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酒色財氣 四堵墻<주색재기 사도장>에…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12. 9.6)
원현린 칼럼 /
酒色財氣 四堵墻에…
<주색재기 사도장〉
“술(酒)과 색(色)과 재물(財物)과 기(氣)라는 네 가지로 쌓아올린 담장 안에 수많은 어진 이와 어리석은 이가 있다. 만약 세상사람 중에 이것에서 뛰쳐나오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곧 신선(神仙)의 죽지 않는 방법이다.” -酒色財氣 四堵墻에 多少賢愚 在內廂이라. 若有世人 跳得出이면 便是神仙 不死方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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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古來)로 널리 세인에 읽히고 있는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책, 명심보감(明心寶鑑) 성심편(省心篇)에 나오는 경구다.
술과 여자와 노름을 아울러 일컬어 주색잡기(酒色雜技)라 한다. 주색(酒色)하면 중국 고대 군주 가운에 주색에 빠져 정치를 돌보지 않고 폭정을 일삼다가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 하(夏)나라 걸왕(桀王)과 은(殷)나라 주왕(紂王)을 꼽는다. 이 둘은 모두 주지육림(酒池肉林)을 말할 때 악명의 대표적인 인물로 떠 올려 지곤 하는 폭군들이다.
걸왕은 하나라의 마지막 군주로, 진상 받은 매희(妹喜)라는 미인을 품고 정사를 뒤로한 채 사치향락에 빠졌다. 사치는 극에 달해 술로 연못을 만들고, 못 둘레에 고기의 숲을 만들어 방탕의 극치를 즐겼다. 주지육림이라는 사자성어가 이 때 생겨났다.
주왕 또한 걸과 마찬가지로 주지육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녀 달기(?己)와 향락의 나날을 보내다가 나라까지 망친 어리석은 군주로 알려져 있다. 주는 충언을 하는 신하나 반기를 든 제후들을 불에 달군 구리 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위를 걷게 하여 불속으로 미끄러지면서 떨어지도록 하여 불에 타죽게 하는 형벌인 포락형(?烙刑)을 즐기는 광기(狂氣)를 부렸다.
이밖에도 조선조의 연산군도 있지만 어느 국가를 막론, 역대 수많은 군주들이 주색잡기의 욕망을 억제치 못하고 사치삼매경에 빠져 자멸해갔다.
예부터 ‘극기(克己)’라 하여 자기의 감정이나 욕심 따위를 이성적인 의지로써 눌러 다스리라 했다. 또한 ‘신독(愼獨)’을 강조했다. 남이 보지 않는 곳에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여 말과 행동을 삼간다는 의미다. 말은 쉬우나 범인들로서는 모두가 어려운 일일게다. 때문에 자신을 이기는 자가 가장 강한 자라 했다.
평생을 몸담아온 공직이다. 일부 몰지각한 공직자들이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끝내는 주색잡기에 빠져 스스로를 망치고 가정을 망치는 사례가 왕왕 보도되고 있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인천 공직사회에서 주색잡기, 그 중에서도 사기도박을 하다가 적발되는 공직자까지 있어 공직기강이 엉망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게다가 경기도의 한 지자체의 경우, 을지연습 기간 중 공무원들이 술(酒)을 마신 사실이 드러나 감사를 받기도하는 등 일부 몰지각한 공직자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정신 못 차린 인사들이 너무도 많다. 국회의 경우, 세비인상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이론이 없었다. 지금의 제19대 국회에서는 지난 18대에 비해 세비가 20%상당 올랐다고 한다. 이 또한 기술한 4가지 즉, 주색재기 가운데 재(財)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법이 무른지 줄지 않는 공직 비리다. 우리 사회를 진단해보면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총체적 부실이다. 뇌물의 유혹에 걸려 숱한 범털(죄를 지어 수감생활을 하는 돈 많고 지식 있는 사회 저명인사를 지칭하는 은어)들이 국립호텔(여기서는 교도소를 의미)의 객실을 채우고 있다. 때론 연민의 정까지 느낀다.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뇌물(財)을 미끼인줄 모르고 덥석 물었다가 평생을 쌓아온 명예를 잃고 가정을 파괴시키는 예가 허다하다. 건전한 사회로 이끌어야 할 지도층 인사들이 솔선수범은커녕 비리에 앞장 서는 사회다.
“전쟁터에서 수천 명의 적들과 싸워 이기는 것보다 하나의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으뜸가는 용사다.” 법구경에 나오는 말이다.
주필
2012년 09월 06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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