생각을 바꾸더라도 팀을 위한 의견이 고맙다고 해주셨다. 그런 부분에서는 쿨했다.
-SK를 떠나며 아쉬운 부분이 있나.
▶사실 2019시즌 이 선수들과 어떻게 하겠다는 구상과 계획이 머릿 속에 있었다. 그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정진기, 김동엽, 한동민, 정의윤, 최정, 강승호, 노수광 등 여러 선수들이 눈에 밟힌다. 어떻게 보면 내 새끼들이나 마찬가지다. 최근에서야 구단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선수들뿐 아니라 김강민 등 여러 선수들에게서 전화가 온다.
-향후 행선지는 어떻게 되나.
▶현재 고민하고 있다. 공부도 생각하고 있는데, 정해진 것은 없다. 그래도 우승을 하고 떠나는 거니 후련하고 기쁘다.
인천=박수진 기자
201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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