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고교야구선수 줄줄이 유급 신청(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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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선수 줄줄이 유급 신청
"좋은 조건 위해서라면 유급 쯤이야···"
인천지역 고교야구가 선수들의 무더기 유급 신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내년 대회출전 기회가 줄어들 것을 염려한 저학년 선수들의 학부형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학교마다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인천야구협회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인천지역 고교야구 선수 중 재활치료 등의 이유로 유급을 결정한 선수는 3개 학교에서 모두 7명으로 지난해 2명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었다.
먼저 지난 해 한 명의 유급 선수도 배출하지 않았던 동산고와 제물포고가 올해 각각 3명의 선수를 유급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산고는 지난 5월부터 재활에 들어간 3학년 포수 정기완과 유격수 이동훈을 나란히 유급토록 한데 이어 지난 4월 수술을 받은 2학년 3루수 김경희도 한해 유급을 허용했다.
제물포고 역시 팔꿈치 수술을 받은 3학년 김희석에 이어 2학년 에이스로 올 초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은 홍유상과 지난해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최원준을 한 해 더 같은 학년에 머물도록 했다.
여기에 지난해 유일하게 2명의 유급선수를 냈던 인천고도 올해 3학년 투수 박혁진을 한 해 더 등교토록 결정했다.
그러나 올해 유급선수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2009년부터 한 선수가 같은 학년으로 특정대회에 두 번 출전할 수 없도록 한 조치 때문.
그동안 선수 유급제도를 내심 전력향상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던 학교나 보다 좋은 조건에서 대학이나 프로무대에 내보내고 싶어하는 선수 학부모의 입장에선 올 해가 유급제도를 활용할 마지막 기회가 되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고학년 선수들의 무더기 유급으로 내년 전국대회 출전의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저학년 선수들만 피해자로 전락한 상황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1학년 시절을 뺀 고작 2년 정도만 주전의 기회가 주어지는 고교야구 무대에서 그나마 절반을 내주고 나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을 꽤 차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
감독들 역시 저학년 선수들을 고려해 유급을 꺼리고는 있지만 진단서를 발급 받아 발벗고 나서는 학부모들의 유급신청을 무작정 저지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라고 털어놓는다.
더욱이 고교야구가 보다 적극적인 선수보호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부상선수가 늘어나면서 이를 악용해 고의적으로 선수를 유급토록 유도하는 사례도 잦다는게 주변의 지적이다.
이와관련 인천고 양후승 감독은 “한 학년으로 같은 대회에서 두 번을 뛸 수 없게 한 제도는 분명히 바람직한 조치”라며 “감독들 역시 많은 선수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어야 하는 입장인 데다 고교야구가 학업의 연장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가 이런 부작용을 마무리할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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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9-02 20: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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