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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진(109회) 희망이 싹트는 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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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스포츠서울(19. 3.20)
KIA 이범호 긍정의 나비효과, 이창진 희망이 싹트는 봄
올해 백업 유틸리티맨 후보 0순위로 떠오른 KIA 이창진이 지난 16일 NC전을 앞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베테랑 3루수 이범호(38)의 부상이 긍정적인 나비효과로 변했다. 후배들에게 연쇄적으로 출장 기회가 주어진 덕분이다. 최대 수혜자는 유틸리티 자원 이창진(28)이 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오는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시작하는 2019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 최원준(22)을 선발 3루수로 내정했다. 지난 2016년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KIA에 입단한 최원준은 송구에 약점을 보여 세 시즌 동안 유틸리티 자원으로 경기에 나섰다.
내외야를 겸할 수 있는 유틸리티이자 빠른 발과 펀치력을 갖춰 차세대 주축으로 KIA 김기태 감독의 큰 기대를 받았다. KIA 김민호 야수 총괄코치의 집중 조련 덕분에 수비에서 전문 내야수의 틀을 다진데다 억대 연봉(1억원)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른바 ‘포스트 이범호’ 0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이범호가 스프링캠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도 하차해 예상보다 일찍 자신의 자리를 잡았다.
KIA 최원준이 이범호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예상보다 빨리 개막 3루수로 낙점돼 자신의 포지션을 가질 기회를 잡았다. 강영조기자
인천고-건국대를 졸업하고 2014년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전체 60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이창진은 KT와 KIA를 거치면서 생존전략 중 하나로 유틸리티를 선택했다. 그는 “내 상황이 포지션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경기에 나갈 수만 있다면, 이로 타구를 잡아내야 하는 상황이 와도 상관없다”며 눈을 반짝였다.
고교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타격에 남다른 기량을 뽐냈지만 내성적인 성격에 발목을 잡혔다. 그는 “(안)치홍이 형이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어야 하는데 청소년대표팀 차출 때문에 기준 경기 수에 한 경기가 모자랐다. 그래서 내가 받은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고교 때부터 ‘닮고 싶은 선수’로 꼽을만큼 안치홍을 동경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못해봤다고 한다. 그는 “성격 때문”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순간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야구와 잘맞는 듯 하지만, 단체종목 특성 상 어느정도 외향적일 필요도 있다.
이창진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선뜻 누군가에게 다가가지를 못한다”고 말했다.
KIA 이창진(오른쪽)이 지난 14일 광주 KT전에서 7회말 역전 결승 3점홈런을 쏘아 올린 뒤 김종국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 홈런은 이창진의 생애 첫 홈런이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에 와서는 표정도 밝아졌고 파이팅 있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지난 14일 광주 KT전에서는 생애 첫 홈런도 때려냈다. 그는 “감독님과 쇼다 코우조, 홍세완 코치님께서 알려주신 타격 방법을 이해하고 따라하려다보니 타구질이 좋아진다는 것을 느꼈다. 더 연구해서 타격으로도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 물러날 곳이 없다”고 말했다.
KT 시절만 해도 방망이 헤드가 지면쪽으로 떨어지거나, 빠른 공을 이겨낼 만큼 스윙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스윙 아크가 뒤는 짧고 앞은 커져 150㎞짜리 공에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비교적 작은 신장(173㎝) 때문에 평가절하 되기도 했지만 KIA 김기태 감독은 “야무지다”며 가능성에 투자할 뜻을 내비쳤다.
이창진이 1군 백업 0순위로 평가받는 진짜 이유는 남다른 타구 반응 때문이다. 김 총괄코치는 “타구에 따른 스타트는 우리팀 야수 중 단연 넘버 원”이라고 치켜세웠다. 전문 외야수가 아닌 그를 마무리캠프 때부터 중견수로 강력 추천한 것도 김 코치의 남다른 눈썰미 덕분이다.
이창진은 “어릴 때부터 수비만큼은 기초가 중요하고, 열심히 한 만큼 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포수 위치와 타자의 스윙궤도 등을 보고 미리 타구 방향을 예측하는 편인데, 외야에서도 아직은 잘맞아 떨어지고 있다. 코너 외야수로 나가면 할 수 없었겠지만,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타구 판단에 어려움 없는 포지션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창진은 평소에는 내성적인 ‘순한 사람’이지만 그라운드에 나서면 몸을 사리지 않는 투사로 변한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어느덧 프로 6년차. 이제는 자리를 잡을 때가 됐다. 이창진은 “내 포지션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1군 경기에 얼마나 많이 나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기회가 올 때 잡을 수 있도록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 한 타석, 1이닝이 나한테는 정말 값지다”며 눈을 반짝였다. 야구의 봄과 함께 이창진의 희망도 싹트기 시작했다.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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