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유채꽃(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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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8.20)
조우성의 미추홀 - 유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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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은 훌륭한 386 가수다. 1980년대 말 이후 필자는 이따금 라디오나 TV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노래를 듣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선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멜로디를 기억하게 됐고, 따라 부르며 좋은 노래라 생각했다.
▶최근에는 라디오, TV를 통해서가 아니라 인천의 무대에서 직접 그를 듣는 횟수가 잦아졌다. 기관, 단체, 문화원 등의 공연 기획자들이 계속 그를 초대했던 것이다. 기타를 들고 나와 열창하는 그에게 객석은 언제나 뜨거운 갈채로 화답했다.
▶그처럼 인천 무대에 자주 서는 가수가 또 있다. 한복을 단정히 차려입고 나와 구수한 입담으로 관객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안아 주는 가수 장사익이다. 영락없는 마음씨 착한 시골 아저씨 인상이지만, 그의 노래에는 쉬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숨겨져 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청중을 압도하는 그에게는 분명 매력이 넘친다. 대중가요와 민요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데서는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자주 그를 만나게 된 후로는 감흥이 예전 같지가 않았다.
▶"바람이 불면, 바람 든 유채꽃들이 노래하듯 노래하듯 어깨를 흔들고/비 내리면, 빗속에 유채꽃들이 생각에 젖은 듯 젖은 듯 조용히 머릴 숙이고 있다./그러나 어디로 가야 할까 망설일 수도 없는 이 세상은 이제 온통 유채꽃뿐, 유채꽃들의 노래, 유채꽃들의 생각뿐/유채꽃에 부딪히고, 유채꽃에 밟히고, 유채꽃에 뭉개져/오늘은 오장육부까지 유채꽃으로 향기롭다."
▶수년 전 필자가 어느 문학지에 발표했던 졸작 시 '유채꽃'의 전문이다. 구구하게 설명할 것도 내용이다. 아무리 유채꽃이 아름답기로 세상의 꽃이 모두 유채꽃뿐이라면 어쩔 것인가? 아마 그날로 질식해 버리고 말 것이다. 채송화, 나팔꽃, 백일홍 들도 어울려야 세상이 향기로울 것은 불문가지다.
▶오늘의 인천 문화예술계를 돌아보면 마치 유채꽃 동산이다. 유채꽃에 홀려 앉은뱅이 민들레 따위는 꽃도 아니라고 여기는 이들도 몇몇 있다. 그러면서 말로는 '민들레들과 소통하며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지역의 문화예술은 과연 무엇이며, 그 다양성은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가는 관심 밖이다. 진정 유채꽃만 아름다운가?
/객원논설위원
2012년 08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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