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인천야구 이야기
작성자 : 이동열
작성일 : 2007.10.03 02:01
조회수 : 2,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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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야구 이야기 와이번스 야구 이야기 2005.12.14 09:49 | simgog |
야구 열정에 비해 가장 천대받은 도시가 인천이 아닌가 싶습니다.삼미 청보 태평양 현대 에스케이 까지 이어지는 굴곡의 역사는 정말 인천 야구의 고달픈 역정을 그대로 보여 주지요.삼성과 롯데는 팀명도 기업이름도 한번도 바뀌지 않은 팀엔데.이팀들과 과 인천을 비교해 보면 처참함 그자체입니다.팀도 징그럽게 많이 바뀌었지만.감독도 징그럽게 많이 바뀌었습니다.한번 세어보니 22회 정도나 되는것 같습니다..선수들은 어떠냐???선수들도 아주 징글맞게 많이 바꼈죠.머 삼성처럼 1등 주위를 추구해서 많이 바꼈다면...할말 없는 거지만....이건.완전히 타팀에서 쓰다버린. 일명 퇴물 선수들만 꾸역꾸역 몰려드니, 이것도 환장하는 거라.
팀도 열라리 자주 바껴, 감독도 자주바껴, 선수들도 자주바껴, 그나마 몇몇 토종 프랜차이즈 하나 발굴하면 술이나 부상 아니면 닝기리 당당으로 선수 수명 갉아 처먹고 몇년 버티지도 못하고, 은퇴하고 등등..그동안 멍든 인천 팬심은 필설로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고론데.....잠깐 인천야구의 반짝기가 있었죠, 90년대 중후반 현대가 괴력을 발휘하면서, 또 가히 40년만이라 할 수 있는 오랜 기간에 배출된, 위재영 정민태 이숭용, 박진만등을 위시해 중소 그룹에 속한 선수들까지 포함하면, 실로 인천야구의 최대 황금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거기다 현대란 공룡기업이 들어서서 좋은선수 마구마구 델꼬 오고 하니, 돈도 많고 선수도 많고 인천출신 프랜차이즈도 많고, 문학구장 짓는다고 난리치니, 인천팬들은 그간의 설움 몽땅 날릴고도 한밑천 든든히 챙길만큼 즉거워 했죠. 근데
정녕 부유한 팀과 인천은어울리지 않는가? 현대의 이해못할 망동이 시작됩니다. 서울로 가겠답니다. 젠장, 인천팬들은 그간의 설움을 곱절로 보상 받을 것을 상상하며 혼자서 얼레리 꼴레리 하면서 놀고 있었는데, 그간의 설움보다 곱절로 큰 설움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현대는 인천야구 고난의 역사의 끝이 아니라, 진정한 고난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삼성팬이여, 지금의 삼성이 서울로 가고 과거 쌍방울 그 멤버가 대구를 대체한다면 당신들의 기분은 어떨까??(쌍방울을 비하하고자 함이 아니니 이해바랍니다.) 대구 선수랑 코칭스테프 알짜배기 다 델꾸가고 페허보다 조금 낳은 대구 시민구장만 남겨두가 간다면??당신들의 기분은 어떨까? 조금만 역지사지 한다면 당시 인천팬들의 심정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가끔 인천 골수들을 만나곤 하는데 그들앞에서 현대를 칭송했다간, 도끼날 날라 옵니다. 도끼날, 참조하시길,
"어디 팬이십니까? 와이번스팬입니다 "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상관없는데,
"어디팬이십니까? 인천팬입니다." 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한번더 물어봐야 한다.
"그렇다면 삼미시절 부터? 예 삼미시절부터"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그 앞에서 현대의 현자도 꺼내지 말것이며, 가급적 현대 앞에 개자나 씹자를 넣어서 말해준다면 상대방과의 대화는 여유가 넘칠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최소한 칭송은 하지 마십시요. 이것은 인간 수명 연장의 대가 메치니코프 박사의 심정으로 여러분께 드리는 조언 입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가급적이면 야구지식 자랑일랑 하지 마십시요. 오랜 꼴찌의 연속속에서 쌓인 야구 내공은 하구라와 허구라 다 합친 울트라 슈퍼 점쟁이 플러스 미국야구쟁이가 덤빈다 해도, 꿈쩍하지 않을 정도니까요. 오히려 열라 맞고 쫓겨나는 경우도 있으니, 가급적 듣는 것을 위주로 대화를 하십시요.
그들은 평범함을 가장하고, 인천 야구장 요소요소에 숨어 있으니 조심하세요. 적발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적발한다 해도 쉽사리 자신의 야구이력을 밝히지 않으니까,
인천야구를 사랑하던 이들은 정말 황당하고 황망하고 환장하는 그런 새로운 고난 앞에서, 야구를 보지 않는 자결파와, 현대를 따라서 차라리 인천을 버리는 변절파, 끝까지 지조를 지켜 인천야구에 터를 밖은 충성파 요 세부류로 나뉩니다. 즉 그많던 인천팬중 3분지 1이 남은거지요. 말이 좋아 3분지 1이지 사실 자결파가 70퍼센트가 넘는 상황에서 실제로는, 10분지 1이라고 봐야 할것 입니다. 아! 낙화암의 3천궁녀가 떠오르는 그 기나긴 자결의 행렬을 보셨습니까?
2000년도 남들은 밀레니엄이니 머니 희망에 부풀어 제야의 종소리를 들어며 별별 생쇼를 다해대면서 새천년을 맞이하는데, 유독 인천팬들만 텅빈 구장을 쓸쓸히 바라보며 폐허속에서 새천년을 맞이합니다. 그나마 충성파 몇이 지킨 도원구장은 그야말로 적막강산이요, 우울함이요, 비참함 이었습니다. 때론 원정팀 팬들의 축제의 장이되기도 했지만, 그건 정말 울고싶은 아이 뺨때리는 그런 경우라 볼 수 있겠습니다. 핵폭탄과 오염으로 폐허가 된 땅에서 다시 하나의 생명을 움틔운 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생명을 움틔우는 수준이 아닌 다시 초록의 농지로 만든다는 것은, 실로 조혜련을 전지현으로 바꾸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에 살아남은 몇몇 팬들이 다시 도전을 합니다. 조혜련을 전지현으로...음...
서포터스를 구성하고 몇몇 남은 충성파들이 다시 조직을 결성하고, 구단 역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점점 생명의 싹이 움튀우고, 밭을 경작하고 농지를 만듭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풀이 시들시들합니다. 좀처럼 씨앗을 퍼뜨리질 못합니다. 뿌리가 약해집니다. 그래서 이장님이 농부에게 물어 봅니다.
"도대체 왜 이렇습니까"
농부는 대답합니다.
"영양제가 좀 필요합니다. 당분간은"
어떤 영양제가 필요합니까?
"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만, 그래도 저쪽 동네에서 사용하는 영양제가 좀 필요합니다."
" 그건 안팔던데요? 그쪽 동네에서도 귀한거라고 하더군요"
" 그렇습니다. 한 5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 5년이면 구할수 있을까요?"
" 모르긴 해도 노력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만, 좀 힘좀 써주신다면"
" 아 그래요? 그렇다면 좀 기다려 보십시요. 제가 최선을 다해 구해다 드릴테니"
하고 기나긴 세월 참고 또 참고 그날을 하루같이 기다려서 영양제를 구입해 주길 바랬건만, 철썩같이 약속했던 그분 왈
" 비싸서 못샀어요. 필요도 없은 영양제 사간 삼성동네놈들 나빠요. 어쨌거나 없는거 생각하면 건강만 헤치니 그냥 맨땅에 헤딩하세요"
민심은 대책없이 흐트러지고, 점점 가관, 그동안 동네 주민끼리 의좋게 지낸 것 정도가 최고의 재산이라고 나름대로 자부하던 우리 동네에 드디어, 약속했던 이장님이 죽일놈이다 아니다 영양제가 나쁘다 ,아니다 저 옆동네 놈들이 죽일놈이다 하며 서로에게 돌팔매질을 해대는 결과까지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인천팬들이 어디 그냥 인천팬들입니까? 삼미시절 부터 고난의 세월을 이어가고 이어가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온 그들입니다. 이장님이 맨땅에 헤딩하세요란 말의 이면엔, 그 끈질긴 생명력에 대한 믿음도 한몫했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여기 저기서 나죽겠단 농부의 비명이 들립니다. 하지만 저두 압니다. 그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다시 살아나서 문학에서 활개치고 다닐 것이란 사실을, 근데 한가지 더 압니다. 아무리 고통은 아무리 익숙해 지려고 해도 익숙해 질 수 없는 성질이란 것을.....
그렇습니다. 고통이란 익숙해질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것이죠. 그 고통을 좀 완화 시켜 주십시요. 어떻게 완화시키냐구요? 이쯤하면 다 알아 들으셨어야 하는데, 할 수 없죠 뭐..
보통 1930년대 출생한 분들이 최고 고생세대라고 합니다. 유년기은 일제 수탈기간이요 소년기는 좌우익의 엄청난 대립의 기간이요 청년기는 6.25의 기간이요 장년기는 보릿고개의 기간이요 살만하니, 머리에 허연 밀가루가 씌여저 있고, 새로운 세대의 강력한 출현으로 지금은 모두가 서울 탑골공원에서 집단으로 사육되고 있는 그런 분들 말입니다. 가끔 그런 분들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면질문을 합니다.
"어떻게 그런 힘든 세월을 사셨습니까?"
" 그래도 미래의 희망때문이지, 자식들은 이고생 안시킨다고 결심에 또 결심을 하고 살았기 때문이지, 그거 없었으면 벌써 죽었을 것이고, 지금 이나라도 없을 것이야"
그래요 희망이 있으면 고통은 반이 됩니다. 고통은 마약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희망만이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약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인천팬들은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들에겐 마약이 아닌 희망이란 약이 필요합니다. 그 약을 좀 사주십시요. 그 약이 뭔지 알아 들으셨습니까? 다른 동네로 팔려간 영양제가 아닙니다. 인천팬들이 갈구하는 것은 이미 떠난 영양제도, 인천의 그 무엇도 아닙니다. 희망입니다. 와이번스가 우뚝솟아 인천 문학의 농지를 저푸른 초원으로 만들 수 있는 그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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