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SK 이재원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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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이정래 기자]SK 와이번스 3년차 포수 이재원에게는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이름이 있다.
바로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한 입단 동기 류현진(한화)이다.
비교당하는 자의 설움
2005년 고교 3학년이었던 이재원과 류현진은 연고권을 보유하고 있던 SK의 2006년 1차 지명 후보였다. 이재원은 인천고의 4번 타자로 중심타선을 이끌었고, 류현진은 동산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역 야구를 대표하는 간판선수였던 이들이 주목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
SK의 선택을 받은 것은 박경완의 뒤를 이을 포수 재목으로 꼽혔던 이재원이었다. 부쩍 체격이 좋아진 류현진은 그해 11경기에서 67이닝을 던지며 87개의 삼진(9이닝 당 11.7개)을 잡아낼 만큼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지만 고교시절 부상 경력 탓에 SK에 지명받지 못했다. 1차 지명에서 밀려난 류현진은 그해 신인 2차 지명에서 1라운드 2순위 지명을 받고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
사실 특별할 것도 없던 당시 신인 지명이 이야깃거리가 된 것은 데뷔 첫해부터 '괴물 신드롬'을 몰고 오며 프로야구 아이콘으로 떠오른 류현진 때문이었다.
혜성같이 등장한 류현진 이력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했다. 류현진이 SK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은 충분히 흥미를 자아낼만했다. 이로 인해 SK 프론트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류현진을 제치고 SK의 지명을 받은 이재원에게 점점 부담이 늘기 시작한 이유다.
'류현진 저격수'
주전으로 도약하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포지션이 포수다. 더군다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입단한 이재원은 좀 더 오랜 기간 담금질이 필요한 상태였다. 이재원은 착실히 그 과정을 밟아 나가고 있었다.
데뷔 첫해 이재원은 48타수 15안타를 때려내며 0.312의 타율을 기록했다. 기회가 적었지만, 충분히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재원은 또다시 류현진과 묘한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이재원이 그해 무시무시한 위력을 선보이던 류현진을 상대로 6타수 4안타를 때려냈기 때문. 두 선수의 입단에 얽힌 인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데이터가 아닐 수 없다.
이재원은 고교 1학년 '2003년 봉황대기'에서 동산고의 류현진을 상대로 연장 11회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 홈런을 때려낸 경험이 있다. 이때부터 이재원은 류현진에게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비록, 프로 입단 후 사람들에게 억울한(?) 비교를 당하기는 했지만, 류현진에게 만큼은 절대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이재원.
2007년 조금 더 많은 기회를 얻었다. 데뷔 첫 해보다 3배가량 많은 66경기에 출장한 이재원은 108타수 36안타 타율 0.333을 기록했다. 확실한 성장을 이루어 낸 것.
36개의 안타 가운데 홈런이 3개, 2루타는 무려 9개로 첫 해 0.312에 머물렀던 장타율은 0.491까지 치솟았다. 타석수가 적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100타석 이상 들어선 SK선수들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장타율이다.
이재원이 때려낸 3개의 홈런에는 지난해 4월 6일 개막전에서 류현진에게 뽑아낸 2점 홈런이 포함돼있다. 이재원의 프로데뷔 첫 홈런이었다. " 그동안 류현진에게 이를 갈고 있었는데, 오늘 홈런을 때려내 너무 기쁘다 " 홈런을 뽑아낸 뒤 이재원이 밝힌 소감은 그간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는지 묻어났다. 비교당하는 자의 설움을 이재원은 뼈저리게 경험을 한 것이다.
이재원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목표
지난해 이재원은 류현진을 상대로 7타석 6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통산 류현진 상대로 12타수 7안타 1홈런. '류현진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을만한 성적이다. 이재원은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 류현진의 공을 가장 잘 때려내고 있는 타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류현진 저격수'로 유명세를 탔지만, 류현진과의 간격은 여전히 한참이나 벌어져 있다. 이재원은 아직 자리를 잡지도 못한 반면 류현진은 이미 프로야구를 이끌고 있는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이재원의 당면 과제도 류현진이 아니다. 1차적인 목표는 지난해 팀 전체 이닝의 81.3%를 책임진 주전 포수 박경완의 짐을 덜어주는 튼실한 백업 포수가 되는 것이다.
이재원의 1차 목표는 이루어 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원은 올 시즌 SK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유망주이기 때문.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장타력이 급상승한 이재원은 김성근 감독이 4번 타자감이라고 치켜세울 만큼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재원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은 확실해 보인다.
올 시즌 이재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반드시 부여잡아야 한다. 이재원에게는 도전해야 할 목표가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바로 류현진 대신 자신을 선택한 SK의 판단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 류현진과의 인연의 끈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는 것이 이재원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목표다.
과연 이재원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SK 차세대 '안방마님' 이재원의 세 번째 시즌이 주목된다.
댓글목록 0
박홍규님의 댓글
아!!! 어디갔다 왔니? 재원이의 성장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습니다.일취월장..그러나 서둘지 않겠습니다...아자!아자!!!재원이 홧팅구!!!(^+^)
차안수님의 댓글
야구에서 모처럼 후배의 옹골찬 소식 접하니 기분 좋습니다. 금년에 목표한것들이 잘이루어 지기를 바라며, 항상 건강 조심.
고선호님의 댓글
앞으로도 기대가 될 만한 후배 잖아요..글구 그 아버지도 졸업하고도 인고 게임과 행사에 열심히 참석하고 후원하고..이번 승리기원제에도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 주셨지요..보기 드문 일이죠..감사랄 다름입니다..그러니까 잘 보고배운 재원이가 잘 하지요..
고선호님의 댓글
랄?;;;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