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쌀집 아들 3형제'인천야구'를 짊어지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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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 7.15)
쌀집 아들 3형제'인천야구'를 짊어지다
양승관·후승·주승, 어릴적부터 소질 다분
고교 무대 정복 …'삼미 슈퍼스타'로 발돋움
▲ 2004년 삼미원년멤버와 영화'슈퍼스타감사용'출연진과의 친선경기에서 양승관이 쳐낸 공을 바라보고 있다. |
1970년대 초반, 인천 신흥동 양씨네 쌀가게 앞은 늘 요란스러웠다.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면 뛰노는 아이들로 늘 북적거렸다. 이들 가운데 또래보다 한 뼘은 큰, 골목대장이 있었다. 그 꺽다리는 그 '골목야구'에서 늘 왕초 노릇을 했다. 소문은 금방 퍼졌다. 옆 동네 숭의동에서 야구깨나 한다는 또래들이 몰려들었다. 그 가운데 숭의초등학교에서 '진짜 야구'를 하는 손인규가 있었다.
손인규의 눈에도 그 쌀집 큰 아들은 야구를 잘했다. 그는 곧 숭의초등학교 야구감독에게 알렸고, 그 '골목왕초'의 실력에 반한 감독은 부모님을 설득해 정식 유니폼을 입혔다. 그 왕초의 이름 양승관. 그때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양승관에게는 남동생이 셋 있었다. 그때 바로 아래 동생 후승이 아홉살, 그 아랫 동생 주승이 일곱살. 그들도 곧잘 야구를 따라 했다. 큰 형이 정식 선수가 되자 재미를 붙인 동생들도 야구를 하겠다고 졸랐다. 축구를 잘했던 아버지(양순남·82)와 높이뛰기 선수였던 어머니(박금순·78)의 피를 이어받아서 운동을 하면 다 잘했고, 열심히 했다. 3형제는 나란히 숭의초등학교-동인천중학교-인천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야구선수로서 인천을 대표했다.
큰 형 승관과 둘째 후승은 대학교까지 인하대를 다녔다. 둘째 후승은 고등학교 때 팀을 세 번이나 전국대회 결승으로 이끌며 유망주로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지역 대학에서 스카우트제의가 왔고, 본인도 서울로 가고 싶어했다. 그러나 부모님은 인하대 진학을 권했다. 인천을 떠나지 말자는 이유였다. 셋째 주승은 인천고를 졸업한 뒤 단국대로 진학했지만 곧 인천으로 돌아와 지도자가 됐다.
▲ 양승관·후승·주승(왼쪽부터) 3형제는 인천을 대표하는 야구선수로 활약했다. 지난 2005년 12월 3형제가 모여 활짝 웃고 있다.
'영원한 삼미 슈퍼스타' 양승관은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삼미(82~84년)-청보(85~87년)-태평양(89년) 등 인천연고의 프로팀에서 활약했다. 그는 '인천야구의 아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삼미 슈퍼스타스 창단 첫 승리 때 결승타를 때렸다. 그는 태평양, SK에서 코치로 활약했고 현재는 3년째 인하대 지휘봉을 잡고 있다.
둘째 후승은 1985년 형이 뛰고 있던 삼미(85년)에서 '형제 프로야구 선수'로 데뷔했고 청보(86~87년)-태평양(88~89년)을 거쳐 쌍방울(91~92년)에서 은퇴했다. 2000년부터 상인천중 감독, 2003년부터 인천고 감독을 지냈고 지금은 고향을 잠시 떠나 대전고 감독을 맡고 있다. 셋째 주승도 인천 숭의초등학교감독을 시작으로 소래초등학교 등 인천지역 초등학교 지도자를 거쳤다. 그는 지금 형이 감독으로 있는 대전고 순회코치로 활약 중이다.
인천야구는 3형제를 지켜줬고, 3형제는 인천야구를 지켰다. 이들이 가장 화려하게 빛난 건 지난 2005년 4월 17일. 둘째 후승이 이끄는 인천고가 한국야구 100년을 기념해 열린 고교야구 왕중왕전 결승에서 부산고를 2대0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을 때다. 이 날 승리는 인천야구 100년을 기념할 수 있는 승리이기도 했다.
당시 동대문구장을 찾은 삼형제의 부모님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가 끝나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그 동안 아들이 잘 해왔지만, 정말 100년만에 한번 온 승리의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에 감동이 더 컸습니다" 라고 기쁨을 표현한 바 있다.
70년대 신흥동 골목을 뛰놀던 쌀집 삼형제가 지켜온 인천야구의 명맥은 그들에게서 멈추지 않았다. 첫째 승관의 아들 원혁(19)은 현재 인하대 1학년 내야수로 그 맥을 잇고 있다. 그 역시 숭의초-동인천중-인천고를 거쳤다. 아버지와 삼촌이 입었던 그 유니폼을 입고, 인천야구의 전통, 집안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야구에는 멈춤도, 끝도 없다. 삼미에서 시작해 SK로 이어져온 프로야구의 전통은 물론, 쌀집 3형제의 대를 이은 인천야구 지키기가 계속되는 한.
/글=이태일 네이버 스포츠 실장
/사진제공=양승관 인하대 야구부 감독
2010년 07월 14일 (수) 19:55:24
댓글목록 0
김종득님의 댓글
아마도 올해는 양후승감독이 일 한번 낼듯 합니다 양감독! 멀리서나마 응원 보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