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인하대에 야구부가 창단하면서 지역 선수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인천 야구 기둥 인천고에서 거물급 선수가 크고 있었다. 1976년 인천고를 봉황기 고교대회 4강에 올려놓은 주인공, 양승관(49·사진)이 30년만에 돌아왔다.
숭의초-동인천중-인천고를 졸업한 인천 야구 역사 양승관은 "언제나 인하대로 돌아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로팀에 있으면서도 항상 인천으로 도망칠(?) 궁리를 했다.
그는 "모교가 그리웠지만 여의치 않았다. 후배들이 잘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감히 건드릴 수 없었다"고 했다.
그의 꿈이 드디어 이뤄졌다. 인하대는 2년 전 주성로 감독이 물러나고 김상진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되면서 안정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새 감독을 물색하던 인하대는 학교 출신 야구 지도자를 찾았고 양 신임 감독에 꽂혔다. 마침 그는 지난해 11월 부터 SK 와이번스 코치 자리에서 물러나 있었다.
양 신임 감독은 이번이 첫 감독직이다. 그는 마음을 비웠다. 욕심부리지 않고 선수들과 처음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목표도 아직 세우지 않았다. 프로야구와 아마추어 야구는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지난 2년 내내 침체 돼 있는 분위기를 바꿔놓는게 그가 맡은 첫 임무다. 그는 "코치와 감독은 엄연히 다른데 이 첫 경험을 잘 풀어갈 수 있을지 부담"이라며 "아마추어 팀을 지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 어떤 식으로 가르쳐야 할지는 부딪히면서 배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감독이 없는 팀을 이끌어 온 현 코치진을 그대로 끌고 갈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감독 대행을 맡고 있는 김상진 코치는 2주 전 따로 자리를 마련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양 신임 감독은 "프로 야구에 있다보니 인하대에 대해 아는게 많지 않아 코치들 도움이 중요하다"며 "김상진 코치 등 지금까지 고생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함께 안고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달 1일 발령을 받고 바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한 달 훈련 기간에 올해 계획을 세우겠다고 했다.
양 감독은 "믿고 맡겨준 학교와 인천 야구인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라도 열심히 하겠다"며 "진정한 대학 야구가 무엇인지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소유리기자 blog.itimes.co.kr/rainw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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