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시만 아는 고교야구부 창단(퍼온글)
본문
야구협회·교육청·학교 ‘금시초문’
인천시가 올해 제4의 고교 야구부 창단을 추진한다.
인천지역 야구계가 그동안 꾸준히 요구해 온 네번째 야구부의 창단은 그러나 추진 구상단계부터 엇박자다. 고교야구부 창단과 밀접한 관계에 놓인 인천시 야구협회도, 인천시교육청도, 해당 학교도 모르는 사이 시의 추가 창단 계획엔 특정학교가 명시됐다.
시 체육진흥과는 지난 8일 새해 첫 주요업무보고에서 엘리트체육의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고교 야구팀 창단 계획을 포함, 발표했다. 시는 창단 지원비로 2억5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시가 이날 배포한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추진 대상학교로 선인고가 지목됐다.
▲구도 명성 잇기 위해선 4개팀 절실
인천지역 야구계는 그동안 엘리트 야구 발전을 위해 현 인천고, 동산고, 제물포고 등 3개팀으로는 부족, 추가팀 창단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인천지역에 고교야구팀이 하나 더 늘어 4개 팀이 될 경우, 기존 한 장 뿐이던 전국대회 출전티켓이 2장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시 야구협회 관계자는 “인천에 고교 야구팀이 3개뿐이라 전국대회 출전티켓이 한 장 밖에 나오지 않았다. 4개팀으로 늘어 출전티켓이 2장으로 늘면 지역 고교야구팀의 전국대회 출전 기회도 늘어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런 야구계의 야구팀 창단 요구는 ‘동문 결집’을 바라는 각급 학교의 동문회의 이해와도 맞아떨어져, 그동안 지역에서는 동인천고와 대건고, 선인고 등 동문회에서 야구팀 창단이 거론됐다.
하지만 팀 창단 이후 운영과 관련한 학교 당국의 부정적인 입장과 동문회 내부의 갈등 등을 이유로 팀 창단 논의는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학교도 모르는 일인데
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지난해 야구부 창단이 가능한 몇몇 학교와 접촉했다. 이 중 선인고가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접촉대상이 학교 당국인지 아니면 동문회인지 정확히 거론하지 못한 채 전임자의 업무 추진 과정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 교육청은 이런 시의 계획이 ‘금시초문’이란 반응이었다.
시 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관계자는 “몇몇 언론보도를 통해 선인고 총동문회가 야구부 창단 의사를 갖고 있을 뿐이란 사실만 파악했을 뿐, 시가 선인고에 야구부 창단을 추진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건고의 축구부 창단 문제로 곤혹을 치렀던 경험을 되새기며 교육청 배제된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시 야구협회 또한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야구부 창단과 관련해 몇몇 학교가 거론되긴 했지만 모두 흐지부지됐다. 선인고 창단 소식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교도 황당해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선인고 체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동문회를 중심으로 야구팀 창단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현재의 운동장 여건 상 야구팀 창단은 불가능하다. 현재 선인고는 야구부 창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계정수(남구의회 의장) 선인고 총동문회장은 “학교측이 창단 이후 팀 운영 문제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동문회 내부에서도 야구팀 창단을 합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문회장으로서 동문들의 결집을 위해 야구부 창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연초에 학교와 동문들을 만나 야구부 창단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입력: 2008-01-13 17:10:05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