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대붕기 야구 우승 최계훈 인천고 감독(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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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때 못 이룬 꿈 이제야 이뤄”
대붕기 야구 우승 최계훈 인천고 감독
“선수로서 못 다 이룬 꿈을 감독이 돼서 풀었습니다.”
지난 14일 제30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최계훈(48) 인천고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이 누구보다 감격스럽다.
인천고의 대붕기 첫 우승이기도 하지만 최 감독이 1회 대붕기 대회에서 투수로 나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기억 때문이다. 첫 대회 준우승의 설움을 29년이 지난 올해 감독이 돼 말끔히 씻어 버렸다.
인천고 79회 졸업생인 최 감독은 당시 인천고의 에이스였다.
“고3때 황금사자기, 대붕기, 봉황대기, 전국체전 등 4개 전국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치며 눈물을 삼켜야 했지요.”
하지만 팀의 유일한 투수였기 때문에 몸을 혹사시키면서 훈련을 했고, 선수 생명이 짧아졌다. 프로팀 태평양에서 2년 동안 투수로 활동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고 KBO에서 심판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이후 2006년까지 12년 동안 태평양, 현대, SK, 롯데, LG 등 1·2군 코치를 맡으며 지도력을 키웠다.
그러다 지난 3월 인천고 양후승 전 감독 퇴임 후 학교장 추천으로 감독의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지도자 2급 자격증이 늦게 발급되면서 KBO의 공식 승인을 받지 못해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어필을 할 수 없었다.
“대붕기 결승전이 있던 날 오전 11시 KBO의 승인이 나면서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후 첫 승을 거뒀습니다. 저에겐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입니다.”
그는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정신력과 체력, 수비를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벌였던 특훈이 효과를 봤지요. 푹푹 찌던 대구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훌륭히 싸워준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강한 훈련으로 선수들 스스로 끈기와 오기를 기르며 정신력을 강화했고, 체력도 키울 수 있었다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특히 연습경기에서 발생한 ‘미스 플레이’를 집중 훈련했다. 실전 경기에서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다.
여기에 선수들을 위한 학교의 교육 또한 한몫했다. 평소 요가와 영어, 한문, 독서, 영화 등을 통해 자기수양과 폭넓은 사고를 하도록 도왔던 것. 선수들은 창의적인 사고로 스스로 경기를 운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다.
앞으로 최 감독은 옛 인천고 야구의 명성을 다시 세우기 위해 더욱 노력할 각오다. 그동안 우수 선수 1~2명에 의존했던 플레이를 이젠 조직력을 앞세워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고, 투수나 타자 등 선수 개인의 능력을 키워준다는 계획이다.
“미추홀기와 봉황대기, 전국체전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인천고의 명성이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 다시 떨칠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입력: 2008-07-15 20:39:52
댓글목록 0
최병수(69회)님의 댓글
등록하고 첫 날에.. 첫 승을... 그것도 첫 우승~~!!!!
멋지게 준우승 징크스에서 탈피하였습니다.
박홍규님의 댓글
감동 그 자체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