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조우성(65회)의 미추홀/도원야구장(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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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야구장 / 조우성의 미추홀
인천은 야구의 도시다. 우리나라 야구의 도입지라는 역사적 경험이 씨앗이 되어 야구열 자체가 하나의 지역정서가 됐다. 인천고와 동산고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청룡기, 황금사자기대회 등에서 연전연승하면서 고교야구계를 제패했던 것은 잊지 못할 평생의 추억이다. 그러나 프로 출범으로 고교야구가 시들해진 것은 못내 아쉬운 일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고시엥(甲子圓)' 대회가 올여름으로 90회를 맞지만, 대성황중인 것과는 퍽 대조적인 풍경이다.
그렇다고 프로야구가 시민들의 정서를 한 차원 승화시켜 '구도 인천'의 축으로서 사랑을 받았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NO)'다. 특히 삼미슈퍼스타즈, 청보핀토스, 태평양돌핀스로 이어가던 인천프로야구의 맥을 하루아침에 끊어버린 '현대유니콘스'의 상업주의적 행태는 팀 자체가 사라져버린 지금까지도 지탄을 받고 있다.
'현대유니콘스'의 대죄(大罪)는 정민태, 박진만, 김경기 같은 선수들이 인천출신이라는 데 긍지를 갖고 있던 팬들의 가슴에 무참히 못질을 했다는 점이다. 인천을 떠나지 말라며 서명운동까지 벌였던 그들 가운데는 아예 '야구'를 버린 이들이 이외로 많았다. 물론 지역출신 선수를 영입하는 등 그간 노력을 보여온 SK를 우리팀으로 받아들인 이들도 있지만….
그나저나 전 '현대유니콘스' 관계자들은 신설 문학야구장에서 SK가 올리고 있는 성과를 보면서 자신들의 판단이 얼마나 졸속이었나 가슴을 치고 있을 듯싶다. 인천야구의 산실인 '도원야구장'(이 야구장의 원래 이름이다)이 내달 헐린다는 보도이다. 큰 시장에 입성하기 위해 '현대유니콘스'가 인천을 떠난 것이나 '도원야구장'을 헐어 재개발한다는 것이 다 경제우선 논리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다. 문화가 경제에 밀린 예다. 그러나 올바른 경제는 문화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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